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일부 보험사...해외 대체투자로 '쓴맛'
보험업계, 일부 보험사...해외 대체투자로 '쓴맛'
  • 김태호
    김태호
  • 승인 2021.02.17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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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월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리조트 카지노의 풀이 텅 빈 모습[출처=연합뉴스]
작년 6월 라스베이거스 벨라지오 리조트 카지노의 풀이 텅 빈 모습[출처=연합뉴스]

[김태호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충격 속에서도 보험 영업성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됐지만 일부 보험사는 해외 대체투자 탓에 부진한 실적을 보고했다.

17일 보험업계 각사 실적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미래에셋생명과 KB손해보험은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고, 롯데손해보험은 영업이익이 208억 넘는 적자를 기록해 흑자 전환에 실패했다.

주요 생·손보사가 판매 증가와 손해율(보험료 수입액 대비 보험금 지출액의 비율) 개선으로 2019년보다 두자릿수 비율로 영업이익 또는 당기순이익이 늘어난 성과를 거둔 것과 딴판이다.

이들 보험사가 유독 나쁜 성적표를 받은 것은 대체투자, 특히 해외 대체투자에서 막대한 손실을 본 탓이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변액보험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지만 브라질 부동산을 보유한 펀드 투자 등 해외 자산의 평가액이 급락하면서 영업이익이 2019년보다 17.7%나 쪼그라들었다.

KB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85% 선으로 낮추며 실적 기대감을 키웠지만 미국 호텔 투자에 발목을 잡혔다. 호텔 투자액 손실 충당금 등을 쌓느라 KB손해보험의 당기순이익이 30%나 감소했다.

롯데손해보험도 손해율 개선과 사업비 절감으로 2019년보다 무려 2천200억원을 아끼고도 투자 이익이 1천816억원이나 감소하면서 전체적인 영업이익이 208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손해보험이 주로 투자한 항공기와 호텔 등이 코로나19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전 저금리 기조와 통화 완화정책에 대응해 보험업계는 해외 대체투자를 빠르게 확대했다. 한국신용평가 이재우 선임애널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10개 보험사의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2017년 말 10조5천억원에서 1년 반 만에 15조4천억원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보험업계의 해외 대체투자가 단기간에 급증해 투자(수익성) 위험이 따를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진단을 내놨는데, 이번 공시를 통해 그러한 우려가 일부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보험연구원의 임준환 선임연구원은 "보험업계의 해외 대체투자는 후순위 비중이 작은 등 다른 금융권보다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편이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초유의 사태로 호텔과 항공기 등 우량한 자산도 큰 타격을 받아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임 선임연구원은 "보험사의 해외 대체투자 손실은 현재로서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면서도 "전 세계 경제 회복이 지연되고 금리 상승 속에 금융 지원이 조기에 중단된다면 해외 대체투자 자산 부실 규모가 커질 수 있어 각사가 상황을 주시하며 리스크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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