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얀같은 확실한 스코어러가 없는 건 맞다. 하지만, 누가 됐건 50%의 확률만 있어도 슛팅은 쏴야 한다. 일단 볼이 골포스트쪽으로 가야 무슨 일이든 일어날게 아닌가!?
이건 최용수의 전술적 한계다. 선수들도 '패싱게임'에 매몰됐는지 모조리 패스만 하려 든다. 불과 몇미터 앞이 골문인데 왜 슛을 안 하는가?
서울의 전술은 너무 뻔하다. 중앙에서 못 뚫으니 사이드로 일단 뺀다음 2대1패스 아니면 중앙에 있는 선수랑 주고 받으면서 측면에서 중앙근처로 전진하고 누군가 침투하면 거기로 "패스"... 패스, 패스, 패스... 도대체 뭘 위한 패스란 말인가!?
정조국은 역시 기대 이하다. 패싱게임에서 겉돌고 있다. 몰리나가 오른쪽에서 드리블을 하다가 정조국한테 찔러줬는데(물론 그 전에 몰리나가 패스할지 슛팅할지 애매하긴 했지만...) 그 타이밍을 못 맞춰서 가만히 서 있다가 볼이 앞으로 흐르는 바람에 볼 소유권을 넘겨준 장면은 특히 압권이었다. 정조국은 이런 류의 패싱게임에 익숙하지 않은거고, 이런 "순간에 대한 준비"가 안 돼 있는거다. 어제의 정조국의 모습이 컨디션 저하인 것인지, 아니면 원래 그런 것인지 모르겠으나(난 후자인 것 같다.) 서울의 주전 스트라이커로서는 영 아닌 것 같다. 차라리, 김현성이나 윤주태를 주전으로 써라. 정조국은 답이 아니다. 여기에 한 마디 더 하자면, 오버래핑이 좋은 차두리가 있는 팀에서 오른쪽 윙어인 고요한은 아무 존재감이 없다. 중앙으로 볼만 주면 그게 다 "연계가 좋은 것"인가? 크로스도 없어, 슛팅도 없어... 고요한의 정체성을 당췌 알 수가 없다.
서울 평관이 왜 해마다 떨어지는지 잘 알 수 있는 경기였다. 난 이런 류의 축구를 '애무축구'라 부르는데, 왜냐하면 애무만 하다가 정작 본 게임은 안 하고 끝난다는 얘기다.
원정 가서 3:3으로 비긴 수원이 차라리 잘했다.(그리고 루크 드베어는 한국으로 다시 돌아왔음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선수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