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덕의 등산재구성] 1970년 해인사 입구 상가 풍경은....이렇습니다.
[김진덕의 등산재구성] 1970년 해인사 입구 상가 풍경은....이렇습니다.
  • 김진덕
    김진덕
  • 승인 2019.03.0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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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부터 한국을 자그마치 80여 차례를 찾아 그 변화상을 사진으로 기록해 온 후지모토 다쿠미라는 사진작가가 있습니다. 그의 사진집  '내 마음속의 한국'에서 1970년 해인사 동구(洞口)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1970년 명승지 입구를 내밀히 볼 수 있는, 보기 드문 사진이 아닐 수 없겠습니다...

2016년 눈빛 출판사에서 펴낸 후지모토 다쿠미 사진집 '내 마음속의 한국인'. 표지사진만 보아도 이 책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지 짐작 가능합니다. 1970년대의 '향수'를 기대하는 이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거라 봅니다.

책에는 전국의 유명한 명승지도 많이 담았지만, 한국인이 좋아하는 그런 전형적인 앵글은 없습니다. 그런 곳에서도 별스럽지도 않은 순간을 포착했을 뿐입니다. 만약 그가 사진계의 대가라고 평가받는다면, 그런 면에서 보자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400여장의 사진에서 '관광'과 '등산'에 관한 팩트에 관한 사진으로는 딱(!) 한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건 해인사 입구의 주차장 풍경입니다. 다른 어디에서도, 그 누구의 사진에서도 그 공간을 발견하기 쉽지 않다는 걸 보면, 딸랑 한장이라서 아쉽다기보다는 오히려 정말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입니다.

 1970년이면 해인사는 전국 최고의 명승지였습니다. 그런데도 포장되기는 커녕 제대로 정비되지 못한 신작로길 수준입니다. 대구에서 해인사를 경유하여 진주행 직행버스가 화면 한 가운데에 있습니다. 그 뒤에는 분명 홍유동 계곡으로 이어지는 가야산 줄기이겠죠.

우측으로는 국제여관과 진주여관이 있습니다. 그 사이에는 고무신과 필름 그리고 술 등을 파는 '일월백화점'도 있고요. 검색을 해 보았더니,

[시즌특집] 봄꽃산행 (1) 가야산 르포 

2005.01.07. 

 치인리 해인사 관광단지에는 숙박업소와 식당이 여럿 있다(지역번호 055). 88장여관 ***-****, 국제여관 ***-****, 산장별장여관 ***-****, 진주장여관 ***-****, 향원장여관 932...

이곳을 치인리 해인사 관광단지라 칭하는 걸 알 수 있고, 상호인 국제여관과 진주여관이 최근에도 확인 가능합니다. 만약 위치와 주인이 같다고 한다면 대단한 역사를 가진 노포(老鋪)라고 하겠습니다.

버스 좌측으로는 기념품상이 있습니다.

좌측 하단은 소형 돌절구로 보이고요. 돌절구는 지금도 그래서 많이 남아 있습니다. 수건도 확인 가능합니다. 당시 한국인들은 산정상보다는 계곡에서 물놀이 하는 것을 더 즐겨했기때문에 수건은 어디서건 팔았던 인기많은 등산기념품이었습니다.

기념품 가게 안에는 페넌트, 뱃지, 나무 안마기, 담배재떨이, 연필 공책 등 지금의 백화점을 방불하게 하는 다양한 제품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을 겁니다. 사진이 찍힐 때 있던 기념품 몇가지는 인연따라 지금 이곳 등산 박물관에 분명히 들어와 있을테고요.

서부경남 문단의 거장인 설창수 선생은 1944년 결혼을 한 그는 25년 뒤인 1969년 은혼식으로 1박2일 해인사를 찾습니다.

그의 아내는 촉석루 근처에서 기념품상을 했는데요. 이 글에서 '단골 기념품 도매상에 나가서 물품들을 주문하고,  나는 우체국에서 서울 유학 남매에게 그림 엽서 한 뭉치를 등기로 부쳤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그림엽서, 사진엽서 뒤에 글을 적어 편지를 띄운 기억이 있으신지요?

그때 설창수가 걸었던 해인사 앞 동구길은 바로 위와 똑 같았습니다.

설창수의 글을 더 읽으시려면   ---> 여기를 

 

역시 1970년 해인사라고 적혀 있는 사진 한장입니다. 빨래 양도 적은데다, 반팔티가 같은 걸 보면,  홍류동 여관앞 계곡에서 빨래를 하는 단체여행객으로 보입니다. 

1970년 대구에서 버스를 갈아타고 들어간 그들은 이제 돌이켜보면 눈부시게 젊었을 겁니다. 깊고 깊은 홍류동 맑은 계곡물에서 일어나는 청신한 물바람을 맞으며 빨래를 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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