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게시판
전북 최강희와 국대 최강희가 다른 결과를 내는 이유 (싸줄 펌)
 이젠
 2013-08-11 23:21:12  |   조회: 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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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의 최강희와 국대의 최강희가 다른 결과를 내는 이유...

사실 대표팀에서의 최강희 감독을 정말 강하게 비판했던 입장에서 최강희 감독에 대해 쓰려니

조금 눈치가 보이긴 하네요 전북팬들한테 미운털은 단단히 박혔을거 같은데...
뭐 어쨌든 수원팬의 입장에서 볼 때 전북과 최강희 감독에 감정이 좋을리도 없어서...
(워낙 최강희의 전북에게 발려서...;;)
그래도 최강희 감독이 국대간다고 해서 이제 우리 국대도 살아나겠구나...하고 기뻐했는데
전북에서는 그렇게 잘해서 수원을 때려잡더니 국대에서는 이렇게 못하나 하고...
악감정이 드는건 어쩔 수 없더군요...
특히나 주위에서 유일한 k리그빠라 안그래도 주위의 부정적인 시선이 많은데 k리그 명장이
잘해주어서 세간의 시선을 바꾸지 못할망정 오히려 먹칠을 하니 화가 너무 나더라구요
그래서 전북복귀한다길래 못하길 바랬고 또 못할거라 생각했습니다
전북은 루이스가 나갔으니깐요...근데 승승장구하더군요...
그래서 k리그감독의 수준이 이렇게 낮은가...라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궁금해지기도 하더라구요...도대체 왜 k리그에서는 펄펄나는 양반이 왜 국대에서는 저렇게 밖에 못하는가...
요즘 많이 바뻐서 전북경기를 보지는 못했는데 이번에 울산과 전북 경기를 보게되었네요...
그리고 나름의 분석을 해봤습니다

k리그관련 글에서는 전술적인 접근자체가 별로 없어서 말이죠...
삭제되지 않게 칼럼게시판에 쓸까 고민했지만 그정도 수준의 글도 아니기도 하고 토론하기에
이 게시판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기에 쓰네요

국대에서 최강희 감독이 424를 썼죠...그래서 솔직히 경악했습니다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포메이션이지...;;이렇게 말이죠
전북경기보니깐 똑같이 424더군요...
근데 갑자기 든 생각이 브라질이 70년월드컵을 먹을 때 쓴 포메이션이 424더군요...
제가 이 때 브라질 경기를 본적은 없지만 스타일에 대한 글은 있더군요...
제가 본 전북경기와 큰 맥락적인 면에서는 동일해보였습니다
우선 이 때의 424를 설명할려면 전술역사를 조명해야되는데 짧게 써보겠습니다

영국이 세계축구의 패권을 가지고 있을 때 유행하던 포메이션은 WM이었습니다
이게 숫자로 포시하면 3223인데 앞에 32는 말그대로 수비만 뒤의 23은 공격만 하는 철저한
분업화된 전술이었죠 그리고 존디펜스의 개념은 없고 맨투맨디펜스의 개념만 있었습니다
말그대로 공격수와 수비수가 서로 1대1다이다이를 뛰던 시대였죠
그런데 50년대 세계최강 헝가리 대표팀이 WM포메이션에서 3의 중앙공격수가 미드필더같이
아래로 내려오면서 포지션체인지를 하는 전술을 사용함으로써 영국의 맨투맨디펜스를 철저하게
농락합니다
이 헝가리대표팀의 전술을 연구하여 60년대에 브라질대표팀은 424의 포메이션을 들고와서 58,62,70 월드컵을 제패했죠
424포메이션도 역시 분업화축구였습니다 앞의 4는 수비만 뒤의 4는 공격만 하는 포메이션이었죠
(뭐 물론 아무리 그래도 4의 공격수가 수비를 전혀 안하지는 않겠죠...;;경향성이 그렇다는거...)
근데 중요한 것은 4의 공격수들이 포지션체인지를 통해서 정신없이 포지션이 바꿔서 상대의
맨투맨디펜스를 완전히 무너뜨렸다는 겁니다. 헝가리 대표팀 전술을 더욱 발전시킨거죠
또한 존디펜스도 도입했습니다
이 때 2의 미들은 수비시엔 수비, 공격시엔 공격에 가담함으로써 분업화에서 벗어난 축구를 했습니다
어쨌든 공격수가 수비에 기여가 적게 하는 시대에서 4명이나 공격수로 배치했으니 엄청 공격적인 포메이션이라고 볼 수 있을겁니다.
이 후 미헬스와 아리고사키가 토탈사커, 압박축구를 태동시키고 정립하여 현재의 현대축구가 완성되게
된거죠
여기서 알아야할 것은 미헬스와 아리고사키가 이 축구를 생각해낸 것은 '브라질'선수보다 개인기술이
'떨어지는' 유럽선수들이 수비축구가 아닌 공격축구를 하게 하기위해서입니다
브라질의 424는 공수간격이 굉장히 넓었는데(당연하게도 좁은 공수간격은 압박축구로 인해 생긴 개념
이니깐요) 공을 탈취시 수비에서 공격까지 가는 거리가 멀어도 워낙 개인기가 좋아 쉽게 전진하지만
유럽선수들은 개인기가 별로라 이 긴거리를 제대로 이동을 못했다는거죠
그래서 앞에서부터 수비(전방압박)을 해서 이 이동거리를 줄여보자는게 토탈축구입니다
비유하자면 수도를 막을 때 현대축구이전 축구는 하수도에서 막고 현대축구는 상수도를 막는거죠

