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7. 화학적 필터라는 것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A7. 정확한 표현으로 따지자면 화학적 필터는 오염물질 ‘제거’ 또는 ‘분해’한다고 보면 됩니다. 물리적 필터가 오염물질을 잡아 놓으면서 우리와 격리하는 역할을 한다면 화학적 필터는 오염물질을 무해한 상태로 변형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는 대표적인 화학적 필터 몇 가지만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오존을 통한 방법입니다. 주로 방전이나 UV 조사를 통해 오존을 만드는데, 강력한 산화물질인 오존이 오염물질을 분해합니다. 오존은 바이러스나 세균을 죽이는 살균력을 가지고 있고, 많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도 분해해서 무해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악취의 원인인 냄새 분자도 또한 분해해서 냄새를 없앨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나 동물, 식물이 흡입할 경우 호흡기관의 세포도 파괴하기 때문에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그래서 기술표준원에서는 가정용 공기청정기의 오존 발생 기준을, 1회 동작 시간이 1시간 초과하는 경우 0.05ppm 이하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기준을 통과한 제품이라도 오존이 발생하는 공기청정기의 배출구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집중적으로 호흡을 하는 행동은 피해야합니다. 오존은 산소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강해서 계속 축적되는 경향은 적습니다. 즉, 만들어진 오존을 밀폐된 곳에 놔두면 오존이 산소로 바뀌면서 오존 농도가 자연적으로 떨어진다는 뜻입니다. 또 오존 발생기는 가격이 높지 않은 편입니다.

다음으로 음이온을 이용한 공기청정 방법입니다. 제조사마다 차이가 있겠으나 대체적으로 플라즈마 방전을 통해 음이온을 만들어냅니다. 음이온 발생기를 만드는 어떤 회사는 음이온이 양성의 미세먼지와 반응하여 음성을 띠게 하고, 기존에 있던 양성 미세먼지와 음성 미세먼지가 서로 부착, 점점 먼지의 크기가 커지고 무거워져 바닥에 떨어지게 하는 방식으로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론적으로 가능한 방식이지만 강제적으로 공기를 빨아들여 먼지를 제거하는 방식보다는 효율이 떨어집니다.

자외선(UV)을 사용하는 공기청정기도 있습니다. 자외선은 특정 파장대(254nm 부근)에서 살균력을 보이는데 이 원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목적보다는 공기 중에 있는 바이러스나 세균을 없애는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음이온과 오존이 관계가 깊은 것처럼 자외선과 오존도 관계가 깊은데 자외선을 살균에 사용하면 오존이 부수적으로 발생하는데 다행히 그 양이 많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살균력을 가진다는 말은 사람의 피부도 해칠 수 있다는 뜻이므로 자외선이 새 나가지 않도록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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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재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