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게시판
모아시르 얘기가 났으니 말인데요....(글이 좀 길어요)
 지나가다
 2012-07-03 05:47:14  |   조회: 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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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시르를 2014 브라질 월드컵 필승위원회의 테크니컬 디렉터 내지 어드바이서로 영입하는 것이 어떨까요? 2002년에는 월드컵 필승위원회라는 민관합동조직이 가동되었다는 거 기억하시는지요.

당시 김대중 정부는 오대영 감독이라고 빈정댐을 당하던 히딩크호에 실망을 금치 못했습니다. 히딩크가 무려 4개월 이상을 대표팀 선수들을 이끌고 해외원정을 했지만 만나는 유럽팀들마다 5-0의 스코어를 기록했을뿐 우리 대표팀이 나아지고 있다는 증거를 확인할 수 없었죠. 김대중 정부는 애가 탔습니다. 2조원 이상을 투입해 준비한 월드컵이 공동개최국 일본의 잔치로 끝나고 한국은 들러리나 서게 될 판이었습니다. 다른 모든 건 다 준비 완료되었는데 정작 대표팀이 토너먼트에서 올라가지 못하고 탈락해버리게 되었으니 정몽준만 망하는 게 아니라 김대중 정권에게도 큰 짐이 되었던 겁니다.

유로 2008의 공동개최국이 스위스와 오스트리아였고, 2012 대회는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죠. 그 나라들의 공통점이 뭔지 아시나요? 개최국으로서 그 나라 대표팀이 조별예선에서 탈락한 나라들입니다. 그리하여 여론과 의회로부터 정부가 헛돈 썼다고 욕 바가지로 먹었죠. 2004년 대회는 네덜랜드와 벨기에가 공동개최했는데, 네덜랜드는 토너먼트에 진출했지만 벨기에는 조예선 탈락했죠. 그 이후 벨기에 축구는 유럽축구의 변방으로 전락합니다.

벨기에 축구는 나름 족보있는 축구입니다. 벨기에 대표팀은 2004년 이전까지 절대 무시받을 팀이 아니었습니다. 2002년 월드컵에도 진출했고, 1986년 월드컵에서는 4강에 올랐던 팀입니다. 안더레흐트, 스탕다르 리에쥐, 브뤼헤 클럽들은 에레디비지에에 갖다놔도 중상위권에 속하는 전력이죠. 그 벨기에 축구가 네덜랜드와 공동개최한 2004년 유럽컵에서 망함으로써, 벨기에 리그가 쇠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유로 2004에서 네덜랜드와 벨기에는 경기장을 새로 짓지않고 기존의 경기장을 보수해서 썼습니다. 그래서 역대 유로대회에서 돈 가장 적게들인 알뜰한 대회였어요. 아약스의 암스테르담 아레나, 폐에노르트의 홈구장 더 카입구장이 가장 규모가 컸고, 벨기에는 국립경기장인 보두앵 스타디엄이 최대경기장이었죠. (최대라고 해봐야 5만석 정도)

UEFA는 시설 개선에 투자하지 않는 나라에는 유럽컵 개최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으로 대대적인 투자를 약속하는 나라들에 유치를 몰아줍니다. 그래서 2008년 대회를 유치한 인구 소국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는 기존의 스타디엄을 증축하거나 4만 수용의 축구장을 신축하였고, 이번 대회를 개최한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또한 많은 돈을 들여 경기장을 증축 또는 신축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결과는 홈팀 탈락, 다른 나라만 좋은 꼴 보는 것으로 끝났습니다.

토너먼트에 진출한 나라의 관광객이 몰려들어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에서는 관광 특수가 일었겠지만, 그 나라 축구계는 국민들과 의회로부터 원성을 듣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사정도 별로 안 좋은 두 나라에서, 특히 우크라이나는 독재정권 소리 듣는 집권층이 유로대회로 국면을 전환해보려 했다가 저렇게 끝났으니 모든 게 네놈들 때문이라는 소리를 그 나라 축구인들과 협회가 뒤집어쓰게 생겼습니다.

