[박한명 칼럼]가짜뉴스 잡겠다는 방통위의 이상한 인사
[박한명 칼럼]가짜뉴스 잡겠다는 방통위의 이상한 인사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1.02.1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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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의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임명, ‘정윤회 문건’ 재조사가 우선 아닌가

[글=박한명 파이낸스투데이 논설주간]며칠 전 방송통신위원회가 산하 기관인 시청자미디어재단 신임 이사장에 조한규 전 세계일보 사장을 임명했다. 인사는 시청자미디어재단 임원추천위원회가 공모에 지원한 후보자들 중 서류, 면접 심사를 통해 복수 후보를 추천하면 방통위원장이 낙점하는 형태로 이뤄졌다고 한다.

방통위는 시청자미디어재단 신임 이사장을 임명한 뒤 ‘국민과 함께하는 행복한 미디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방통위가 밝힌 입장을 접하니 슬그머니 의문이 솟아오른다. 국민과 함께 행복한 미디어 세상이 되려면 기본적으로 현 정권이 그토록 강조하는 가짜뉴스가 근절되고 정확한 정보가 유통돼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신임 이사장으로 방통위원장이 낙점한 조한규 이사장은 합당한 인사인가? 물론 이번 인사에서도 현 정권의 다른 인사와 마찬가지의 공통점은 보인다. 직간접적으로 문재인 정권 수립에 공을 세운 이들이라는 점이다.

조한규 씨는 알다시피 그 유명한 정윤회 문건(박근혜 정부에서 최서원(최순실)씨의 전 남편 정윤회씨가 비선실세로 청와대의 보좌진을 주기적으로 만나 국정에 개입하며 국정을 농단했다는 문건) 사건에서, 그 보도가 나간 뒤 세계일보 사장직에서 해임당했다며 피해자를 자처하고 탄핵정국에서 종횡무진 활약한 인물이다.

박 전 대통령 청와대가 세계일보에 압력을 넣어 자신이 부당하게 해임당했다는 폭로로 주목을 받았다. 언론은 조 씨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써 여론을 자극했고 급기야 국회는 탄핵사유의 하나로 끼워넣기까지 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탄핵심판에서 조 씨 주장의 증거가 없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회도 정작 청와대 누가 세계일보에 압력을 넣었는지 이름을 대지 못했고 조 씨도 압력을 넣은 사람이 누군지 밝히지 못했다. 조 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배소에서도 법원은 박 전 대통령이 위법을 저지른 증거가 없다고 했다.

방통위, "조 씨, 가짜뉴스 유포 의혹...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 임명 의도는?"

단지 조 씨가 세계일보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법원이 세계일보가 청와대가 세계일보와 통일교 재단에 압박을 가한 사실을 자인했다고 했을 뿐이다. 그것도 법원이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조 전 사장 해임을 요구했다는 증거는 없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윤회 문건'을 '찌라시'로 규정하면서 검찰은 문건 유출에만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했다”고 제멋대로식 추측이나 다름없는 판단을 했을 뿐이었다.

세계일보도 이름을 못 밝히고 조 씨도 못 밝히고 탄핵심판을 청구한 국회도 못 밝힌 외압자라니? 박근혜 대통령 청와대가 거의 다 무너진 상태에서도 압력을 넣은 당사자가 누군지 밝히지도 못한다는 게 상식적인가. 혹시 압력자가 없어서 못 밝힌 건 아닌가? 조한규 씨는 2016년 소위 박근혜 정부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장에 나와 정윤회 문건의 90% 이상은 진실이라고 장담했다. 김기춘 비서실장이 최순실을 모른다고 한 건 100% 위증이라고 주장했다. 현재도 같은 입장인지 궁금하다.

임기 초부터 재수사한다던 소리만 요란하던 문재인 정권에서 정윤회 문건 재조사 소식은 여태 들리지 않고 있다. 이건 정윤회 문건은 단순한 찌라시, 풍문에 불과한 얘기들을 모았다는 기존 수사결과를 뒤집지 못하고 있단 뜻이다.

검찰이 적폐라서? 웃기는 얘기다.

예컨대 김학의 사건처럼 현 정권이 의지를 갖는 과거사들은 어떻게든 재조사가 이뤄지고 하다못해 결과까지 뒤집혀 지고 있지 않나. 다시 말하면 이건 무슨 뜻인가. 기존 검찰 수사를 뒤집을 아무 증거가 없다는 이야기밖에 안 된다. 그렇다면 조한규 씨의 주장은 사실인가 거짓인가. 방통위는 가짜뉴스 유포 의혹이 있는 자라도 괜찮다는 뜻인가.

방통위가 조씨를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에 임명한 의도에 무슨 깊은 뜻이 있는지 필자로선 알 수 없다. 하지만 박근혜 탄핵에 역할을 하고 문재인 정권 수립에 기여한 인물에게 자리를 나눠준 것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

언론계의 조국’ 소리 듣는 한상혁 위원장의 방통위 인사야 필자와 같은 평범한 국민이 아무리 비판해도 소용없겠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가짜뉴스 잡겠다는 방통위의 상징성을 생각했다면 정윤회 문건 재조사도 없이 조 씨를 임명해선 안 되는 것 아니었을까. 조 씨는 정말 ‘국민과 함께하는 행복한 미디어 세상’을 이끌 시청자미디어재단 이사장에 어울리는 인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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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명 파이낸스투데이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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