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청정기의 진실 - 7-5. Q5. 보건용 마스크를 재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십시오.
공기청정기의 진실 - 7-5. Q5. 보건용 마스크를 재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십시오.
  • 박준재 기자
    박준재 기자
  • 승인 2021.07.09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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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내 얼굴에 작은 공기청정기 - 보건용 마스크의 진실
Q5. 보건용 마스크를 재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십시오.
파이낸스투데이는 대기환경 전문기자인 박준재기자를 초빙, 3년 간 심층보도를 준비한 후 창립 13주년을 기념하여 “공기청정기의 진실”을 연재합니다. 본 기사는 문답식으로 이루어졌으며 비전문가도 알기 쉬운 용어로 썼습니다. 박준재기자는 심층보도 준비 중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2년간 특파원 파견을 나갔으며 대기 청정국 스웨덴의 정책과 생활도 소개합니다.

Q5. 보건용 마스크를 재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십시오.

A5. 보건용 마스크는 자주 교체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러나 부득이하게 재사용을 해야겠다면 올바른 방법으로 관리하고 재사용하십시오. 우리나라에서는 재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기 때문에 재사용에 대한 방법도 찾아보기 어려워서 외국 자료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재사용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알맞은 “보관”이고 다른 하나는 “재처리” 방법입니다. 보관 방법은 앞에서 설명했습니다. 마스크의 표면(특히 안쪽)에 되도록 손이 닿지 않게 하고, 원래의 접힘선 이외의 곳을 접지 않도록 합니다. 사용 후에는 바로 비닐 봉투 같은 곳에 넣지 말고 습기가 잘 마를 수 있는 곳에 보관합니다. 다 마른 후에 깨끗한 봉투에 넣어 보관하는 것은 좋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재사용에서 가장 위험한 점은 감염된 마스크의 표면을 만지면서 발생하는 접촉성 감염이라고 말합니다. 즉, 미세먼지로 마스크가 막혀서 못 쓰게 되는 기능성 저하 문제보다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마스크가 오염됐을 때를 크게 문제 삼는 것입니다. 따라서 미세먼지 차단을 위한 외출용으로 보건용 마스크를 사용했을 때는 재사용에 대한 위험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습니다.

 

CDC의 지침을 바탕으로 캘리포니아병원연합(California Hospital Association)에서 배포한 N95마스크의 재사용 방법 안내를 보겠습니다. 병원 근무자를 대상으로 한 방역용 마스크의 관리 방법이기 때문에 매우 까다로운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사용 전에 마스크가 얼굴에 잘 밀착되고 호흡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사용 후에는 공기가 통하는 종이봉투에 넣었다가 다시 꺼내서 사용하고 종이봉투는 버립니다. 모든 과정에서 손은 항상 깨끗하게 씻으라고 당부합니다. 미세먼지 차단용으로 보건용 마스크를 사용했을 때는 병원균 감염의 우려는 적으니 종이봉투를 사용했다가 폐기하는 절차는 생략해도 될 듯합니다. 중요한 점은 마스크에 손상이 가지 않게 잘 보관한다면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재사용을 위한 또 다른 방법 중 하나인 “재처리”를 알아보겠습니다. 재처리 방법은 이미 수년전부터 인터넷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많은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대표적인 시기는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의 유행 시기입니다. 생각보다 많은 환자가 나오고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보건용 마스크가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습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이 보건용 마스크를 소독해서 재사용하는 방법을 소개, 일반인 사이에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일부 재처리 방법 중에 근거가 부족하거나 위험한 방법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본 책에서는 미국에서 발표한 논문을 바탕으로 재처리 방법에 대해 소개하려고 합니다.

 

해당 논문은 2012년 1월 직업위생연보(The Annals of Occupational Hygiene)라는 저널에 실린 “여과형 안면 마스크에 적용한 독감 바이러스의 세 가지 소독법에 대한 효과(Effectiveness of Three Decontamination Treatments again Influenza Virus Applied to Filtering Facepiece Respirators)"입니다. 실험한 마스크는 3M사의 N95 마스크17) 였고 총 세 가지, 1)자외선 살균 2)전자레인지로 만든 증기 살균 3)습식 저온 살균18)이었습니다. 자세한 실험 설계는 생략하고 테스트 방법과 결론만 알려드리겠습니다. H5N1 독감 바이러스를 뿌린 마스크 실험체에 1)자외선 살균등을 25cm 거리에서 15분간 조사 2)1,250W 전자레인지 안에 50ml의 물을 담은 그릇을 놓고 그 위에 마스크를 얹은 뒤 2분간 최고 출력으로 가동 3)물이 담긴 통을 오븐에 넣고 65±5℃로 3시간 가열한 후 물통은 빼고 마스크를 넣고 20분간 습식 저온 살균 방식으로 처리 한 후, 마스크에 바이러스가 얼마나 남아 있는지를 확인했습니다. 결과는 세 가지 방법 모두 효과적이었습니다. 바이러스가 원하는 만큼 제거됐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이 설험만으로 마스크 재사용을 결정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위의 살균법으로 마스크가 손상됐으면 마스크를 사용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위 논문의 저자들도 그렇게 허술한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살균을 마친 마스크들로 필터 여과력 시험을 다시 진행했습니다. 결과는 위의 세 가지 살균법이 필터 성능을 저하하지는 않았습니다. 따라서 위의 재처리 방법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오염을 제거할 수 있고 마스크의 성능 저하도 없었으니 사용한 마스크를 재사용하는 유용한 안내가 된다고 보입니다. 물론 이 실험 결과를 국내 보건용 마스크에 바로 적용하는데 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위에 실험한 마스크와 우리나라의 보건용 마스크는 재질과 형태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같은 실험을 국내 제품으로 반복 실험을 하지 않은 이상, 위 논문의 결론은 국외 사례로 제한해서 여겨야 합니다.

 

다시 주지합니다만, 보건용 마스크는 적은 횟수를 단기간에 사용할 때 최대의 성능을 발휘합니다. 단기적으로든 장기적으로든 마스크의 재사용은 적절한 관리에 자신이 있을 때만 결심하십시오. 그리고 전자레인지로 만든 증기 살균 방법의 경우, 코 부위의 밀착을 위해 금속 철사나 금속판을 삽입한 보건용 마스크는 절대로 전자레인지에 넣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충북대 약학대학의 박일영교수는 2020년 3월 발표한 그의 논문 “코로나-19 방어용 마스크를 안전하게 재사용하기 위한 살균방법에 관한 고찰”에서, KF94 마스크를 찜통에 넣고 찌는 고온 수증기 살균 처리 결과를 발표합니다. 박교수는 KF94 마스크를 3회까지 수증기 살균 처리해도 마스크 여과 성능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밝히며, 마스크가 부족한 비상 상황의 경우 고온 수증기 살균으로 보건용 마스크의 사용 기간을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실험 결과는 이전에 있었던 외국의 학술지에 실린 실험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17) 정확하게는 3M사의 1860s와 1870모델입니다.

18) 액체를 비교적 낮은 온도인 60℃정도에서 약 30분간 살균하는 방법이 저온 살균법이며, 일명 파스퇴르 살균법이라고도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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