다음 대회 즉 유로 2016은 러시아가 개최합니다. 러시아는 2018 월드컵의 개최국이기도 하죠. 2020 대회는 터키가 개최하기로 했는데, 터키는 2020 올림픽 유치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UEFA에서는 2016 부터 참가국을 24개국으로 확대하고, 터키가 2020 올림픽 유치에 성공한다면 유로 2020은 유럽 전역에서 분산개최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네요.

기독교 대륙 유럽에서 이슬람 국가 터키는 아랍이 주인종인 중동에서 이란이 당하고 있는 왕따를 겪는 나라입니다. UEFA는 유럽컵의 개최이익을 터키가 독점하는 것이 싫다 이거죠. 터키에 대해 극단적인 라이벌 의식 내지 기피감을 갖고있는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들 축구협회에서 6만 이상 수용 가능 경기장 우리도 꽤 되거든? 이렇게 나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나라들은 경제위기를 겪고있는지라 돌파구가 필요한 터에 러시아는 좀 어렵고 터키는 만만해서 그런 아이디어로 터키에게 엿먹이고 있는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터키 경제는 잘 나가고 있습니다. 작년의 성장률이 5.7%였다니 유럽에서 가장 높은 수준)

시야를 2002년 4월의 한국으로 돌려보면, 당시 국민의 정부(김대중 정권)는 정몽준을 청와대에 불러다놓고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16강에 진출 못하면 당신은 역적이 되는 거야!'라고 윽박질렀다고 합니다. 그 짓에 앞장선 자가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 박지원입니다.(난 박지원이란 인간이 정말 싫어요. 그 이유는 정몽준에 대한 핍박이 아니라 다른 데에 있습니다만) 사실 김대중 정권은 2002 월드컵의 대성공에 가장 큰 수혜자인데, 그리고 박지원은 그 대표적인 인물인데 그 이후 2002 월드컵의 공로자 정몽준은 그 이후 천하에 몹쓸놈이 되어버립니다. 제가 정몽준의 정치적 지지자는 아니지만, 이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정몽준이 참 억울하죠.

DAUM 스포츠 게시판에 보니, 한국축구의 5대 역적 1위가 정몽준, 2위가 조중연이더군요. 참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옵니다. 이건 무이성, 반이성입니다. 무뇌아들이나 할 생각이라는 거죠. 왜 우리나라는 인정할 건 인정하고 비판할 건 비판하는 풍토는 없고 이렇게 편견이 여론으로 둔갑을 하는 것일까요. 난 정몽준 조중연이 잘한 부분에 대해서는 칭찬하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건 이래서 저건 저래서 라고 딱 집어서 비판할 때 발전이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어떤 사람은 조중연 코와 입이 배트맨 만화영화에 나오는 악당 펭귄과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에 그놈은 악당이라고 우기더군요.

정몽준은 7선으로 현역국회의원 중 최다선입니다. 그런 정몽준은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조차 아무도 존중하지 않습니다. 존중은커녕 정몽준이 그토록 공을 들인 한국축구를 망친 역적 1위로 지목되고 있군요. 그 원인이 정몽준의 부덕함에 있다손쳐도, 대한민국의 7선의원이 이렇게 잘못 알려진 것은 참 이상하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나는 손학규 지지자입니다. 이번 대선에서 손학규가 당선 못된다면 김두관이라도 선전하기를 바랍니다. 그들이 축구를 사랑하는 정치인이라는 점도 있지만, 손학규와 김두관이 경기지사와 남해군수로 재직하면서 경기도와 남해군의 발전을 위해 그들이 얼마나 애를 썼고 그 성과가 얼마나 나타났는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경기도는 손학규 지사가 재직했을 때 가장 성장했죠. 파주와 아산에 LCD 공장이 들어온 것은 지리적 이점만 작용한 것이 아니었거든요. 남해도 김두관 군수의 미래지향적 정책 덕분에 한국 스포츠의 메카로 떠올랐습니다. 남들은 공장을 유치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때 김두관 군수는 공해없는 스포츠레저 산업에 관심을 가졌고 그 덕에 남해에는 매년 수천명의 알짜 손님들이 떨구는 소비로 지역사회의 경제가 잘 돌아갑니다. 그 성공을 보고 이웃 시도에서도 벤치마킹을 하고 있죠.

