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키코 배상 거부하는 은행에 끌려다녀
금감원, 키코 배상 거부하는 은행에 끌려다녀
  • Seo Hae
    Seo Hae
  • 승인 2020.01.06 08: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피해끼친 은행들, 키코(KIKO) 사태의 분쟁조정안에 불성실한 태도

   금융감독원이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사태의 분쟁조정안 수락 여부를 결정할 시간을 판매 은행과 피해 기업에 더 주기로 해 파장이 일고 있다. 

    금감원은 오는 8일로 정한 시한까지 현실적으로 조정이 마무리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은행에 분쟁조정안에 대한 수락 판단 여부 시한을 미뤄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가 마련한 키코 분쟁조정 결정서를 받은 은행 6곳 가운데 현재까지 수용 여부 관련 의사를 금감원에 전달한 은행은 한 곳도 없다.

    앞서 금감원 분쟁조정위는 지난해 12월 12일 키코 상품을 판매한 은행 6곳의 불완전판매에 따른 배상책임이 인정된다며 기업 4곳에 손실액의 15∼41%를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조정결정서는 지난달 20일 양측에 통보됐다.

    양측이 조정안 접수 후 20일 이내에 조정안을 수락하면 조정이 성립된다.

    이달 8일까지 수용, 불수용, 연장 신청 등의 의사를 밝혀야 하는데 은행들이 연장 신청 의견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금감원은 은행들의 연장 요청이 들어오면 수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연말 연초 바쁜 시기를 보내느라 은행들이 키코 사안을 검토할 시간이 부족했을 수 있다"며 "내부 검토를 할 시간을 더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 기업별 키코 피해 손실·배상액

  4개 기업은 환위험 헤지 목적으로 키코를 샀다가 2008년 금융위기 때 환율이 급변동해 피해를 봤다. 이후 소송이나 분쟁조정을 거치지 않았고, 이번 분쟁조정 끝에 손해액의 일부를 돌려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릴 줄 알았다. 

  그러나 은행들이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고 미적거리면서 배상이 불투명하다. 은행들은 아직 내부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나 배상에 미온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민법상 손해액 청구권 소멸시효인 10년이 이미 지난 상태에서 배상하면 주주 이익을 해치는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대규모 원금손실을 부른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의 피해 보상에 적극적으로 나서 키코 배상에도 상대적으로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이들 두 은행 역시 배임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DLF 배상과는 다른 관점에서 키코 문제에 접근할 것이라는 시각도 물론 있다.
    은행들은 키코 분쟁조정 안건을 이사회에 올려 수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키코 사태의 배상을 받을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는 점에서 조정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현재 금감원에 수용 의사를 밝힌 기업은 1곳이다.

    다만 키코 사태로 부도를 거쳐 대주주가 은행들이 출자한 연합자산관리(유암코)로 바뀐 기업의 경우 배상금이 결국 은행 주머니로 들어갈 수 있다며 반발하는 점은 변수다.

    배상금이 유암코의 지분투자 회수 등에 우선 쓰일 수 있다는 우려 속에 키코공동대책위원회는 배상금을 법인 운영에만 쓰고 은행들이 가진 개인 보증채권을 소각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