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 ‘벌거숭이 임금님’ 동화의 교훈
[박한명 칼럼] ‘벌거숭이 임금님’ 동화의 교훈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0.08.1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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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상식적 국정운영을 회복해야 한다

[박한명 파이낸스투데이논설주간]온갖 실정에도 50% 언저리에서 꿈쩍 않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40% 선 마저 붕괴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가 데일리안 의뢰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8월 2주 차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38.7%였다.

이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이 40% 아래로 떨어진 것은 취임 후 처음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사건’이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서울 지지율이 전국 최저인 20% 아래로 추락했다는 것, 또 문 대통령 핵심 지지층인 40대에서마저 긍정평가(43.2%)보다 부정평가(50.3%)가 더 높은 데드크로스 현상이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대통령 지지율이 40% 이하로 떨어졌다는 사실보다 더 위험한 건 정권을 떠받친 핵심 지역과 지지층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기둥이 흔들리기 시작하는 집이 마주할 운명이란 예상하기 어렵지 않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문 대통령은 이제라도 상식을 회복해 국정운영을 해야 한다.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인 부동산 정책만 해도 그렇다. “수도권 내 2채 이상 집을 보유한 청와대 고위공직자들은 1채를 제외하고 6개월 안에 처분하라”며 호령했던 노영민 비서실장이 스스로 벌인 반포 아파트와 청주 아파트를 오락가락했던 매매 해프닝,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전 청와대의 모든 규제와 위선을 벗어던지고 제 투기를 위해 떠납니다. 여러분도 성투하세요”란 조롱을 시중에 유행시키고 떠난 강남 다주택 보유자 김조원 전 민정수석이 사표 수리도 되기 전에 단톡방부터 나갔다는 깨알뉴스는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한 불신의 정점을 찍었다.

오죽하면 조기숙 교수가 “대통령과 국토교통부 장관이 (집을) 팔라고 해도 팔지 않는 (고위공직자의) 강심장에 놀랐다”고 비판했겠는가. 대통령이 집값 잡겠다고 내놓은 정책을 참모들이 무시하고 떠났는데 국민이 믿을 리 없다. 

대통령을 비웃는 국민은 ‘위험 신호’

다주택자는 무조건 때려잡아 집값 잡겠다는 무지막지한 정책은 장기적으로 집 없는 서민의 고통을 더 크게 한다는 원론적인 지적이야 새삼 필자까지 더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심각한 건 그런 몰상식한 정책이 바짝 마른 여론에 불을 붙여 걷잡을 수 없는 산불로 번지는데도 대통령은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는 엉뚱한 말로 국민 염장을 질렀다는 사실이다. 자고 나면 몇억씩 올랐다는 집값 소식에 안 그래도 민심은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다.

그런데 어디 부동산 정책만 그런가.

전국에서 역대급 물난리에 국민 수십 명이 목숨을 잃고 수천 명이 이재민이 발생하는 난장판이 벌어졌는데도,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보의 영향을 재조사하라는 지시부터 내렸다. 홍수피해 대책을 우선하기보다 전 정권 때리기부터 시작하는 건 의도가 뻔히 보이는 정략이다.

부동산 정책으로 민심이 이탈하니 우리 편들을 다시 불러모아 위기를 넘겨보겠다는 것 아니겠나. 이건 대통령이 결국 정책 능력이 아니라 고작해야 “우리 이니 하고 싶은 거 다해”라는 극렬 지지 세력, 나쁘게 말하면 홍위병에 기대겠다는 고백이나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은 “불리한 소리엔 귀를 닫고 달콤한 보고에만 눈을 연다”는 야당의 비판을 흘려들어선 곤란하다. 민심을 취사 선택해 골라 듣고 정책을 펴는 선택적 국정운영은 정상이 아니다. 40%대 마저 무너진 대통령의 지지율은 그런 비정상이 쌓이고 쌓여 나온 결과다.

‘벌거숭이 임금님’이란 동화가 있다.

‘집값은 안정되고, 경제는 선방 중’이란 대통령의 엉뚱한 현실 인식은 대통령이 간신배들에 둘러싸여 보이지 않는 옷을 입고 있다는 방증으로 여겨야 한다.

벌거숭이 임금님이 ‘투명옷’을 입고 자랑스레 길거리를 행진할 때 사람들은 처음엔 임금님을 칭송했다. 그러다 한 아이가 “임금님은 벌거숭이”라고 소리치자 사람들은 진실을 말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지지율이란 수치를 갖고 얘기하는 게 아니다.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의 약속을 믿고 따랐던 국민은 이제 의심하고 조롱하기 시작했다. 아이가 진실을 말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지금 자신이 어떤 옷을 입고 있는지 살펴서 간신배는 내치고 상식을 회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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