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부모님의 교육
[단상] 부모님의 교육
  • 작가 황상열
  • 승인 2019.06.18 06: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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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적의 어머니로 알려진 여성학자 박혜란은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자녀들을 수재로 공부시켰다. 그녀는 자녀 교육에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다. 원하는 대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자유를 허용해주었다. 단 한 번도 아이들에게 공부하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 다만 마흔이 되었을 때 스스로 못 다한 공부를 하기위해 식탁에서 공부를 하자, 아이들이 알아서 책을 들고 모여 옆에서 공부를 한 것이 비결이라고 밝혔다. 결국 자녀가 모두 서울대에 진학했다. 잔소리보다 모범을 보여주는 전략이 필요하다.”

자랑은 아니지만 초등학교 시절 나는 혼자 스스로 공부하는 것을 좋아했다. 교과서와 전과를 펴놓고 아침 일찍 일어나 예습하고 학교 수업을 들은 후 저녁에 복습하는 생활을 몇 년을 반복했다. 그 모습을 본 부모님은 공부하지 말라고 해도 알아서 하는 아들이 대견스러워했다. 그러나 더 잘되야 한다는 아버지의 욕심 때문에 6학년 2학기가 시작되던 날 인근 서울 학교로 원치 않는 전학을 가야했다.

그래도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은 남아있어 아버지의 기대와 잔소리에도 굴하지 않고 중학교 시절까진 어떻게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했다. 그러나 고등학교에 진학 후 아버지의 명문대 욕심에 그는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자꾸 볼때마다 나를 다그쳤다. 내신 성적은 좋지만 수능시험에 약했던 나는 그런 잔소리가 듣기 싫어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다. 모의고사 성적은 계속 떨어지고 공부하라는 아버지의 잔소리가 너무 스트레스였던 나는 급기야 다니고 있던 학원을 두달간 가지 않았다.

땡땡이를 친 것이다. 학원 인근 오락실에 가서 아무 생각없이 게임만 즐겼다. 내신 중간고사나 기말고사가 있을 때는 시험 전날 벼락치기로 본 적도 많다. 평상시에 공부를 좋아했던 내가 과도한 기대와 잔소리에 너무 하기가 싫어진 것이다. 결국 나는 본 수능시험을 망치게 되었다. 아버지도 집에 오시면 신문이나 텔레비전만 보셨지 나름대로 책을 보거나 공부를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위에 언급한 박혜란 여성작가님은 아들이 셋이 있는데, 그 중 둘째아들이 가수 <패닉>의 보컬 이적이다. 그는 어머니가 스스로 공부를 하자 그것을 본 아이들이 와서 같이 공부했고,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몰랐던 어머니 스스로가 먼저 실행을 하고, 아이들에게도 강요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성희 대표님의 <부모가 자라야 아이가 자란다>에도 강조하듯이 부모가 먼저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추고 감정 상태를 확인 후 소통을 시작한다. 요새 학교는 잘 다니고 있는지? 예전의 나처럼 왕따를 당하는 건지 아닌지.. 등등을 물어보면서.

나도 아빠가 되어보니 아이들의 학군과 교육이 걱정되었다. 첫째 딸은 기독교 대안학교, 둘째 아들은 기독교 유치원을 다니고 있다. 속으로 걱정하지만 먼저 공부하라는 잔소리보단 스스로 내가 먼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모습을 보여주는 낫다고 생각했다. 매일 일정 시간(자기 직전 또는 새벽 기상시)에 글을 쓰고 책을 본다.

나는 내 아이들에게 공부하지 말라고 소리친 적은 없다. 앞으로도 스스로 모범을 보이다 보면 아이들도 공부에 좀 취미를 가지지 않을까? 너무 돈이 비싸다고 참견하지 말고 자기 아이들을 방해만 하지 말자. 입시공부 보다도 중요한건 인성이고, 내일부터라도 박혜란 선생님의 교육방식을 적용하여 아이들과 잘 소통하고 사랑하는 나날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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