내가 이런 소리를 구차하게 하는 이유는 나는 정몽준이나 조중연과는 이해관계를 같이 하지 않는다는 것을 고백하기 위함입니다. 나는 축구팬의 한 사람으로서, 그들이 한국축구를 위해서 잘한 부분에 대해서는 칭찬하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정몽준과 조중연이 잘못한 부분도 물론 있습니다. 특히 조중연의 한계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죠. 딱 잘라 말하면 조중연은 축구협회장직에 더 이상 미련 두지 말고, 런던 올림픽과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에 차질없게 감독들을 지원해주는 것으로 임기를 마쳐야 할 것입니다. 한국축구가 AFC에서 터무니없는 불이익을 당하는 꼴을 보고 더 이상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 다시 모아시르 얘기로 돌아갈까요. 나는 2012년 현재의 국면이 2002년과 유사하다고 판단합니다. 2002년 때는 김대중 정권으로부터 월드컵에서 16강 이상 못 올라가면 당신들 역적이야라는 협박을 들었는데 이제 대한축구협회는 한국축구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이들로부터 2014 월드컵에서 16강 이상 하지 못하면 당신들은 역적되는 거야 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사실 원정대회 16강은 남아공 때 이미 이루었죠. 이는 한국축구 역사상 영원히 남을 위업입니다. 월드컵 본선에 나가는 것 자체가 지고의 시험대를 통과해야 가능한 일이고 내노라하는 대표팀들과 경쟁하여 조별예선을 통과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그런데 지금 한국축구가 처한 환경을 보면 유로 2004 공동개최국 벨기에, 유로 2008 대회의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이번 대회의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축구협회가 당하는 국민적 원성을 능가하는 극단적 적대적 견제에 놓여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이게 단순히 프로야구의 흥행이 멈추어질까 걱정하는 방송사 미디어 관계자들의 선제공격 탓일까요?

여러 회원님들이 생각하시듯, 올림픽 본선종목에 제외된 야구가 최후의 발악을 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축구가 질식할 정도로 갈굼의 시선 속에 아슬아슬 연명하는 것은, 야구에 밥줄 걸린 방송사 미디어 관계자들 야구하는 자들의 질시와 핍박 때문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이는 붕괴 일로를 걷고있는 저 북한의 상황과 그 이후를 겨냥한 이 나라 정치집단의 공동작업이라는 예감마저 듭니다. 북이 최악의 크래쉬랜딩으로 붕괴되면 모를까, 소프트랜딩까지는 못되더라도 남북 간에 경제적 협력단계로 나아가게 되면 축구가 굉장히 유용한 수단이 될 것은 자명한 일인데 그것이 불편한 자들이 있다 이겁니다.

어제 한국경제라는 경제지(원래 이 신문은 전경련의 기관지로 출발했음)에서 야구동호인들이 40만명을 넘었다고 무슨 큰 일이나 난 것처럼 특필했다죠. 문화베이스볼센터에서는 100분이라는 긴 시간에 야구에 목줄 걸은 인물들 데려다놓고 프로야구 10구단 창단해야 한다고, 돔야구장 지어야 한다고 합창을 할 예정인 모양입니다. 뭔가 그림이 보이지 않습니까? 남북 경제협력으로 인류의 공용어 축구가 한반도 기층문화의 메인스트림으로 자리잡기 전에 최대한 입지를 강화하는 것이 한국의 자본주의를 유지 강화할 수 있다는 그 사람들의 의식이 내 눈에는 보입니다.

