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덕의 등산재구성] (17) 어제 헌책방에서 산 이러저러한 산서들입니다...
[김진덕의 등산재구성] (17) 어제 헌책방에서 산 이러저러한 산서들입니다...
  • 김진덕
    김진덕
  • 승인 2019.02.01 21: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제 신촌에 나갈 일이 있어 오랫만에 헌책방 순례를 했다.

구입한 산서 중 주목할만한 것들을 소개해 본다.

'에베레스트의 서사시'(The Epics of Everest)는 레오나드 비벌리가 1954년 초판을 썼다. 1953년 힐러리와 텐징 노르게이의 초등에 이르기까지 에베레스트 도전사를 담았다.

좌측은 어제 구입한 것으로 1966년 재발행본이고 우측은 1954년 초판 양장본의 표지이다. 1954년 당시에는 고산등반과 에베레스트를 어떻게 보았을지를 알려주는 자료가 되겠다.

"Left for Dead"( 죽은 줄 알았는데) ( 벡 웨더스)

1996년 에베레스트 참사를 그린 존 크라카우어의 '희박한 공기 속으로'를 읽은 이들 많을 것이다. 일본인 여자 남바 야스코와 벡 웨더스는 3캠프 위에서 눈밭에서 쓰러진다. 죽은 줄 알았는데 벡 웨더스는 다음날 깨어나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여 3캠프로 내려온다.

제이크 질렐할 샘 워싱턴 등 유명 배우가 출연한 영화 '에베레스트'에서도 그 장면이 나오는데, 당사자인 벡 웨더스가 2000년 쓴 자전적 등반기로, 당시 등반가들 중 몇명도 자기만의 '입장'에서 보고 듣고 체험한 바를 책으로 냈다. 

책의 원 출처는 미군부대 캠프 워커(Camp Walker)로, 군대라는 성격상 도전과 극복을 주제로 하는 산서를 많이 소장하고 또 이렇게 방출을 한다.

"Doctor on Everest" 그리고 아나톨리 부크레브의 'The Climb"는 예전에 구입했다.  존 크라카우어의 원본과 함께 총 4권을 소장하게 된 셈이다.

존 크라카우어의 책은 전세계에서 공전의 히트를 쳤다.  하지만 많은 부분이 사실과 배치되거나 지극히 자기 위주로 기술한 바가 많다고 비판받았다. 특히 아나톨리 부크레브에 대해서는 비난조에 가까워 악인으로 묘사했다.

그러나 아나톨리는 그해 미국 산악회에서 '올해의 산악인상'을 수상할 정도로 헌신적으로 구조활동을 펼쳤다. 아나톨리는  '판매금지'가처분을 신청하지 않고, 이 책으로 자기가 생각하는 진실을 밝혔다. 존 크라카우어 역시 자기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법이 횡행하는 미국이라 알고 있는데 다소 놀랍다.

몇년 전 한국에서도 논란이 되는 산서가 있었다.  안타깝게도 법에 호소해서 판매금지 처분과 명예훼손죄 등등 세속적으로 해결하려 들더라. 

"세계의 명봉"은 1972년 일본의 유명 등산잡지였던 '악인(岳人)' 편집부에서 펴냈다. 자그마치 17명의 사진작가가 동참한 작품집이다. 1

977년 에베레스트 등반을 시도한 한국대이건만 자료가 거의 없었고, 일본어에 능통한 김영도 대장이 일본서를 번역하여 자료료 했다고 했던 것과 비교된다.

'장성'(1980년 초판, 1988년 재판).

중국의 만리장성 자료는 구입할 필요가 없지만, 이 책은 1980년대의 것이라 구입했다. 지금처럼 중국몽(中國夢) 시대의 화려한 만리장성과 비교되는 소박했던 모습을 볼 수 있어 샀다.

'산의 여흔' 조진수 사진집으로 실수인지 발행연대는 표기되어 있지 않다. 여흔(餘痕)이라는 말은 남은 흔적이라는 뜻일텐데 처음 보는 단어이고,  아마 이 사진집에 대해서는 아는 이들 별로 없을 걸로 본다.

저자가 등반가가 아니기 때문에 '산세의 아름다움'에 포인트를 맞춘 사진집으로, 특이하게도 히말라야 중 쿰부 히말라야 지역의 몇몇 포인트에서 집중해서찍은 파노라마 사진이라는 것이다.

사진집의 말미에 이렇게 동참한 세르파들의 모습을 함께 찍은 게 감동적이었다. 이렇게 그들을 예우하는 고산 등반가들이 있는가 싶다.

1년전에도  헌책방 책장에 꼽혀 있었는데 그때는 커버가 있었다. 이 참에 구입해 버렸다.

"동성 80년사(1987년)"는 존경하는 한국 등산계의 큰어른인 손경석 선생님이 나온 학교이다. 그분을 기리며 구입했는데, 하필 펼친 곳에 그분의 글이 등장한다. 이걸 무어라 설명해야 할까.

1945년 12월 10일 동성학교의 교지인 '성우(星友)'가 창간되는데,  편집 책임자는 4학년 계몽부장겸 문화부장인 손경석이라고 하고 있다. 

지금 보이는 창간사가 바로 손경석 선생님의 글이라고 하고 있다. 2호에도 세편의 글 제목이 보이는 걸 보면, 계속해서 글을 많이 기고한 걸로 보인다.

1947년 서울대학교에 입학한 다음 문리대 산악회를 만들었고, 평생 1200여의 등산 관련 글을 각종 매체에 기고했다. 대단한 것은 그 모든 글들을 하나도 빼어놓지 않고 모두 당신이 파일로 해서 소장하고 있다는 것.

산에 관한 첫 글은 1955년 2월 동아일보에 기고한 '산악운동의 방향'이다. 동성고의 소식지인 성우에 기고한 글들은 비록 산악운동에 관한 글이 아니지만,

그 이전의 기명 기고글을 이번에 발굴한 셈이다.

'일본의 고서점 찾아 가는 길'

저자 약력을 보면 1934년부터 지금까지 '일본고서통신'이라는 잡지(?)가 발행되고 있나 보다. 놀랍다. 한국에서는 이런 책이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 주된 이유는 무엇보다 10년이상 한군데서 영업하는 헌책방이 얼마나 있을까 싶어서이다.

도쿄에 가고 싶거나 보고 싶다는 생각 없는데, 언젠가 가게 된다면, 산서만 전문적으로 사고 파는 헌책방인 유서당(?) 서점에 푹 파묻혀만 있다가 오고 싶다.

이상 산서 이야기였습니다...~

후원하기

Fn투데이는 여러분의 후원금을 귀하게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파이낸스투데이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사임당로 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0570 법인명 : (주)메이벅스 사업자등록번호 : 214-88-86677
  • 등록일 : 2008-05-01
  • 발행일 : 2008-05-01
  • 발행(편집)인 : 인세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장인수
  • 본사긴급 연락처 : 02-583-8333 / 010-3797-3464
  • 법률고문: 유병두 변호사 (前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서울중앙지검 ,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
  • 파이낸스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스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1@fntoday.co.kr
ND소프트 인신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