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재민들, "제발 도와주세요…바닥에 무릎 꿇고 국회의원 맞이해"
수재민들, "제발 도와주세요…바닥에 무릎 꿇고 국회의원 맞이해"
  • 박규진 기자
    박규진 기자
  • 승인 2020.10.21 19: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무도 (우리) 얘기를 안 들어줬다·오죽하면 이렇게 하겠나" 호소
21일 오후 한국수자원공사 용담지사 앞에서 지난여름 집중호우 당시 댐 방류로 큰 피해를 본 수재민들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들이 탄 차량이 들어오자 무릎을 꿇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21일 오후 한국수자원공사 용담지사 앞에서 지난여름 집중호우 당시 댐 방류로 큰 피해를 본 수재민들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들이 탄 차량이 들어오자 무릎을 꿇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제발 저희 좀 도와주세요. 일 년 지은 농사가 하루아침에 다 물건너 갔습니다."

[박규진 기자]지난 여름 집중 호우 당시 용담댐 방류로 큰 피해를 본 전북과 충남 지역 주민들이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들이 방문한 한국수자원공사 용담지사를 찾아 지원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국회 환노위 방문이 예정된 이날 오후 2시 이전부터 수자원공사의 무분별한 댐 방류를 성토하는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용담지사 앞에 모였고, 이어 피켓과 현수막에는 '댐만 열지 말고 귀를 열어 주민 말을 들어라', '무능하고 무책임한 댐 관리자를 엄중 처벌하라', '변명만 늘어놓는 수자원 공사를 해체하라' 등의 문구가 쓰였다.

주민들은 의원들을 태운 버스가 도착하자, 피켓을 든 채 무릎을 꿇고 "제발 도와달라"고 하소연했다. 다리와 손목을 붕대와 파스로 감은 고령의 주민들도 찬 바닥에 무릎과 이마를 댔다.

21일 오후 전북 무주군 부남면 다목적강당 앞 도로에서 지난여름 집중호우 당시 댐 방류로 큰 피해를 본 수재민들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들이 탄 차량이 들어오자 무릎을 꿇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오후 전북 무주군 부남면 다목적강당 앞 도로에서 지난여름 집중호우 당시 댐 방류로 큰 피해를 본 수재민들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들이 탄 차량이 들어오자 무릎을 꿇고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버스에서 내린 의원들은 "이야기를 듣고 도움을 주러 온 것"이라며 자리에서 일어날 것을 요청했으나 수재민들은 한동안 도로에서 무릎을 떼지 않았다.

주민들은 의원들의 거듭된 설득에 자리에서 일어나 "아무도 이야기를 안 들어줬다", "오죽하면 우리가 이렇게 하겠느냐", "수자원 공사는 해도 해도 너무하다"며 쌓였던 울분을 토해냈다.

의원들은 주민과 짧은 대화를 마치고 수자원 공사 안내를 받아 용담댐을 둘러보며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수자원 공사는 용담댐 앞에서 한 현장 브리핑을 통해 '기록적 폭우로 인한 불가항력 조처'라는 취지로 당시 댐 방류 상황을 설명했으나 이내 의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한편,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지금 비가 얼마나 많이 왔느냐가 아니라 비가 왔을 때 어떻게 대처했느냐를 묻는 건데 계속 기록적 폭우만 강조하고 있다"며 "지금 여기 있는 주민들은 안 보이느냐"고 지적했다.

21일 오후 한국수자원공사 용담지사 앞에서 수자원 공사 관계자가 지난여름 집중호우 당시 댐 방류 경위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오후 한국수자원공사 용담지사 앞에서 수자원 공사 관계자가 지난여름 집중호우 당시 댐 방류 경위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후원하기

Fn투데이는 여러분의 후원금을 귀하게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파이낸스투데이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사임당로 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0570 법인명 : (주)메이벅스 사업자등록번호 : 214-88-86677
  • 등록일 : 2008-05-01
  • 발행일 : 2008-05-01
  • 발행(편집)인 : 인세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장인수
  • 본사긴급 연락처 : 02-583-8333 / 010-3797-3464
  • 법률고문: 유병두 변호사 (前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서울중앙지검 ,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
  • 파이낸스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스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1@fntoday.co.kr
ND소프트 인신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