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최순호가 모두 축구협회 부회장직을 떠난 후 이용수가 그들이 담당하던 업무까지 모두 행사하고 있다. 그만두기 전까지 허정무는 성인대표팀(U-23, 대표A팀)의 단장역을, 최순호는 청소년팀(U-20 이하)의 단장역을 수행했다. 단순한 단장이 아니라 팀의 전술고문 역할을 겸했다. 그들이 현직에 있었을 때 대표팀의 성적은 안정적이었는데, 그들이 떠나고 이용수가 킥오프세레머니에서 한국팀의 얼굴도 등장하면서 각급 대표팀의 성적이 추락하고 있다. 리우 올림픽(8월) AFC U-16(9월) 2018 월드컵 최종예선(3월~현재) AFC U-19(10월)..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다.
안익수호의 경기력은 기복이 심하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팀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다는 평가다. 카타르 친선대회에서 돌아와 10일만에 다시 카타르 옆에 있는 바레인에서 조별 예선 탈락했다. 카타르엔 왜 갔을까? 사우디 바레인에게 전력 노출만 한 셈이다. 반면 한국은 사우디 바레인이 어떤 팀인지 알고는 있었는가 싶다. 사우디전에서 조영욱이 부진했는데, 바레인전에서 발가락 부상을 당하면서 오버페이스한 것으로 보인다. 센터백 이상민이 일찌감치 아웃되자 중앙수비 조직력이 붕괴되었다. 코너킥에서 자유롭게 점프하는 사우디 선수를 맨마크하는 선수가 없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였다.
U-16도 친선대회에서는 우승을 거듭했지만 실전인 본선대회에서는 빈약한 경기력만 보여주었다. 친선대회 많이 나간다고 팀 전력이 강화되는 게 아니다. 고아에 열린 친선대회에서 미국을 꺾고 우승했지만 정작 본선에서는 선수들이 조직력을 발휘하며 뛰지 못했다. 전체적인 코디네이션이 부실했다는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다.
대표A팀은 코칭스탭의 역할이 모호하다. 일단 그 수가 적고 감독이 고립되어 있다는, 혹은 독주하고 있다는 인상을 면할 수 없다. 신태용의 역할은 무엇인가? 뭔가 삐걱거리는 느낌이다. 이 모든 게 기술위원회가 지금 표류하고 있다는 증거다. 과부하가 걸려 일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