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적인,너무나 물질적인
물질적인, 너무나 물질적인 43회
 파치노
 2009-03-25 22:22:52  |   조회: 1316
첨부파일 : -
43회

















" 인생의 황금기인 10대 20대를 그것에 바쳤어, 내가.

집총 거부때문에 감옥까지 갔다왔지.

물론 내 선택이었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건..............아직 합리적 판단을 하기 어려운 10대 초기의 학생에게, 종교든 어떤 신념이든, 절대적 개념을 던져 주는 건 위험하다는거야.

엄만 성인이면서도 항상 불안하고, 의지할 곳을 찾았지.

난 어땠겠어?

성인조차 의지가 박약하기 십상인데, 어린 학생에게 이상향 하날 던져 주면, 그는 그걸 덥썩 물지 않을까?

사람들은 그런 내 행동을 보고, 신념이 대단하다, 자신의 길을 간다고 추켜세우기도 하지만, 그 본인에겐 피난처 역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

어쨌든 난 엄마의 선택으로 인해, 내 소중한 한 부분을 잃어버렸지만, 그것때문에 대놓고 엄마에게 항의한 적은 없어.

엄마의 약함때문이라는 걸 너무 잘 알기 때문이지.

그러나 엄밀하게 말해서, 아무리 자기 자식이라 하더라도 헛된 신념을 갖게 하는 건 범죄야.

미국에선 공공장소에서 자녀의 뺨만 때려도 아동 학대죄로 체포될거야.

이건 그 이상의 데미지야."






" 그래요. 당신 말이 맞아요.

하지만 다시 시작해 봐요.

다시 그들을 바라보라고요.

이젠 당신이 힘을 가졌고, 누구보다 합리적인 사고를 할 줄 알잖아요.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재성씨, 이렇게 세 명중 누가 가장 껴안기 좋은 위치에 있죠?

누가 가장 많이 알고 있죠?

누가 가장 객관적으로 보고 있냐고요?

그런 사람이 다가가야죠.

안 그래요?"






" 당신은................항상 내 수다스런 입을 부끄럽게 만드는군."






" 그거 알아요?

당신은 한없이 냉정한 사람이다가도 언제 그랬냐는듯이, 그 눈과 입에서 따뜻하고 다정다감한 것들을 쏟아낸다는걸요.

사람들에게 당신이 10번 냉정하게 대해도, 그들은 11번째 따뜻함을 기다리며, 당신을 포기하지 못할거에요.

가족이 꼭 부모를 중심으로 서야한다는 법칙은 없어요.

자식이 훌륭하면 그 자식을 중심으로 가족들이 뭉칠 수 있을거에요.

또 변할수 있고요.

우리............당신 부모님 집으로 같이 놀러 가는 거 어때요?

당신이 우리집에 왔던 것처럼..........."






" 그렇게까지 말하는 당신을 어떻게 이겨?

그렇게 해."






" 이쁜 재성씨, 당신이 오늘 졌지만, 그건 아름다운 항복이에요."






" 그래, 기꺼이 항복하지.

당신한텐 그 항복 이상이라도 할수 있어."







하기는 내가 능력을 가진 이후로 대전엔 한 번도 가질 않았다.

가보긴 해야겠다.



후미코를 위해서라도...........













날이 밝자, 수행차량 20대가 내 차를 둘러싸며 고속도로를 달렸다.

위에선 헬기가 떴고, 밤새 미리 파견된 보안실 요원들은 대전에서 이미 진을 치고 있다.



난 내가 직접 운전하겠다며 핸들을 잡았다.



시속 200킬로미터를 전후해서 밟아대자, 부가티는 거친 숨을 토해내며 꿈틀꿈틀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한다.



호위차량들은 평소 시속 120킬로미터 이하에서만 훈련을 해와서인지 매우 당황해 한다.

요원들의 급박한 무전 내용을 듣고 있는 난 재밌다는 듯이 마구 웃어댔다.



무전을 통해 앞 차량들 보고 길을 트라고 했다.



콰콰콰콰..............



길이 터지자 순식간에 300킬로미터가 넘게 치고 나간다.

310.............330............340.............



죽음을 넘나드는 질주.............

수행차량은 이제 한 대도 보이지 않는다.



유일하게 헬기만 따라올 뿐.........

짜릿한 쾌감이 온 몸을 휘감는다.



무엇이든 다 가졌기 때문일까?

