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사냥꾼 소설
화려한 주식사냥 6화- 믿을 놈은 너밖에 없다(3)
 주식담당
 2008-12-20 21:39:36  |   조회: 1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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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계획서를 만들어 와라.”

“30분 안에 기안서를 올리겠습니다.”

김혁 과장은 행복한 기분으로 콧노래를 부르며 마무리 작업에 나섰다. 계열기업 사이에 상거래를 한 것처럼 위장하거나 실제 거래 금액보다 높게 책정하여 떨어 낸 돈으로 대여금을 변제한 것은 물론이다. 김혁 과장은 그렇게 최 회장의 신임을 얻어 가며 차장 · 부장 · 이사 대우 · 이사 · 상무를 거쳐 7년 만에 전무로 초고속 승진을 할 수 있었다.

최 회장의 입장에서 보면 그 대여금만큼 매력적인 투자 밑천은 없었다. 어쩌면 기업의 경영권을 지배하려는 목적은 그러한 자금의 변칙 전용에 있는지도 모른다. 대주주의 자격으로 얻어 내는 이익 배당금이나 임원 보수는 사실상 코끼리 비스킷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회사 자금의 변칙 운용이 없었다면 어느 기업주가 임원 보수와 배당금만으로 그만큼 덩치가 큰 재산을 축적하고 그처럼 많은 계열 기업의 주식을 확보해 재벌 총수로 등장할 수 있었을까. 최 회장이나 김현 전무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자기가 지배하고 있는 상장 기업의 유상 증자에 참여하고 이에 필요한 소요 자금을 확보하려면 재력을 총동원하여 현금을 확보해야 한다. 대주주의 지분율을 적절히 유지해야 경영권을 계속 쥘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상 증자시 배당받은 권리의 포기로 발생한 소액 주주들의 실권주까지 몽땅 인수할 자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막강한 재력을 쌓기 이전부터 주주 임원 종업원 단기 대여금을 활용하여 자금을 증식시켰고, 그렇게 굴려서 얻은 돈으로 주식 내부자 거래를 통해 거액의 시세 차익을 챙겨 가며 자기의 주식 지분을 늘리거나 유지할 수 있었다.

로얄그룹 최 회장은 모기업인 로얄건설의 초창기에 납입 자본금 1억 원으로 만들었다. 4년 뒤에 기업을 공개할 때는 납입 자본금이 80억 원을 넘어서더니 지금은 납입 자본금이 1천억 원에 이르는 대기업으로 성장했고 10여 개 계열 기업을 거느리는 준 재벌로 탈바꿈했던 것이다.

누가 뭐라 해도 최 회장이 10년 남짓의 세월 동안 이룩한 그 눈부신 결과는 회사 돈을 지능적으로 활용해 가면서 주식의 물타기와 내부자 거래를 절묘하게 운용한 덕분이었다. 그것은 곧 지하 경제라는 괴물만이 빚어 낼 수 있는 가장 기형적인 작품이었고, 과거의 국내 재벌 총수들이 즐겨 다루어 온 탈법적인 재테크수단이었다.

최 회장은 오로지 자기 이익만을 챙기는 집요하고 잔혹한 사람이었다. 이제 겨우 나이 마흔 두 살에 신흥 재벌 총수로 떠올라 재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는 엄청난 야심을 품고 있는 사람으로, 목적을 위해서라면 기업의 윤리 따위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짬이 날 때마다 최 회장은 일일이 그 이유를 설명한 필요 없이 임직원들을 마구잡이로 몰아세웠다. 그래야 적이 안심이 되었다. 허약하고 경직된 하수인으로 전락한 김혁 전무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었다.

“당신, 과장 시절의 치밀한 추진력과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어디다 팽개쳤어?”

너무 빠른 속도로 승진한 김혁이 오만해지지 않도록 찍어 누르며 길들이는 일도 소홀이 할 수는 없었다. 최 회장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교묘한 방법으로 김혁을 조종해 나가려고 애썼다. 간단하고 논리적인 결정을 내릴 때에도 허튼 생각을 못 하도록 호통부터 치곤 했다.

“네가 언제부터 전무야?”

“죄송합니다.”

김혁은 최 회장의 그 같은 길이들이기에 동조할 순 없었지만 죽는 시늉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것만이 무사히 살아남아 자신의 재산을 증식시키는 방법이었다.

“아직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주제에 전무라니. 당치도 않아. 근시안적인 사고 방식을 버리지 않으면 집에 가서 애나 보는 게 좋은 거야.”

“회장님, 용서해 주십시오.”

경리 담당 전무로 승진한 김혁은 최 회장이 부를 때마다 마약에 중독된 사람처럼 안절부절못하는 신세가 되었고 어느 새 최 회장의 꼭두각시로 변해 버렸다. 김혁 전무는 이제 최 회장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으며 혼자 힘으로 자신의 운명을 지배할 수 없게 되었던 것이다.

“당신, 로얄건설 주식을 사고팔아 재미를 본다는 소문이 돌던데 사실이야?”

치명적인 무기를 쥔 최 회장이 오랜 전부터 준비해 온 질문 같았다.

“아닙니다. 절대로 그런 일이 없습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김혁 전무는 딱 잡아뗐다.

“그 장사 밑천…로얄그룹에 입사하지 않았다면 만들지 못했을 테지.”

최 회장이 나지막하게 속삭이며 김혁 전무의 어깨를 두드렸다.

“회장님, 주식에 투자할 만한 여유 자금이 제겐 없습니다.”

김혁 전무는 숨이 막혔다. 최 회장은 충성심으로 위장된 하수인들이 마음을 읽은 것처럼 섬뜩한 느낌의 차가운 미소를 흘리고 있었다.

“당신들의 주식투자를 탓하고 싶진 않아. 다만 엄 차장 그 자식이 뭔가 수작을 부리는 모양이어서 불쾌하단 말야.”

“……”

둘러댈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내가 경솔했어. 그런 놈을 믿은 내가 바보였지……. 그만 나가보라구!”

재떨이를 쥔 최종길 회장의 손이 사시나무처럼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재떨이를 집어던져야 화가 풀릴 듯한 자세였다.

김혁 전무는 정신이 아득해진 가운데 일어섰다. 어떻게 회장실에서 빠져 나왔는지, 어떻게 날아오는 재떨이를 피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는 한동안 멍한 상태에서 곰곰이 생각했다. 엄 차장을 불러 무슨 말을 어떻게 물어 봐야 할까. 엄 차장의 사표를 받으라는 소리는 아닐까……. 두려움과 함께 당혹감이 등줄기로 밀려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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