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들빼기
노란 꽃잎이 고와
길을 멈추게 하는 꽃
겨울을 견딘 뿌리는
봄 햇살에 새순을 내고
제법 자란
뿌리와 잎사귀를 캐내어
나물을 무친다
어릴때 싫어했던
씹히는 첫 맛은 쓰고
씹으면 씹을수록
풋나물 맛이 나는 고들빼기
어른이 돼서는
입맛을 돋게 하고
먹으면 먹을수록
자꾸 입맛 당기는 약재 같은 나물
그 나물에 고운 꽃 필 줄은 몰랐다
길 가다 멈추게 하는 꽃
달래 냉이 씀바귀 노래 부르던
고들빼기 바람에 한들한들
사람 발걸음 붙잡는 노란 꽃
한참을 들여다 봐도
참 이쁘고 기분이 좋다
두 개의 이름
고들빼기 씀바귀
쓰디쓴 나물에도
결국
아름다운 꽃이 핀다
**
어린시절 싫어했던 반찬중에 하나가 고들빼기 나물이었습니다. 어머니이 정성스레 무친 고들빼기 나물은 정말 먹음직스러웠습니다. 특히나 아버지가 정말 좋아하시는 반찬이었습니다. 어느날 고들빼기 나물 무침이 밥상에 올라 왔을 때 맨 먼저 그것에 젖가락질을 하는 아버지의 손은 빨랐고 얼굴은 흡족함을 드러내셨습니다. 맛이 어떠냐는 나의 말에 아버지는 맛나다는 대답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한 입을 먹고 쓰디쓴 그 맛에 그 후로 입에 닿지 않았습니다. 세월이 흘러 좀 자란 어른이 되어 갈 때 마침 시골에 먹음직한 나물이 있어 한입 먹었더니 쌉쌀하고 쓴 게 입맛을 돋구었습니다. 어머니께 물으니 고들빼기라는 것이었습니다. 어린시절이 오버랩 되면서 새삼 묘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때 부터 고들빼기는 밥상에서 내 차지가 되었습니다. 그런 추억의 그들빼기가 길가던 내 발걸음을 멈추며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는 것을 알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아무리 쓴 나물일지라도 꽃이 핀다는 사실이 마치 우리의 인생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뿌리가 쓰고 처음엔 외면을 당해도 결국은 삶의 과정속에 입맛을 돋구듯 누군가의 삶에도 쓴 인내의 시간을 견뎌내면 결국 아름다운 꽃이 핀다는 것을 알게 되는 아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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