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차라리 남한판 ‘최고존엄모독죄’를 만들라
[박한명 칼럼]차라리 남한판 ‘최고존엄모독죄’를 만들라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0.10.15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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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비판은 못 참겠다는 친문의 이중성

[박한명 파이낸스투데이 논설주간]결론부터 말하자. 더불어민주당은 듣기 민망한 궤변 늘어놓지 말고 차라리 최고존엄모독죄를 만들어라. 공영방송 기자든 일반 국민이든 누구든 대통령을 비판하거나 모욕하면 처벌하는 법을 만드는 것, 그게 간단하다.

180여석을 차지한 여당의 당 대표가 이미 공개적으로 100년 집권을 자신할 만큼 당당한데 두려울 게 뭐가 있겠나. 이미 집권세력 ‘최고존엄’에 반기를 들거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사람들은 명예훼손 등 온갖 죄목으로 재판받고 유죄가 내려지는 판이니 궁색한 핑계대지 말고 당당하게 법으로 만들라는 얘기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과방위원장인 이원욱 의원이 감히 남한의 최고존엄의 외모를 비하했다는 등 이유로 이보경 MBC 뉴스데이터팀 국장을 공개 저격하는 모습을 보고 드는 생각이다.

이 국장은 이달 초 페이스북에 “문재인씨는 죽어야되겠다 정치적으로. 노무현씨처럼 물리적으로라고는 안 했다” “라임-강남집값 폭등-부동산리츠 사모펀드로 그걸 또 주워 먹을 태세 등 이익 앞에 얍삽 그 자체”라며 “맹바기(이명박 전 대통령)와 뭐가 다르냐? 오히려 더 한단 말이다” 등 글을 썼다.

또 “그이(문 대통령) 윗입술이 너무 얇아 처음부터 보기 안 좋더라니요. 윗입술은 주는 정을 나타내는 부위랍니다” 등의 문 대통령 외모를 평가하거나 “세월호 아이들한테 고맙다 한거나 이번 피살 공무원 유족을 박대하는 거나 족국과 추녀 아닌 국민은 ‘아웃 오브 안중’ 하는 꼴이나 총선부정 의혹 뭉개기는 또 어떻고 어휴어휴 절레절레”와 같이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부적절한 처신과 발언 등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걸 두고 지난 전당대회를 통해 진정 대깨문들의 영웅으로 거듭났던 이 의원이 과방위원장으로서 자기위치도 잊고 ‘공영방송 기자의 SNS활동은 어디까지 자유가 보장되어야 할까’란 제목으로 이 국장을 저격한 것이다. 이 의원은 “MBC 몇몇 기자의 SNS가 회자가 되고 있다. 공정성에다 타인에 대한 비방까지 문제가 한두 군데가 아니다” “입술의 생김새를 들어 외모 비하를 하고 삿된 의미까지 두어 명예훼손을 일삼고 있다. 언어를 통해 사실을 전하는 기자라고는 믿기 힘든 판단력과 어휘 사용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영방송이 갖는 무게는 우리 사회가 가져야 할 품격과 맞닿아 있다. 지금 MBC가 갖는 사회적 가치는, 국민이 준 신뢰에 바탕하고 있다” “MBC를 포함한 공영방송은 SNS가 갖는 사회적 무게를 이해하고, 그에 걸맞는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단순히 지키거나 말거나 하는 가이드라인이 아니라, 그 무게를 가볍게 여기는 모습에 대해서는 기자라는 이름에 대해 질문하고 화답해야 하는 그런 ‘강한 규정’이 필요하다” 등의 글을 자기 페이스북에 썼다고 한다.

이 의원은 공영방송 운운, 기자의 품격 운운하며 주절이 늘어놓았지만 결국 이 의원 글의 핵심은 MBC가 이 국장을 단도리 하라는 의미다. “이번 일을 계기로 SNS 가이드라인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모아지는 중”이라며 “회사 차원의 징계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이 의원의 지적이 나오자마자 MBC 쪽에서 화답한 것을 보면 그렇지 않은가. 징계 논의는 없다지만 그것도 모르는 일이다. 대깨문과 같은 지지세력이 더 극성을 부린다면 다시 말을 바꿀지 누가 아나.

여당 의원 지적받자마자 단속하겠다고 화답한 MBC

문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판한 이보경 국장은 예전 BBK 사건으로 감옥에 들어간 정봉주 전 의원 석방을 촉구하는 SNS 비키니 시위를 벌였던 바로 그 당사자다. 나꼼수를 응원하고 노조 파업을 지지했던 기자다. 2012년 초 그때 MBC 보도국장이 이 기자에게 비키니 시위 경위서를 받는다고 했을 때 “나꼼수 비키니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한 이보경 기자의 퍼포먼스에 대해 징계 수순인 경위서를 요구하는 것은 ‘소셜테이너 출연금지’에 이어 MBC가 또 다른 위헌행위를 하는 것”이라고 일갈하며 감쌌던 민주당이(전신 민주통합당 전병헌 의원) 이제 문 대통령을 좀 세게 비판했기로 ‘강한 규정’ 운운하는 건 속보이는 짓 아닌가. 물론 이번 일만이 아니라 이 국장이 소위 검언유착 거짓 프레임으로 공작질을 했던 최강욱 등 여권 인사의 거짓을 지적한 일로 미운털이 박힌 것이 더 크게 작용했는지도 모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올해 6월 20일 게재한 것 중 첫 문장이 “우리의 가장 신성한 최고존엄을 건드리며 전체 조선인민을 참을 수 없게 모독한 쓰레기들과 배신자들에 대한 분노가 더욱 극렬해지고 있다.”라고 시작하는 기사가 있다. 공영방송 소속 국장 타이틀을 달고 있는 기자로서는 적절하다 볼 수 없는 가벼운 글에 먼저 발끈하기부터 하는 여권의 태도가 북한의 선전기관과 무척 흡사해 보인다.

필자에게는 ‘남한의 가장 신성한 최고존엄을 건드리며 전체 대깨문 인민을 참을 수 없게 모독한 쓰레기들과 배신자들에 대한 분노가 더욱 극렬해지고 있다’로 읽힌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궁금한 것은 이번 일을 계기로 SNS 내부 가이드라인을 강화하겠다는 MBC가 내놓을 처방이다.

MBC는 과거 추미애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시절 문 대통령을 재앙, 죄인으로 부르는 댓글이 달리는 포털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하자 야당이 ‘우리는 쥐박이, 닭근혜 써도 표현의 자유 때문에 모른 체 넘어갔다’고 반박하니 야당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로 보도까지 냈다.

그러면서 ‘원칙적으로 정부는 명예훼손이나 모욕이 대상이 아니다’ ‘개인에 대한 욕설은 문제지만 정부가 통제하고 처벌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요지의 기자 해설까지 친절히 덧붙였다.

MBC가 여당 의원이 자사 소속 기자를 비판하자마자 자유로운 SNS 활동까지 내부 가이드라인을 강화해 통제하겠다고 나선 것은 자가당착일까 아닐까.

자기들이 불편한 일이 터질 때마다 공영방송 논리를 끌어들이고 가이드라인 운운하는 위선을 떨게 아니라 민주당은 최고존엄을 건드리면 처벌하는 법을 만들고 MBC는 그 법을 적극 홍보하는 게 차라리 어떨까. 때마다 판치는 궤변과 위선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보다야 그게 나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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