그럼 최강희 감독얘기로 돌아가보면 국대에서나 전북에서나 424를 이용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공격수의 수비가담을 별로 요구안합니다...
이건 확실한 것이 이근호는 원래 수비가담쩌는 선수인데 최강희의 국대에서는 수비가담횟수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또 이동국에게도 수비 잘 안시키고 실제로 조광래한테 공격수는 골에 집중해야한다고 말했죠...
어찌됐든 그럼으로 인해 공수간격이 태평양처럼 넓어지게되는거죠
이 때 위에서 말한 이 먼 거리를 어떻게 공격전개를 하느냐가 문제인데
최강희의 선택은 롱볼이었습니다
공수간격이 좁지 않으니 패스앤무브로 탈압박이 불가능할테니깐요...이전에 루이스처럼 드리블쩌는 미들이 있다면 모를까...
근데 롱볼도 그냥 머리를 맞추는게 아니라 낮고 빠르며 케빈이나 이동국의 가슴을 노리는 롱볼이죠
그래서 좀더 정확한 방식으로 공격전개가 되었던거죠
이렇게 공격진으로 넘어간 공은 이후 4에 해당하는 공격수들이 포지션체인지로 공격을 합니다
전북경기를 보면 그래서 풀백의 공격가담이 생각보다 중요하지 않습니다
물론 아예안하는건 아니지만 굉장히 직선적인 움직임을 보일 뿐이고 수비적인 움직임이 많죠

그럼 여기서부터 왜 K리그에서는 최강희가 통했고 국대에서는 안통했는지를 논의하고 싶네요
424포메이션은 기본적으로 브라질이 하던 포메이션입니다 즉, 최고의 선수들이 있어야 가능한 전술이죠
4명의 공격수만으로도 상대의 수비수를 파괴할 수 있어야 되고 4명의 수비수만으로 상대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어야 된다는거죠( 2미들이데 전북의 2미들은 좀 더 수비에 치중하더군요)
개인적인 생각인데 만약 이게 가능하다면 굉장히 안정적인 운영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전진압박 축구의 경우 역습에 노출되기가 매우 쉽기 때문에 그만큼 리스크가 크거든요
K리그의 최강희는 전북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K리그 최고 스쿼드를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거죠
리그에서 이렇게 안정적인 수비를 지속하고 그런와중에도 최고의 공격력을 보유한다면 당연히 압도적인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고 최강희는 그것을 해낸거죠
최강희가 복귀한 전북은 큰그림은 비슷한데 부분전술과 페인팅같은 것들이 좋아졌더군요
이것이 최강희의 강점이겠죠
그런데 최종예선에 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최종예선 상대의 국대정도면 골키퍼, 수비진의 수준이 전체적인 K리그 수준보다 높을테니깐요...
미들은 괜찮은데 수비도 1대1에서 우위를 못 보여줬고 공격진도 4명이 상대국의 수비수를 압도할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 못했습니다
이청용정도를 제외하면 이동국, 박주영, 이근호 등등 모두 그만한 능력이 안됐습니다
손흥민은 아예 중용을 잘 안했고...
그래서 답답한 머리맞추기 뻥축구에 일관하게 되었다고 봅니다
실제로 최강희가 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건 ACL우승 후 전폭적인 투자가 이루어진 후의 일입니다
06년에 우승하고 07년도에 지지부진하다가 계속적으로 선수가 보강되면서(특히 에닝요, 루이스) 리그
성적이 급상승하게 되었죠
ACL우승은 잘했지만 토너먼트에서는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는거라 봐야될거 같고...
최강희 감독은 상위권 감독에 어울리는 감독이라고 할 수 있는거겠죠