난 이 땅의 시장경제시스템은 야구가 아니라 축구를 파트너로 할 때 더욱 세련되게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야구는 노닥거리는 체질에는 맞지만, 축구란 주중에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 휴식하면서 재충전하는 이들에게 딱 맞는 여가이자 생활스포츠이죠. 축구의 가치는 노닥거리지 않고 집중한다는 점에 있다고 봅니다. 축구를 들여다보면 거기엔 무수히 많은 인생의 전략과 의미가 담겨있어요. 70년대 브라질 사람들이 축구장을 종교집회장으로 삼고 펠레 자일징요 토스탕 리베리뉴를 교주로 삼아 경배하던 것이 그냥 나온 게 아니거든요. 절세의 정치지도자 룰라가 권좌에 올라 사심없이 일하더니, 브라질 경제는 이제 세계경제의 주축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메리카 대륙이 미국의 손아귀에 있었는데, 브라질을 필두로 미국의 손아귀에서 벗어나 활기찬 시장경제체제를 꽃피우고 있죠.

우리는 앞으로도 미국과 잘 지내야 합니다. 영토확장의 야욕을 감추지않는 주변국의 움직임을 보면 더욱 그렇죠. 우리가 가진 축구가 괜찮은 편이고 이 축구를 이용하여 한류를 지속할 때 한국은 아시아의 보석으로 취급받게 될 것입니다. 이런 꿈은 남북경제교류 활성화로 더욱 가시화될 것입니다.

자 그런 꿈은 그렇다치고, 대구 FC 모아시르 감독에 제가 주목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그는 브라질 올림픽팀 코치 출신으로서 브라질 현지사정에 정통한 인물이다.

2. 그는 K리그 감독으로서 한국축구의 특징과 강점 그리고 약점을 두루 알게 될 인물이다.

3. 그는 최근의 세계축구의 흐름 속에 어떻게 하면 한국축구가 살아남을 수 있는가를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다.

1번은 제가 모아시스를 테크니컬 디렉터 또는 어드바이서로 영입해야 할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유럽에서 열리는 월드컵에는 여러번 나가보았지만 남미 브라질에서 열리는 대회에는 한번도 나가보지 못했잖아요. 말하자면 우린 브라질로 가면 촌닭 신세인데 모아시르가 그 때마다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브라질 축구협회 내에 지인도 있을 것이니 대표팀의 연습상대를 구하는 데 거들 수 있을 것입니다.

2번도 간과할 수 없는 조건이죠. 우리의 최종예선 상대인 중동팀들은 대개 브라질 또는 브라질과 유사한 축구를 경험한 사람들이 지도하는 팀들입니다. 우리가 지금은 잘 나가지만 핀치에 몰리는 경우도 없지 않을 것입니다. 이럴 때 모아시르의 조언은 대단히 유용할 것입니다.

3번 또한 모아시르만이 갖고있는 특징이죠. 그가 맡고있는 대구FC는 결코 풍족한 팀이 아니고 선수자원도 빈약하지만 그는 현재 대구를 리그 7위에 올려놓았습니다. 한국 축구가 브라질 현지에 가면 대구 FC의 처지가 되지 않겠습니까. 이럴 때 모아시르의 혜안이 통하게 될 거라고 봅니다.

물론, 제 이 글이 아직 월드컵 본선행도 확정되지 않았는데 무슨 배부른 소리냐는 핀잔을 들을 것이 분명하며 저도 그 비난을 각오합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월드컵에 나가지 못한다면 이는 한준희가 걱정하듯 한국 축구에 유입될 자금줄이 막히는 결과이므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죠. 한국 축구 망하라고 고사 지내는 자들이 한둘이 아니고, 그 범위와 깊이가 도저한 부분까지 이르고 있는 지경인데 월드컵 본선진출 실패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됩니다만, 우리가 다음 단계를 준비하지 않으면 더 나가지 못 한다는 것입니다. 미리 보고 대비하는 자세가 없다면 최강희 감독만 불쌍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듭니다. 대한축구협회의 분발을 촉구합니다.

 

2012-07-03 05:4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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