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검언유착’ 정치공작에 무너지는 대한민국
[박한명 칼럼]‘검언유착’ 정치공작에 무너지는 대한민국
  • 박한명 논설주간
    박한명 논설주간
  • 승인 2020.07.02 23:2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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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담한 언론현실, 참담한 민주주의

[파이낸스투데이 박한명 논설주간] 소위 검언유착 의혹 사건 당사자인 채널A 이동재 기자가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했다. 이 기자는 인터뷰를 통해 특종 욕심에 자신이 ‘신라젠 여야 로비 자료’라는 미끼에 낚여 사기전과범 제보자 지 모씨 정체를 미처 파악하지 못한 점, 지 씨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한동훈 검사장에 집착한다는 사실을 알고 가짜 녹취를 만들어 무리한 취재를 시도했던 점을 시인했다.

이 기자는 또 이 사기극 뒤에 MBC라는 거대 언론사와 권력이 자신을 먹잇감처럼 노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점을 고백했다. 이 기자의 증언과 최근 벌어지는 웃지 못 할 진풍경을 보면서 산발적으로 떨어지는 ‘정황’과 ‘팩트’의 모음조각들을 붙여보면서 이 거대한 사기극이 두 가지 목적을 갖고 있다는 필자의 의심은 거의 확신으로 굳어졌다. 이 기자는 “이번 사건은 정치권력과 ‘사기꾼’, 이에 부화뇌동한 언론(MBC)의 합작품으로 ‘업그레이드된 김대업 사건’”이라고 정의했다.

이전 글에서 썼듯 검언유착 의혹 사건에는 두 가지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다. 물론 그 분석과 판단은 순전히 필자의 합리적 추론에 근거한다.

하나는 문재인 대통령이 신의한수라고 생각했던 윤 총장이 알고 보니 치명적인 한수였다는 사실을 알고 버티는 윤 총장을 제거하기 위한 프레임이다.

조국 일가의 비리혐의와 사모펀드부터 시작해 권력층과의 연계 의혹 연기가 모락모락 나는 신라젠, 라임, 옵티머스 등 중산층과 서민 등골을 빼먹은 대형 금융 사기사건이 계속 터지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권력형 금융 사기사건이 계속 터지고 있다면 권력이 컨트롤하기 힘든 윤 총장이 자리에 버티고 있는 것은 부담이 될 것이다.

채널A 이동재 기자가 끌어들인 한동훈 검사장을 문재인 정권 세력이 계속 물고 늘어지는 이유가 그것이다.

한 검사장 입장에선 마른하늘에 날벼락일 것이다. 기왕 말이 나왔으니 하는 얘기지만 한 검사장이 문재인 정권을 위한 적폐수사에 얼마나 열심히 뛰었나. 한 검사장 심정을 추측해보자면 자신이 토사구팽 당했다고 여기지 않을까. 

다른 하나는 채널A의 취재윤리위반 건이다. 이 프레임은 친문 언론단체 민언련이 손을 걷어 부치고 친문 방송 MBC가 돕는 모양으로 비친다.

이 문제도 이전 글에서 이미 언급했다. “모든 권력은 문재인으로부터 나온다”는 유행어가 돌 정도로 국회 사법부 행정부 등 대한민국 권력을 모두 장악한 여권이 마음만 먹으면 미운털 박힌 종편쯤이야 얼마든지 날려버릴 수 있다는 점이다. 필요한 것은 명분이다. 민언련이 앞장서고 추미애 법무장관 영이 먹히는 중앙지검과 방통위가 거들고 MBC가 추임새를 춘다.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데 사기전과범 제보자나 MBC에 대해선 사실상 수사를 하지 않고 반대쪽만 먼지 털 듯 하는 지금의 반쪽짜리 검찰수사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 추측컨대 이대로 간다면 채널A는 정말로 문을 닫을지도 모른다. 동아일보나 채널A가 권력형 사건 보도를 제대로 하지 못하며 바짝 졸고 있는 모습이 반증 아닌가. 

‘검언유착’ 정치공작, 언론현실의 반영

필자의 관심은 이 사기극의 두 번째 프레임에 있다.

권력 앞에 고개를 숙인 채널A가 이동재 기자는 물론이거니와 취재 지휘라인에 있다는 배혜림 법조팀장, 홍성규 사회부장 등을 징계하고 한국기자협회가 이들에 ‘재가입 무기한 제한’ 조치를 했다는 사실이다.

배 기자는 한국기자협회의 이런 조치에 반발해 “채널A와 MBC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안과 관련 한국기자협회가 회원사인 채널A 기자들에게 소위 소명서를 요구한 것은 결사체의 성격을 스스로 부정한 몰상식한 행위라고 규정하고 즉시 기자협회를 탈퇴한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한다. 이걸 두고 언론노조 기관지격 매체가 “뻔뻔하기 그지없는 채널A 구성원들”이라고 맹렬한 비난을 실은 사설까지 썼다. 검언유착 사건의 요체는 채널A 기자들의 취재윤리위반이라는 것이다. 

언론의 역할이 권력 감시와 견제라는 사실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성경 말씀과 같은 것이다.

그렇다면 아무리 양보해도 이 기자의 취재윤리위반은 부수적 사안일 뿐 본질이 될 수 없다는 얘기다. 이 기자는 시가총액 10조원이 넘고 수많은 투자자들에 절망을 안긴 권력 실세 연루의혹이 있는 신라젠 사태 정관계 로비 명단을 취재하려다 사기꾼에 엮여 조금 무리했을 뿐이다. 이 취재가 좌절되면서 손해를 본 쪽은 누구인가. 투자자들 즉 국민이다. 국민의 알권리가 좌절됐다. 한국기자협회가 분노해야 하는 것은 이 부분 아닌가. 그런데도 한쪽의 거대한 진실엔 눈을 감고 다른 작은 문제에만 쌍심지를 켜고 있다. 심지어 회원사로 소속된 기자에게조차 공정하지 못하다.

채널A는 자기 기자들을 보호하지 못했다. 보복이 두려워 기자들을 거의 내팽개치다시피 했다. 토사구팽이나 다름없다. 회사는 살지 몰라도 명성은 무너졌다.

정치권력 힘에 의해 억지와 궤변이 상식과 합리를 짓뭉개고 대한민국 언론을,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현실이 참담할 뿐이다.

칼럼니스트 소개 

박 한명 파이낸스투데이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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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5 2020-07-05 20:28:09
언론노조의 장악
노언유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