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유족회 “국민의힘, 위원추천 등 협조 안하면, 진화위에서 손 떼야”
전국유족회 “국민의힘, 위원추천 등 협조 안하면, 진화위에서 손 떼야”
  • 전호일 기자
    전호일 기자
  • 승인 2020.12.1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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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유신, 인혁당, 교포간첩단, 광주발포, 녹화사업 등 명령자 밝혀야”
[출처=촛불계승연대천만행동]

[전호일 기자]한국전쟁전후민간인피학살자 전국유족회(이하 한국전쟁유족회, 상임대표의장 윤호상, 부의장 박남순, 상임대표 김만덕, 박종래, 선용규, 이성수, 이춘근, 정명호)는 어제(10일)  “우리는 해방공간에서 조부모·형제·자매와 배우자 등을 잃고 처절함과 방황 등으로 70여년 삶이 연속된 불우한 이방인들”이었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남산스퀘어빌딩 정문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이하 제2기 진화위)는 물론 광역별·기초별 지방자치단체(이하 각급 지자체)들이 일제히 진실규명신청을 접수하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전국유족회는 “그로부터 10여년 만에 진실화해위원회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여야합의라는 미명 아래 1기 과거사법안보다 후퇴한 누더기법안을 바탕으로 실제법안이 만들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전국유족회는 진실규명이 “사막에서 바늘 찾는 것처럼 힘들 것이고 또한 정치적 외압과 조직구성에 큰 문제점이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우리 모두는 1기진실화해위원회의 잘한 점과 부족한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국유족회는 “법 탓, 정권 탓, 조직 탓, 예산 탓만 할 수 없지 않는가?”라고 반문하면서 결론부에서 “진실화해위원회도 올바른 과거사의 진실규명과 유족들의 명예회복에 대한 후속조치와 재발방지특별법을 강력하게 권고하는 것이 역사를 바로잡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국유족회는 독일 메르켈수상의 과거사 관련 발언을 인용한 후 “진실화해위원회 구성원들은 신념과 용기, 자부심을 가지고 올바른 과거청산의 횃불을 들어야한다.”고 요구하면서 “역사적 사명감을 갖고 수고해 줄 것”을 주문했다.

윤호상 상임대표의장은 이날 “국민의힘은 오늘 현재 이 시각까지도 상임위원 등 과거사위원을 추천하지 않아 제2기 진화위의 정상적 가동이 불투명한 상태”에 있다면서 “즉각 위원을 추천해 제대로 조사하게 하라! 국민의힘이 위원추천 등 협조 안하면, 진화위에서 손 떼라! (여당이) 일방적으로라도 출발하고 법을 개정해서 피해자단체와 진보적 시민단체가 위원을 추천해서 진화위를 정상 가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국민의힘은 과거사를 부정하고 있는 세력이지만 민주당 또한 집권당으로서 무책임한 행동을 연출하고 있다. 과거사법안도 국민의힘에 이끌려 합의하더니 진화위 출범마저도 소극적인 대처로 유족들을 울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들 단체는 국민의 힘과 민주당에게 각성을 촉구했다.

특히, “철저한 진실규명 및 진정한 정의회복과 국민화해에 동의하는 모든 피해자단체와 시민단체들이 (가칭) 진실정의화해회의(약칭 진정화의)를 결성하여 제2기 진화위를 견인하고 견제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송운학 촛불계승연대천만행동 상임대표는 ‘연대사’에서 중정 남산 지하고문실에 두 차례나 끌려와 고문당한 경험을 언급하면서 “지금도 고문후유증으로 악몽에 시달리는 경우가 자주 있다. 하지만, 악몽에 시달리는 것은 천만다행이다. 이상우 동지는 물론 심기화 동지 등이 고문후유증으로 정신병에 걸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송 상임대표는 "이로 인해 심기화 동지는 취업은커녕 결혼도 못하고 후손도 없이 지난해 별세했다. 당시 유학하러 왔다가 모진 고문으로 간첩이라는 누명을 쓰고 옥고를 치룬 교포도 상당수에 달하는데 특히, 박정기 재일교포유학생은 정신병에 걸려 취업도 못하고 결국 돌보는 가족도 없이 홀로 굶어죽은 것으로 추정되는 비극적이고도 불행한 최후를 맞이했다"고 회고했다.

송 상임대표는 이어 "폭력과 불법을 저지른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오늘날까지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진실규명에 소극적이고, 보·배상은커녕 명예회복도 제대로 해 주지 않고 있다며 철저한 진실규명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른바 제2차 인혁당 재건위 사건 역시 사법살인이라는 잘못된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공식문서에서도 대법원이 사형을 확정하기 7시간 전부터 사형집행을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그는 "진화위가 나서서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이러한 천인공노할 불법적인 명령을 내렸는지 소상하게 밝혀야 한다며 유신체제 기획부터 인혁당 인사 사형집행, 교포간첩단 조작사건, 광주발포시민학살, 녹화사업 등 기획명령자를 남김없이 모두 밝혀라. 철저한 진실규명 없이 진정한 정의회복과 국민화해는 불가능하다”고 역설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은 진행사회를 담당한 정국래 운영위원장이 선창한 구호인 “국민의힘은 상임위원 등 과거사 위원 4인을 즉각 추천하라!”, “국민의힘은 과거사법을 함께 만들어놓고 장난하지 마라!”, “국민의힘은 7∼80대 유족을 더 이상 괴롭히지 마라!”, “우리는 국가폭력으로 부모님을 잃고 70년간 울며 살아왔다. 조금이라도 양심이 남아있다면 국민의힘은 과거사 상임위원을 즉각 추천하라!” 등을 따라 외쳤다.

기자회견 후 윤호상 상임의장 등 한국전쟁유족회 대표단과 송운학 상임대표 등 약 10여명이 신임 정근식 과거사정리위원장을 방문하여 약 30분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정위원장은 한국전쟁유족회 요청을 사안에 따라 현장에서 즉각 수락하기도 했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전쟁유족회 회원 정근(1935년생, 86세)은 아들 정재헌(1965년생, 56세)의 도움 아래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진실규명신청서를 접수시켰다.

촛불계승연대 관계자의 전언에 따르면, “정재헌의 선조부인 정태중(일명 정성동) 선생은 일제강점기 일본에서 투옥 1회와 모국에서 2회, 즉 1928년(소화 3년) 치안유지법 위반 징역 1년 및 1929년(소화 4년) 보안법 위반 징역 8개월 등 총 3회에 걸쳐 투옥당할 정도로 열렬한 독립투사였다. 또, 여순사건에 연루되어 복역하던 중 한국전쟁 시기 선조모인 차영심 여사와 함께 불법적으로 학살당했다는 사실을 제1기 진화위도 인정했다. 그럼에도 가족들은 국가로부터 단 한 푼도 배·보상을 받지 못했고, 선조부 역시 해방공간에서 진보적인 운동에 합류했다는 오직 단 하나의 이유로 독립유공자 서훈마저 받지 못했다”고 설명하면서 “이들 부자가 겪었을 한과 고통 및 부자지정 등을 떠올리면서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는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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