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미국 대통령선거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2기 비전'이 방송 대담을 통해 윤곽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지켜온 전통 가치를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파괴하려고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10일(현지시간) 진행된 CNN방송 대담에서는 우크라이나전, 정부부채 상한, 의사당 난입사태에 대한 입장이 주목받았다.
특히 우크라이나전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에서는 자유 민주주의 세계질서, 미국의 기존 동맹관계를 약화하려고 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CNN방송 대담에서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이기기를 원하느냐"는 물음에 답변을 꺼렸다.
그는 "이기느냐 지느냐는 면에서 생각하지 않는다"며 "합의시켜 우리가 저 모든 사람을 죽이는 걸 중단한다는 면에서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가 대규모 살상을 저지르고 있다는 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 같은 입장은 재원을 국내에서 사용해 자국인, 특히 자신의 지지층의 경제적 이익을 도모한다는 자국 우선주의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그는 실제 집권기에 '안보 무임승차'를 주장하며 유럽,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에 방위비 증액을 요구해 관계를 경색시킨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담에서 미국 정부부채 상한제를 둘러싼 여야 갈등 때문에 터질 수 있는 미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도 용인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 공화당은 재정지출 삭감을 요구하며 민주당의 부채한도 증액안을 거부하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극적인 타협이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이 올해 6월 초 이후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는 사태에 빠질 것으로 추산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같은 국가부도에 대해 "나중에 할 것이니까 지금 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디폴트가 미국이 전후에 국제사회에서 구축해온 신뢰와 신용을 단번에 무너뜨리고 미국과 세계 경제에 실질적인 타격을 줄 수도 있다는 전문가 경고에 대한 공개적 묵살로 해석된다.
애사 허친슨(공화) 전 아칸소 주지사는 "민주주의에 핵심적인 통치 제도에 대한 상당한 경멸"이라며 "과거 자신의 기업 경영에 파산을 이용한 것처럼 디폴트를 미국 정부에 적용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6의회 사태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그의 지지자들은 2021년 1월 6일 대선결과 인증을 위한 상·하원 합동회의가 열리던 의사당에 난입해 의원들을 위협하고 시설을 파괴했다.
이는 부정선거 때문에 패배했다는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한 시위대가 선거 결과를 뒤집자는 취지로 일으킨 폭동으로 되어 있으나 해석이 분분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가리켜 "아름다운 날이었다"며 자신이 재집권하면 의회 폭동으로 처벌된 이들 상당수를 사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기 후반에 국방부 장관을 지낸 마크 애스퍼는 "내가 보기에는 트럼프가 4년 동안 진화했다"며 "트럼프가 2024년 재집권하면 그가 '진짜 트럼프'이던 2020년(집권 4년차)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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