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4. 공기청정기를 가습기와 같이 사용해도 되나요?

A4. 두 기기의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한 실내에서 같이 사용해도 됩니다. 그러나 공기청정기기와 가습기를 너무 가까이 두지는 마십시오. 일반적인 전자제품의 가장 큰 적이면서 위험한 대상은 물(수분)입니다. 물은 전기 회로를 부식시키고 합선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방수 처리가 되어 있지 않은 전자제품에 계속해서 습기를 공급하면 고장이 빨리 날 수 있습니다. 이런 전기적인 이유 외에도 수분은 건식 필터의 성능을 떨어뜨립니다.

앞의 헤파필터 부분에서 미세먼지의 포집 원리에 대해서 생략했던 부분을 여기서 설명하겠습니다. 미세먼지를 포집한 헤파필터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미세 입자가 섬유 ‘사이’에 걸린 것이 아니라 섬유에 부착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필터는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미세먼지를 섬유 쪽으로 유인하고 떨어지지 않도록 잡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정전기력은 습기와 오일미스트(기름 분무)에 의해 약해집니다. 즉, 습기와 오일미스트가 많은 곳에서는 필터의 여과 성능이 급속히 떨어집니다.

[그림10 - 필터 섬유에 미세먼지가 흡착된 사진]8)

그러나 이것은 습도와 필터 성능과의 관계를 연구한 결과이고, 공기청정기를 가동 중인 실내의 습도와 미세먼지 제거율은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습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필터 자체의 여과 성능은 떨어지지만, 실내의 미세먼지가 습기에 서로 응집하면서 그 크기가 커져서 빠르게 공기청정기에 여과되는 결과를 보인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러니 실내의 적정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가습기를 사용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행동입니다. 단, 가습기에서 습기가 나오는 방향을 공기청정기 쪽으로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8)출처: 한돈희, 국내 시판 방진마스크는 미세먼지와 황사에 적합한가? 201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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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재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