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영 기자]아파트 4층 높이에 달하는 대형 고래의 부검이 국내에서 처음 이뤄졌다.
고래 뱃속에서 낚싯줄과 그물이 나왔는데, 정확한 사인은 추가 조사를 거쳐 가려지게 된다.
제주에서 국내 처음으로 몸길이 10m 이상 대형고래 부검이 이뤄져 눈길을 끌고 있다.
제주대와 서울대, 한양대 연구진 등 고래 전문가 30여명이 3일 오전 7시30분 제주시 한림항에 모여 참고래 부검을 시작했다.
해당 참고래 사체는 지난해 12월22일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 북서쪽 약 40km 해상에서 발견됐다. 몸길이 약 12.6m, 둘레 약 5.8m, 무게 약 12t 크기에 달한다.
발견 당시 이미 사체 부패가 진행돼 정확한 종 확인이 어려워 밍크고래인지 참고래인지 의견이 분분했다.
결국 지난해 12월22일 DNA 검사를 통해 해당 고래의 정체를 밝혀냈다. 보호종인 참고래였다.
이에 해경은 최초발견자에게 고래유통증명서를 발급하는 대신 사체를 제주시에 인계했다. 제주시는 고래 사체를 제주도 민속자연사박물관에 기증해 교육·연구용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참고래는 최대 27m까지 자라는 종이다. 그러나 이번에 발견된 참고래는 12.6m에 불과하다. 참고래는 태어나자마자 몸길이가 12m에 이르기 때문에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된 참고래가 태어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고래로 파악하고 있다.
또 죽은 참고래가 참고래 특성상 여름철 극지방에서 먹이활동을 하다 겨울철 번식을 위해 6~7마리가 무리를 지어 적도부근으로 이동하던 중 무리에서 이탈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참고래 사체는 2014년 마지막으로 발견된 이후 처음으로 발견된 개체다.
참고래는 2007년 해양생태계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이 제정되며 보호종으로 지정되기 전까지 시장에서 유통돼 연구 실적이 전혀 없는 상태였다.
참고래 사체 연구진은 이번 부검을 통해 사체에서 장기를 분류하고 기생충과 질병, 잔류유기물오염물질(POPS), 해양쓰레기, 먹이 분석 등 5개 분야별 연구 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 부검 과정에서 때어낸 살점과 지방 등은 폐기물 업체를 통해 뭍으로 보내 처리하고, 뼈는 박물관에 보존할 계획이다.
국내에서 참고래가 죽은 원인을 밝힌 적이 없어 이번 부검에서 참고래의 사인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외국에서 발견된 참고래 사체의 경우 기생충과 홍염, 원충성 질병 등으로 죽거나 고래가 배에 부딪치거나 그물에 걸려 숨을 쉬지 못해 죽은 사례가 연구된 바 있다.
이영란 세계자연기금 해양보전팀장은 “대형고래 사체가 발견된 적은 있지만, 보호종으로 지정되기 전으로 모두 유통돼 연구에 활용하는 참고래 사체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대형고래 연구가 처음으로 진행되는 만큼 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팀장은 소화기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낚싯줄이 나왔는데 위장을 막을 만큼 폐사를 일으킬 만한 양이라고 보이지 않는다면서 해양 쓰레기가 직접적인 사인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ㄷ.
부패가 심해 정확한 장기 확인은 어렵지만, 질병이나 미세플라스틱 감염 등을 추가 조사해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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