난 점점 더 강한 자극이 필요하다.













초거대 부자들은 취미가 상당히 모험적인 경우가 많다.

경비행기 운전, 승마와 사냥, 제트 보트, 카약, 보호 장비없는 럭비, 요트, 산악스키............



전엔 그들이 왜 안락한 삶에서 조심하지 않고, 그런 모험 스포츠를 즐기는 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제 난 알고 있다.



모든 것을 가진 자의 아드레날린은 특별하다는 걸...............

그들의 쾌락은 평범한 것들로는 채워질 수 없다.



극단적인 것들로 자꾸 업데이트 돼야한다.

오만에 가까운 자신감과 우월주의, 과투여된 콜레스테롤에 의한 공격성 때문이다.



후미코가 만류하지 않았다면, 멈추지 않았을 것이다.







" 10분동안 난 충돌할까봐 계속 집중해 있었어요.

여차하면 이동할 태세로요."






" 하하하.............

미안, 미안..........

오랜만에 잡아보니까 나도 모르게 그만........."











대전집이 어디인지 몰라 수행차량을 쫒아갔다.

집 앞에 도착하자 기분이 좋아졌다.



서울 저택과 똑같은 저택이 서 있다.

흙을 좋아하는 엄마를 위해, 작년에 지시했는데 두 달전 완공됐다.



내가 가끔 오더라도 익숙해서 좋을 것 같다.

안에까지 차량으로 들어가지 않고, 일부러 정문에서 내려서 주변을 둘러봤다.



한적한 주택가.............

몇 백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계룡산..........

넓은 보안실..........



부모님을 전담하는 요원들은 삼 개월 단위로 순환근무를 한다.

형제들도 마찬가지고.............



대전 요원들은 회장의 행차에 초긴장 상태다.

처음 있는 일이니............



세상에...........

엄만 정원을 밭으로 쓰고 있었다.



토마토며 고구마, 고추, 호박..............

후후후................



엄마답군...........

덕분에 보안실 요원들도 농사꾼이 다 됐겠는데............



엄마가 혼자 김매고 있을 때 보고만 있진 않았겠지.........







" 마치 내 온실을 옮겨다 놓은 것 같아요."






후미코가 한 마디 한다.







" 그래, 거기 온실은 눈으로 들어가는거고, 여기는 입으로 들어간다는 것만 빼고........."






정문의 연락을 받고, 부모님이 걸어 나온다.







" 제가 너무 오랜만에 왔죠?

용서하세요, 엄마."






" 그래, 오느라 힘들었지?

들어가자. 누구............."







후미코를 보며 엄마가 묻는다.







" 아, 소개할게요.

이쪽은 후미코, 일본 사람이에요.

후미코, 부모님이야."






" 안녕하세요.

한국말..........못합니다."






"반가워요.

들어가요."






" 누구니?"






나를 툭 치며 묻는 엄마.







" 엄마 며느리가 될 지도 모를 사람."






유심히 쳐다 보는 엄마.........

안으로 들어가자 푸짐한 식탁이 차려져 있다.







" 이거 전부 고기빼고 다 내가 재배한거야.

완벽한 무공해지.

배고프지 먹자."






고기에 나물에 찌개에.............

한국 음식 30선이라도 되나?


엄만 평소 내가 좋아했던 것들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는 세심함을 발휘했다.

약간의 감동............







" 아버진 요즘 뭐 하세요?"






" 응, 뭐 별 일 안해.

운동이나 좀 하고............"






" 말도 마라.

니 아버지 요즘 뭔 바람이 불었는 지 얼굴 보기도 힘들다.

맨날 나가 돌아다니기만 하고........

이 아가씨가 한국말 모른다니까 하는 얘기야."






눈을 흘기는 아버지.............



후후후..............

돈과 파워가 생겼는데 집에 틀어박혀서 45년 된 마누라와 호박 농사만 지을 순 없겠지..........

























계속
2009-03-25 22:22:52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파이낸스투데이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사임당로 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0570 법인명 : (주)메이벅스 사업자등록번호 : 214-88-86677
  • 등록일 : 2008-05-01
  • 발행일 : 2008-05-01
  • 발행(편집)인 : 인세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장인수
  • 본사긴급 연락처 : 02-583-8333 / 010-3797-3464
  • 법률고문: 유병두 변호사 (前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서울중앙지검 ,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
  • 파이낸스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스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1@fntoday.co.kr
ND소프트 인신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