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용균 어머니 "누군가 미리 나섰더라면 아들이 죽지 않았을 것"
고(故) 김용균 어머니 "누군가 미리 나섰더라면 아들이 죽지 않았을 것"
  • 정성남 기자
    정성남 기자
  • 승인 2021.01.0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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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제정 "반쪽짜리 법안...경영책임자 면책 여지 남겨"

[정성남 기자]중대재해처벌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고(故) 김용균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단식 농성을 끝냈다. 단식 농성을 이어온 지 28일 만이다.

중대재해기업제정운동본부와 산재 유가족들은 8일 국회를 통과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안과 관련해 ‘반쪽짜리 법안’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이날 법안 통과 후 국회 정문 앞에서 단식농성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제정 법안에 일부 긍정적 평가를 하면서도 “형사처벌 수준이 낮고 경영책임자의 면책 여지를 남겼다”고 밝혔다.

이들은 “제정된 법에는 ‘말단 관리자 처벌이 아닌 진짜 경영책임자 처벌’ ‘하한형 형사처벌 도입’ ‘시민재해 포괄·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부상과 직업병도 처벌’ 등 운동본부가 원칙으로 밝혀온 것들이 담겼다”면서도 “법 적용에 차별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지난달 11일부터 단식에 들어갔던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가 8일 저녁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 본회의 통과 뒤 국회 본관 앞 농성장에서 열린 농성단 해단식에서 울고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지난달 11일부터 단식에 들어갔던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가 8일 저녁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 본회의 통과 뒤 국회 본관 앞 농성장에서 열린 농성단 해단식에서 울고 있다.

다른사람들 살리려고 30일 가까이 끼니 굶어...허술한 점 보완 위해 또 다시 뛰겠다

故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어제(8일) 국회에서 열린 단식 농성단 해단식에서 "다른 사람들 살리겠다고 30일 가까이 끼니를 굶어가며 우리를 죽여왔다"며 "법의 허술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또다시 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들 용균이가 목숨을 잃었을 때 누군가 미리 나섰더라면 아들이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다른 사람을 원망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왜 아무도 안 나섰는지, 그동안 그렇게 많이 죽었는데. 그래서 저는 절대로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정말 저 한 몸으로라도 부르짖고 외치고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만들려고 그동안, 2년동안 애를 써왔다"고 말했다. 

김 씨는 언론의 관심과 협조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 "하지만 법이 통과되고 한편으로 우리 유족들은 울었다"고 슬퍼했다.

또, "아무리 이렇게 노력해도 우리 자식들 돌아오지 않는다면서 다른 사람들 살리겠다고 30일 가까이 끼니를 굶어갔는데 같이 해 주신 분들의 힘으로 여기까지 온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국회의원들이 앞장서서 사람 죽는 것을 막아야 하는데 오히려 국회에서 막고 나라에서 막고 있다것이 참 비참한 현실이었다"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아울러 그는 "그렇지만 우리 국민들이 이렇게 똘똘 뭉쳐서 하니깐 만들어졌다. 앞으로도 다시 몸 추스리고 다시 이 법의 허술한 점, 보완하려고 또 다시 뛰겠다"고 덧붙였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통과된 후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운동본부 해단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통과된 후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운동본부 해단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한파보다 더 차가웠던 것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태도

한편 정의당 김종철 대표는 이날 해단식에서 "한파보다 더 차가웠던 것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태도였다"고 비판했다.

김 대표는 "유가족들은 ‘다른 사람들은 내 자식처럼 희생되어선 안된다’며 곡기를 끊고 찬 바닥에 앉았지만 거대양당은 중대재해의 정의를 내리는 데에만 꼬박 하루를 보냈다면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발의된 지 반년이 훌쩍 지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양당에서 나오는 이야기는 기업의 입장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향해 "국민의힘이 바라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사실은 평범한 사람들의 피눈물 위에 올려진 ‘산재공화국’이라는 점을 이번에도 확인시켜줬고 더불어민주당은 ‘개혁유예’정당이었다면서 전체 중대재해사고의 30%가 벌어지는 5인 미만 사업장을 빼고, 죽음으로 내모는 ‘일터 괴롭힘’은 희생자의 몫으로 내버려두었고, 서른여덟명이 목숨을 잃은 이천 물류창고 참사도 공기단축을 강요한 발주처의 책임은 묻지 말자는 것이 민주당의 최종입장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논의가 시작될 무렵부터 국회를 드나들던 재계의 핵심 민원창구가 바로 민주당이었습니다. 노동자, 사회적 약자의 삶을 검찰개혁만큼 소중히 여기는 민주당이 되기를 바란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를 끝내 저버린 중기부와 박영선 장관에게 끝끝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덧붙였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와 고 김용균 어머니 김미숙씨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단식농성 해단식에서 포옹하고 있다.
강은미 정의당 원내대표와 고 김용균 어머니 김미숙씨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단식농성 해단식에서 포옹하고 있다.

만감이 교차...우리 정치의 한계 확인했다

강은미 원내대표도 이날 중대재해에 관한 처벌법이 통과된 것과 관련하여 만감이 교차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강 원내대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만큼 지금 우리 국회, 우리 정치의 한계도 확인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늘 여러분 곁에서 끝까지 함께하는 그런 일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그는 "5인 미만 사업장 제외 등을 비롯한 열악한 현장의 노동자들이 더 이상 다치거나 죽지 않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이 법 다음의 과제를 노정해야 하는데 해야 할 일이 여전히 너무나 많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제 그 작은 발걸음을 떼었다면서 더 이상 우리 사회가 노동자의 부주의를 탓하고, 시키지도 않은 일을 했다며 채근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최대한을 동원해 안전 예방 조치를 다 해가는 사회를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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