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붉은 악몽' 한여름 불청객 적조…제발 무사히 지나가길
'검붉은 악몽' 한여름 불청객 적조…제발 무사히 지나가길
  • 김태호
    김태호
  • 승인 2020.07.22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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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 어민들, 장마 끝난 후 적조 발생 우려에 걱정 태산

7월 말에 접어들어 장마가 끝날 기미가 보이면서 전국 양식 어민들은 긴장감이 높아져 간다.

여름 바다를 검붉게 물들이며 양식 물고기를 떼죽음에 이르게 하는 '불청객' 유해성 적조가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기 때문이다.

경남은 통영시·거제시, 남해군 등 연안 시·군을 중심으로 전국 최대 해상 가두리 양식장 밀집 지역이다.

황토를 뿌리는 것 외에 뾰족한 방비책이 없는 적조는 어민들에게 자연재해 중에서 가장 무섭다.

적조 띠가 양식장을 잠깐 스치고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어업을 완전히 망친다.

적조생물이 생산하는 점액질이 아가미에 들러붙어 도망칠 곳이 없는 양식 어류를 질식사하게 만든다.

봄에 파종해 가을에 수확하는 농사와 달리 양식업은 조피볼락, 참돔 등 어린 고기를 입식해 다 자란 고기로 출하할 때까지 2∼3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

적조가 발생해 출하를 앞둔 큰 고기, 어린 고기 할 거 없이 죽어버리면 그해 어업은 물론, 이듬해까지 소득을 기대할 수 없다.'

경남에서 적조 피해가 가장 컸든 해는 1995년이다.

통상 유해성 적조는 장마가 끝난 7월 말부터 8월 초 사이에 발생한다.

그러나 당시 적조는 여름이 아니라 가을 초입에 발생했다.

9월 3일 경남 연안에 첫 적조가 발생해 10월 22일 소멸할 때까지 49일간 양식어류 1천297만마리가 죽어 308억원이 넘는 재산피해가 났다.

이후 거의 매년 적조가 발생해 어민들에게 크고 작은 피해를 안겼다.

2013년에는 2천506만 마리가 죽어 216억원 피해를 냈다.

이윤수 경남어류양식협회 회장은 "2013년 적조가 양식장이 빼곡한 통영 산양읍 바다를 휩쓸면서 양식장이 초토화됐다"며 "다시는 떠올리기 싫은 악몽이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양식어류 212만마리가 적조로 폐사해 36억원 피해를 봤다.

경남도에 따르면 1995년 이후 경남에 적조가 없었던 해는 단 5년에 불과하다.

2009∼2011년, 2016∼2017년에 적조가 발생하지 않았다.

임월애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 연구관은 "바람, 기상, 조류 등 다양한 환경이 적조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며 "대략적인 적조 예보는 가능하지만, 적조가 언제, 어디에서 발생할 것인지 미리 알아채기는 어려워 대비를 단단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윤수 회장은 "적조가 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지만, 적조 발생에 앞서 미리 고기를 출하하고 밀식(密植)을 최소화하는 등 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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