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 하원의원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야당 ‘진보자유’ 소속의 밀레이 의원은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치러진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1위를 차지했다.

좌파 집권으로 인한 오랜 경제난에 지친 아르헨티나 국민의 표심을 우파 후보가 사로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5일 밀레이 의원이 지난달 아르헨티나 대선 예비선거에서 1위를 차지하며 아르헨티나의 정치 지형을 뒤흔들었다고 전했다.

밀레이 의원은 자유주의 성향의 경제학자이자 TV 평론가 출신으로, 지난 2021년부터 하원의원직을 맡고 있다. 

아르헨티나 선거의 특성상 예비투표 결과가 대선 본선에서 뒤집힐 가능성이 없는 만큼, 밀레이 의원은 다음 달 22일 치러지는 대선 본선에서도 승리가 유력하다. 

아르헨티나의 예비선거에는 정당원 뿐만아니라,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할 자격이 있는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다. 이는 다른 남미 국가들의 예비선거와 확연히 다른 제도이다.이 때문에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은 대선 본선에서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간주된다.

아르헨티나 역사상 예비선거 결과가 대선 본선에서 뒤집힌 전례는 없는 만큼 밀레이 의원은 다음 달 22일 치러지는 대선 본선에서도 승리가 유력하다는 것이다.   

밀레이 의원의 공약을 살펴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등과 비슷한 우파 성향이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폐지, 페소를 미국 달러로 대체, 국영 기업의 민영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그는, 산모의 건강이 위험하지 않는 한 낙태를 금지하고, 기후 운동에 반대하며 총기 규제 완화도 지지하는 입장을 보인다. 

화폐를 미국의 달러화로 통일하고, 정책 역시 트럼프의 것을 빼닮았다는 점에서 밀레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아르헨티나는 미국과의 돈독한 관계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중국을 비롯해서 미국(또는 트럼프)과 경쟁 관계에 있는 국가에서 밀레이의 당선을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모습도 포착된다. 

로이터 통신을 비롯하여 국내 연합뉴스 등의 논조를 보면 벌써 밀레이 후보를 '극우'로 낙인찍으려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밀레이 후보가 경쟁자들에 대해 신랄한 표현을 일삼는다는 점, 선거 구호에 욕설이 들어간다는 점을 부각하면서 트럼프와 비슷한 극우 성향으로 몰고 있기도 하다.

국내 한 매체는 밀레이 의원이 집권할 경우 아르헨티나 경제가 더 파탄나고 사회불안이 더욱 커지는 극단적인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한 저널리스트의 말을 인용해서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존 좌파 정당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살인적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표심은 이미 우파 후보인 밀레이로 쏠렸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미국 싱크탱크 윌슨센터의 아르헨티나 전문가 벤자민 게단 국장은 “밀레이는 하나의 현상”이라며 “밀레이의 메시지는 기존 정당에 지친 유권자들 사이에 공감을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아르헨티나 대선에서도 부정선거가 벌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브라질을 비롯해서 최근에 치뤄진 대부분의 남미 선거가 부정선거 시비로 얼룩지고 있기 떄문이다. 특히 지난해 브라질 대통령 선거에서는, AP와 로이터를 비롯한 글로벌 언론세력들이 우파 성향의 보우소나루 후보를 '극우'로 몰고, 좌파 후보를 밀어주는 여론조작과 함께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다만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는 예비투표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그대로 본선투표에 참여하기 때문에, 만약 부정선거를 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대중을 속이기 위한 여론조작을 더욱 대대적으로 벌여야한다는 위험 부담이 따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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