그런데 재미있는건 김호곤의 울산도 최강희의 전북과 정말 비슷한 축구를 하더군요
세부적으로는 다를지 모르지만 전방압박이 조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공수분업화되어있고...
그래서 울산과 전북의 경기는 오픈가드경기처럼 난타전이 되었죠
공을 탈취당했을 때 서로 제대로된 전방압박을 가하지 않으니 쉽게 역습에서 하프라인을 넘어가고
상대의 페널티진영에서 수비와 공격을 하게되는 장면이 계속되더군요
개인적으로 굉장히 흥미로운 장면이었습니다
이런 전술이 문제가 되는게 자신들보다 선수기량이 높은 압박축구팀을 만났을 때입니다
작년 울산이 클럽월드컵에서 멕시코팀에서 참패를 했는데 멕시코팀의 전방압박에 수비진이나 미들진이
공격수에게 정확한 롱볼을 전달할 수 없었고 그로인해 미들진이 잠식당해서 수비만 하게 되는 상황이
되는거죠
아마 최강희의 전북도 현상태에서 클럽월드컵에 가면 비슷한 상황에 처할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최강희 감독이 최종예선까지만 하겠다고 한 것도 이런 자신의 전술의 한계를 알아서였을까요?
자신의 말로는 외국인 감독은 언론에 휘둘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모를일이죠...
어쨌든 한수 높은 기량의 팀을 상대할 때는 현대축구의 압박축구를 구사하는게 더 나은 전술이라는거죠

아...근데 이걸로 최강희 감독을 폄하하고 싶지는 않습니다...상위권팀이 우승하게 만드는게 하위권팀을
중상위권팀으로 만드는 것보다 더 인정받아야하는거니깐요
오히려 전 오늘 경기를 보고 매우 유쾌해지더군요...
K리그에 획일적인 전술만이 아닌 다양한 스타일의 팀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K리그 14팀이 모두 같은 축구를 한다면 정말 싫을거 같네요
그래서 최강희가 복귀해서 잘하는게 정말 싫었는데 이런 사실을 알고 그런 맘이 많이 사라지더군요
제가 생각하기에 현대축구트렌드에 가장 잘 따라가는 팀은 김봉길의 인천과 최용수의 서울, 그리고 홍명보
의 올대, 국대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전의 전술로도 이렇게 높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팀들이 있다는거에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 개인적으로 전북이 과연 현대압박축구를 구사하는 인천과 서울을 상대로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가
궁금하네요
전북이 최강희 복귀 후 강팀과의 대결은 포항, 울산만 있었으니 말이죠
울산이야 같은 스타일이니 그렇다치고 포항의 경우 압박이라는 면에서는 좀 문제가 있다고 봐서요
포항대 전북경기봤는데 포항의 전방압박이 너무 약해서 전북이 수비진에서 쉽게 공격진에게 전달했다고
보고 또 포항의 수비수들이 케빈, 이동국에게 일대일에서 쩔쩔매더군요...
인천, 서울은 수비수들의 기량이 출중하고 전방압박이 강한 팀이라 제대로된 대결이 될거라고 생각되네요
60년대와 80년대전술의 충돌이라고 해야할까...

어찌됐든 전 전북의 최강희와 국대의 최강희의 다른 경기력, 결과는 이렇게 생각하네요

ps. 쓰다보니 든 생각인데 홍명보호에서 울산선수와 전북선수가 중용되지 않는 이유는 이런 전술적인 문제가
큰게 아닌가 생각되네요 K리그 탑공격수인 김신욱과 이동국이 공교롭게도 전부 홍명보와 다른 색깔의
전술의 팀에서 뛰다보니...이용도 김창수한테 밀린 이유도 비슷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승기야 미들이니 424시스템에서 공격과 수비에 모두 헌신적으로 기여하는 포지션이니 중용될 수 있지만...

2013-08-11 23: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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