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폴란드, 국경서 난민 충돌 두고 책임 떠넘기기
벨라루스-폴란드, 국경서 난민 충돌 두고 책임 떠넘기기
  • 김건호 기자
    김건호 기자
  • 승인 2021.11.1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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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루스-폴란드 국경검문소에서 16일 발생한 중동 지역 출신 난민들과 폴란드 보안요원들 간 물리적 충돌 사건을 두고 이튿날에도 벨라루스와 폴란드 간의 공방이 이어졌다.

인테르팍스·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중대 범죄를 수사하는 벨라루스 수사당국 '수사위원회'는 17일 난민들에 대한 폴란드 국경수비대와 군인들의 행동을 '인류 안전에 대한 범죄, 인종·민족적 특성과 관련해 행해지는 대규모 잔학행위'로 규정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폴란드 국경수비대원 등이 월경을 시도하는 난민들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과도하게 폭력을 사용해 중동 지역 출신 난민들의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았다는 것이다.

벨라루스 당국은 폴란드 보안요원들이 최루가스가 들어간 물대포를 사용해 일부 난민들이 눈에 화학적 화상을 입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수사팀이 국경검문소 사건 현장에서 조사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폴란드 측은 난민들이 16일부터 하루 동안 160여 회의 불법 월경 시도를 하고 일부는 폭력을 사용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9명의 폴란드 국경수비대원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또 벨라루스 국경수비대가 난민들에게 섬광탄을 제공해주며 폭력을 조장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16일 벨라루스-폴란드 국경의 '브루즈기-쿠즈니차' 검문소에선 난민 수백 명이 폴란드 국경수비대원들에 돌과 보도블록 등을 던지며 월경을 시도했다.

이에 폴란드 국경수비대가 물대포와 최루가스, 섬광탄 등을 이용해 저지에 나서면서 양측 간에 격렬한 물리적 충돌이 벌어졌다.

폴란드 측의 강력한 저지로 월경이 무산되자 검문소 인근에 머물던 일부 난민들은 벨라루스 측이 마련한 수용센터로 옮겨가거나, 검문소에서 다소 떨어진 숲속 임시 난민센터로 돌아갔다.

하지만 상당수 난민은 검문소 근처에 텐트를 설치하고 물러가지 않고 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은 전했다.

벨라루스 당국은 17일 오전 현재 약 2천 명의 난민이 여전히 국경검문소 인근에 머물고 있다고 소개했다.

벨라루스 내 난민 사태는 지난 9월께부터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시리아 등 중동 지역 출신 난민들이 유럽연합(EU) 국가로 입국하기 위해 벨라루스로 들어와 인접한 폴란드·리투아니아·라트비아 국경을 넘으려 시도하면서 불거졌다.

그러다 이달 8일 벨라루스 내에 체류하던 난민 수천 명이 한꺼번에 폴란드 쪽 국경으로 몰려들어 월경을 시도하면서 위기가 고조됐다.

폴란드는 국경 지역 인근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경과 군사 장비들을 증강 배치해 난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EU는 지난해 대선 부정 의혹으로 서방 제재를 받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정권이 EU에 부담을 안기고, EU 회원국 내 분열을 조장하기 위해 일부러 난민을 불러들여 EU 국가들로 내몰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벨라루스 동맹국인 러시아가 난민을 이용하는 '하이브리드 공격'을 기획하고 벨라루스를 부추기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벨라루스와 러시아는 난민 사태의 원인을 제공하지 않았다며 이 같은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한편 벨라루스 교통부는 이날 자국에 체류 중인 이라크인들을 본국으로 송환하기 위한 비행편이 18일 운항할 것이라면서, 이라크 항공사(Iraqi Airways) 비행편이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주재 이라크 대사관은 EU 국가로 가려고 벨라루스로 왔던 약 200명의 이라크인이 고국으로 돌아가길 원한다며, 전날 대사관으로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독일 내무부는 17일 벨라루스-폴란드 국경 지역 난민들을 받아들일 계획이 없다고 거듭 천명했다.

하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15일에 이어 이날 다시 루카셴코 대통령과 통화하고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한 벨라루스-EU 협상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벨라루스 국영통신사 '벨타'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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