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6.3위안대까지 내려가 위안화 가치가 3년 만에 최고치를 찍은 가운데 중국 인민은행이 외환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겠다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띄웠다.

인민은행은 27일 밤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외환시장 지도위원회 주임을 겸하는 류궈창(劉國强) 부행장이 주재로 이날 은행 등 30개 외환시장 참여 기관이 참여한 '전국 자율규제 업무 회의'가 열렸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향후 환율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시장·정책 요인이 매우 많아 위안화 가치는 오를 수도, 내릴 수도 있다"며 "누구도 정확히 환율의 향배를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환율은 인위적 조절의 도구가 아니다"라며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을 지원할 수도, 평가절상을 통해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을 상쇄하는 것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인민은행 고위 당국자가 참여한 이번 회의는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3년 만에 최고치까지 올라 중국 외환 당국의 개입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 가운데 열렸다.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27일 장중 6.3630위안까지 떨어져 2018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내린 것은 상대적으로 위안화 가치가 높아진 것을 의미한다.
최근 시장 일각에서는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현상이 중국 경제에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 중인 가운데 중국이 수입 충격을 완화하고자 위안화 강세를 용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위안화 가치가 급속히 오르면 중국의 수출 기업에 부담이 돼 위안화 가치 상승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중국은 코로나19 이후 내수 확대를 중심으로 한 '쌍순환 경제'를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 중국 경제의 빠른 회복을 이끈 것은 강한 수출이다.

다만 중국 당국은 환율이 어느 한쪽으로 급속히 기울게 할 수 있는 시장의 투기 현상은 강력히 제어하겠다고 강조했다.

전국 자율규제 업무 회의는 "관건이 되는 것은 시장의 전망을 잘 관리하는 것"이라며 "각종 악의적인 시장 조종을 단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명목상으로는 은행 등 외환시장 참여 기관들이 '자율 규제' 차원에서 열린 것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인민은행 주도로 열린 외환시장 관계 기관 대책 회의로 볼 수 있다.

중국 당국은 자국 외환시장의 큰손인 대형 국유은행의 대규모 매매를 통해 외환시장 흐름에 직접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장위(張瑜) 화창(華創)증권 애널리스트는 증권시보에 "중앙은행이 위안화 환율 관리 목표를 설정하지 않고 더욱 많은 거래가 시장에서 이뤄지게 하겠다는 태도를 보여 외환시장 시장의 탄력성이 더 커질 것"이라며 "시장의 관성이 과도할 때만 적절한 유도 작용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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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철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