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역사문화유산 파괴 혐의 문화재청 처벌 촉구
시민단체, 역사문화유산 파괴 혐의 문화재청 처벌 촉구
  • 김건호 기자
    김건호 기자
  • 승인 2022.09.2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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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6일 시민단체 중도본부 회원들이 정부대전청사 앞에서 겨울연가 촬영지 기와집골에서 발굴된 문화유산의 보존을 촉구했다. (사진제공: 중도본부)
9월 26일 시민단체 중도본부 회원들이 정부대전청사 앞에서 겨울연가 촬영지 기와집골에서 발굴된 문화유산의 보존을 촉구했다. (사진제공: 중도본부)

시민단체가 문화재청 최응천 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26일 시민단체 중도본부는 정부대전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겨울연가 기와집골 문화재 훼손을 방조 한 혐의로 최응천 청장을 비판하고 사퇴를 촉구했다.

중도본부는 회견에서 “수차례 최응천 청장에게 기와집골 문화유산이 불법훼손된 현장을 신고했으나 아무런 보존조치도 하지 않고 정릉처럼 철저히 파괴되도록 방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응천 청장(63세)은 서울 출신으로 동국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와 일본 규슈대학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최응천 청장은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로 경력을 시작해 동국대학교 박물관장, 동악미술사학회 이사장,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 등으로 활동하다 윤석열 정부에서 12대 문화재청장에 임명됐다.

현재 문화재청은 세계문화유산 정릉에 대규모아파트 단지가 건설되어 국민적 비판을 받고 있다.

13일 감사원은 “문화재청은 행위기준을 수립하거나 변경했을 때에는 국가지정문화재가 위치하는 관리기관인 시·군·구 뿐만 아니라, 보존지역에 포함된 관련 시·군·구에도 이를 통보해야 한다”며 문화재청의 과실로 정릉에 아파트 단지가 조성됐다고 지적했다.

중도본부는 회견에서 “문화재청은 정릉 이전에 세계 최대규모의 선사시대 도시 중도유적지를 문화재로 등록하지 않아 강원도가 영국 멀린 레고랜드에 100년 동안 무상임대 하도록 방조했다”고 비판했다.

강원도는 문화재청의 허가 하에 중도유적지에 레고랜드를 추진했고, 지하 3층 지상 49층 3개동으로 이루어진 레고랜드 생활형숙박시설 등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어서 본부는 “1년에 3,000여 곳의 매장문화재 발굴현장이 발생하는데 대부분 개발사업자의 이익을 위해 발굴조사라는 요식행위를 통해 파괴된다.”고 비판했다.

관련법에 따르면 매장문화재가 분포하는 부지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발굴조사를 통해 형질변경을 해야 한다. 문화재청은 개발사업자에게 고용된 고고학 발굴기관에게 매장문화재에 대한 발굴조사의 권한을 부여하고 보고를 받는다.

통상 고고학발굴기관들은 발굴현장 주위로 높다란 철제울타리를 건설하여 국민들을 유적지로부터 차단한 상태에서 문화재청에 소속된 전문위원들의 자문에 따라 발굴조사를 실시 한다.

회견에서 중도본부 김종문 대표는 “현 대한민국 발굴조사의 가장 큰 문제는 발굴조사 중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개발사업자 등 소수의 관련자들만 알 수 있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8월 23일 김종문대표가 문화재청 발굴제도과에 전화를 걸어 춘천 기와집골 문화유산의 점검과 공개를 요구했다. 그러자 담당직원 김00씨는 “공개 할 이유가 없다”고 거부했다.

비가 내리던 6월 15일 전후 춘천시 기와집골 발굴현장에서 굴삭기를 이용한 문화유산 파괴가 신고됐다. 9월 초 해당 부지에서 대량의 훼손된 문화재들이 발견되어 신고됐다. (사진제공: 중도본부)
비가 내리던 6월 15일 전후 춘천시 기와집골 발굴현장에서 굴삭기를 이용한 문화유산 파괴가 신고됐다. 9월 초 해당 부지에서 대량의 훼손된 문화재들이 발견되어 신고됐다. (사진제공: 중도본부)

중도본부는 지난 6월 17일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로 유명한 춘천 기와집골에 추진 중인 포스코아파트 공사현장에서 발굴된 문화유산을 굴삭기로 파괴한 현장을 적발하여 신고한 바 있다. 발굴조사는 당일 중단됐다.

문화재청은 중도본부가 현지점검에 참여 의사를 밝혔음에도 6월 20일 비공개로 점검을 실시하고 문화재 훼손이 없었다면서 발굴조사를 재개시켰다.

지난 7월 29일 중도본부가 공사현장 발굴기관 사무실 인근에서 신석기시대 빗살무늬토기로 예상되는 유물 2점 등 다수의 유물을 수습하여 문화재청에 신고했다. 발견된 유물은 두께가 7mm에 불과했다.

그러자 문화재청은 “토기가 아니라 기와”라는 황당한 답변을 하면서 공사를 지속시켰다. 통상 기와는 두께가 2cm 전후로 두껍다.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후 춘천 기와집골 아파트공사현장에서 대량의 문화재들이 훼손된 상태로 발견됐다. (사진제공: 중도본부)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후 춘천 기와집골 아파트공사현장에서 대량의 문화재들이 훼손된 상태로 발견됐다. (사진제공: 중도본부)

지난 9월 초 태풍 힌남노로 전국에 폭우가 내린 가운데 중도본부가 기와집골 공사현장에서 빗살무늬토기로 예상되는 유물, 석기, 기와 등 수백 점 이상의 문화재들이 훼손된 현장을 발견하여 수백 장의 영상자료로 신고했다.

문화재청은 또다시 “제시한 토기편 및 기와편 등은 유구층이 아닌 복토 및 교란층에 섞여 있어 고고학적 가치를 상실한 것”이라며 공사를 지속시키고 현장점검도 거부했다.

9월 16일부터 중도본부는 정부대전청사 앞에서 현지점검과 면담을 요구하며 집회를 시작했다. 문화재청은 면담을 거부하고 공사를 지속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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