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남 기자]국민의힘이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우선 처리한 뒤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실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조사 기관과 대상 등) 구체적 계획에 대해서 원내대표단이 위임받아 협상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특별수사본부의 수사 결과가 미진할 경우 국정조사를 실시하겠다'는 기존 당론에서 선회한 것으로 "압도적인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국정조사 실시 계획을 내일 의결하겠다는 현실 문제 앞에서 계획을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 원내대표가 설명했다.
다만 "협상에서 많이 양보하지 말라는 주문이 있었다"면서 "기간 등의 문제에서 끌려가듯이 하지 말고, 정쟁에 끌려가는 국정조사는 단호히 배격하라는 협상 지침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과 의견 접근이 많이 된 것은 사실이지만 원칙과 맞지 않는 요구, 과도한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면서 "명단은 구체적 협상이 마무리되면 제출할 계획이고, 협상이 마무리되면 내일 본회의 표결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 원내대표는 협상 조건에 '대통령실의 조사 대상 제외'가 포함되었는지에 대해서는 "협상 과정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는 것은 협상에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 정진석 "예산처리·수사 발표 시점 엇비슷하면 국조 합의 가능"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앞서 의원총회 모두 발언에서 "특수본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민주당은 국정조사를 밀어붙이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예산 처리 시점과 특수본 수사 결과 발표 시점이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예산안 처리 후 국정조사에 대한 합의를 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엊그제 유가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특수본의 수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면 국정조사든 특검이든 가능한 모든 수단 동원해서 한 점 의혹 없이 낱낱이 진상을 밝혀내겠다고 약속드렸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주 원내대표가 누구보다 협상을 잘 이끌어오셨다고 평가한다"며 "지금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민생이고 예산이고 경제"라며 "여야 협상이 좀 진전이 되고, 결론에 도달하는 데 의원 여러분의 지혜와 고민이 모아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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