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공, 기상청 탓하다 이번엔 한수원·농어촌공사 핑계
수공, 기상청 탓하다 이번엔 한수원·농어촌공사 핑계
  • 장인수 기자
    장인수 기자
  • 승인 2020.08.1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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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과 호남지역의 유례없는 물난리 원인으로 댐 수위조절 실패가 거론되는 가운데 댐 관리 기관인 한국수자원공사(수공)가 잇따라 책임 회피성 발언을 해 원성을 사고 있다
용담댐과 섬진강댐 방류량의 급격한 확대가 침수 피해를 키웠다는 피해 주민과 지자체 주장에 대해 '기상청 예보의 불확실성'을 언급하더니 이번에는 '3개 기관 공동관리'라는 주장으로 책임론을 피해가려는 태도를 드러냈다.

14일 용담댐과 섬진강댐 권역 지자체에 따르면 박재현 수공 사장은 전날 심민 전북 임실군수와 황숙주 순창군수, 유근기 전남 곡성군수 등 5개 지자체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섬진강댐은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수공 등 3개 기관이 운영한다"며 "우리는 댐 저수량의 15%의 생활용수와 3천만t의 공간을 활용해서 홍수를 조절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밑에 깔린 4억t의 물은 농어촌공사가 사용하는 것인데, 저희가 '물을 비우라'고 말할 권한이 없다"며 "수공이 책임져야 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저희에게 권한이 없는 부분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수원은 박 사장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농어촌공사, 한수원, 수공이 협의회를 통해 섬진강댐 용수 이용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맞지만, 댐 관리 규정에 따르면 섬진강댐 관리자는 환경부 장관으로부터 위탁받은 수공이라는 것이다.

이 규정은 특히 홍수기에는 홍수조절이 가장 우선권을 갖고 있고(7조), 홍수조절을 위해 댐을 얼마든지 비울 수 있도록(9조) 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수 때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수공이 수량 유입 등을 고려해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섬진강댐을 3개 기관이 공동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라며 "관리 규정에 따라 수공이 댐 관리자이며, 홍수기에는 홍수 조절을 우선한다고 규정돼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수공 관계자는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를 설명하는 취지"라며 "타 기관에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기상청 예보의 불확실성을 언급해 정부 기관 간 책임 공방의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수공 관계자는 지난 12일 출입기자단 설명회에서 댐 방류량 조절에 실패해 홍수 피해가 커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예측하지 못한 집중호우와 긴 장마 때문"이라고 말했다.

기상청 예보에 따라 대비했으나 예보가 정확하지 않아 차질이 생겼다는 취지의 해명이다.

환경부 관계자도 "이번 홍수 때는 비가 극한으로 온 데다가 기상청의 예상 강우량이 실제와 다르고, 또 장마가 끝나는 시점을 7월 말로 예보해 미처 대비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기상청은 곧바로 반박했다.

기상청은 "7일 오후 5시 발표한 단기예보와 기상정보를 통해 7일 오후 5시부터 8일까지 이어지는 비에 대해 실제 내린 강수량 수준의 비를 예보했다"고 밝혔다.

용담댐이 있는 전북 진안의 경우 7일 0시부터 오후 5시까지 215.0mm의 비가 왔고 오후 5시 단기예보를 통해 8일까지 많은 곳은 250mm 이상 오겠다고 예보했는데, 이미 내린 비와 예보치를 더하면 465mm로 실제 강수량 433.5mm보다 많다는 것이 기상청의 입장이다.
피해 지자체들은 수공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심민 임실군수는 "집중호우가 예고됐음에도 수공은 방류보다 담수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며 "댐의 물을 조금씩 뺐더라면 급격한 방류로 이처럼 큰 물난리가 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숙주 순창군수는 "수공 사장에게 댐 관리를 잘못해서 피해가 커졌다고 하니, 자신들은 매뉴얼 대로 했다며 원론적인 답변만 한다"며 "수공은 아무 힘이 없어 못 하니까, 정치권에 얘기하라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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