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言 유착' 보도한 MBC, 친여 브로커의 '프레임'에 속았나?
'檢·言 유착' 보도한 MBC, 친여 브로커의 '프레임'에 속았나?
  • 김진선 기자
    김진선 기자
  • 승인 2020.04.0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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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기자·검사장 유착' 제보자… 횡령·사기 전과, 평소 조국 옹호
채널A 기자가 ‘윤석열 최측근’ 검사장과 통화한 녹취록을 들었다고 MBC에 제보한 지모씨가 지난달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 황희석(오른쪽) 전 법무부 인권국장이 ‘이제 둘이서 작전에 들어갑니다’라며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 함께 찍은 사진이다. /인터넷 캡처

채널A 기자와 ‘윤석열 최측근’ 검사장과 통화한 녹취록을 들었다고 MBC에 제보했다는 지모씨의 평소 행적이 드러나 MBC의 보도의 신뢰성에 전반적인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채널A 법조팀 기자가 현직 검사장과 유착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 제보를 압박했다고 MBC에 폭로했던 인사는 평소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검찰'을 비난해 온 친여 성향의 지모(55)씨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조선일보가 밝혔다.

횡령, 사기 등으로 복역했으며 평소 검찰의 내밀한 부분을 아는 금융전문가 행세를 하며 친여 매체에 출연해 현 정권을 적극 옹호했다. 법조계 인사들은 "제보의 순수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라고 했다.  지모씨는 친문 성향의 김어준이 진행하는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씨를 옹호하기도 했다.

지씨는 지난 31일 MBC가 방송했던 채널A 법조팀 기자와 '윤석열 최측근' 검사장의 유착 의혹도 제보했다. 지씨는 사기 혐의로 수감 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 대표의 대리인 자격으로 채널A 법조팀 기자를 만났다. 그는 채널A 기자가 모 검사장과 나눈 통화 내용을 들려줬고 이는 자신이 알고 있던 '윤석열 최측근' 검사장의 목소리라고 판단했다고 MBC에 밝혔다.

조선일보는 지씨는 자신이 이번 MBC 보도의 제보자이면서도 제3자인 것처럼 관련 보도를 해석하고 홍보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지씨는 심지어 지난달 31일 MBC의 첫 보도가 나기 일주일 전인 24일 페이스북에 "이번 주말에는 유시민 작가님한테 쐬주 한잔 사라고 할 겁니다. 왜 사야 되는지 금요일쯤은 모두가 알게 될 걸요?ㅋㅋㅋㅋ"라고 썼다. 

MBC 보도를 예고한 것이다.

그러나 MBC 보도가 늦어질 것 같자 지씨는 다음 날인 25일 "아… 유시민 작가한테는 다음 주에 쏘주 한잔 사달라고 해야겠다. …이번 주에 마실 수 있었는데 일정이 좀 아쉽네 ㅋㅋㅋ"라고 썼다. 또한 MBC 보도 하루 전인 지난 30일에는 "갑자기 꿈에 내일 MBC 뉴스데스크를 보라는 신의 메시지가… 모지? 왜지? ㅋㅋㅋㅋ"라고 썼다.  즉 MBC 측이 지씨가 제보한 내용으로 결국 방송을 만들어 내보낸다는 사실을 전달받은 것이다.

이후 이달 2일 아침 지씨는 KBS 라디오와 익명으로 전화 인터뷰를 했다. 지씨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사장과 채널A 기자의 두 달간 통화기록만 서로 제출하면 사실 여부가 밝혀질 것"이라며 "채널A 기자, 사실이 아니라면 검사장 목소리 파일을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그러고 나서는 다시 페이스북에 해당 인터뷰 기사 링크를 걸고 "KBS 라디오에 채널A 기자를 만났던 당사자가 출연했는데 채널A 간부들도 개입된 정황이 대박"이라고 썼다. 

이후 MBC의 관련 보도는 연속으로 쏟아져 나왔다.


◇'제보자 X' 행세하며 조국 등 정권 옹호

채널A 기자가 ‘윤석열 최측근’ 검사장과 통화한 녹취록을 들었다고 MBC에 제보한 지모씨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인터넷 캡쳐

지씨는 지난 2월 16일 페이스북에 "개검총장 윤석열아 오늘 개꿈 꾸면 내덕인 줄 알아라"라고 썼는데, 다음 날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는 윤 총장 아내의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을 보도했다. 보도가 나오자 그는 "그거 봐여 제 말이 맞져? 윤석열이 어제 개꿈 꿀 거라고"라고 썼다. 해당 의혹의 뉴스타파 제보자 역시 지씨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실제 뉴스타파는 "자신이 구치소에 재소 중인 죄수의 신분으로 장기간 검찰 수사에 참여했다고 주장하는 '제보자 X'가 뉴스타파에 찾아왔다" "제보자 X는 금융범죄수사의 컨트롤타워인 서울남부지검에서 검찰의 치부를 목격했다"고 했다. 뉴스타파는 그의 증언을 토대로 검찰 내부 문제를 비판하는 '죄수와 검사' 시리즈를 작년 8월부터 두 달간 보도하기도 했었다.

MBC의 채널A 관련 보도가 나가기 전날, 지씨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꿈에 내일 MBC 뉴스데스크를 보라는 신의 메시지가’라고 적었다. /인터넷 캡처

지씨의 행적을 보면 제보의 신뢰성은 더욱 떨어진다. 지씨는 조국 사태가 한창이던 작년 10월 '김어준의 뉴스공장' 라디오에 출연하여 검찰을 신랄하게 비난하기도 했따. 당시 김어준씨는 지씨를 소개하며 "지난 20여 년간 M&A 시장에서 활동하신 분야의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또 지씨는 지난 26일 정경심씨의 재판 기사 링크를 건 뒤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의) 수백억 잔고 위조 사건을 두고 아직도 이런 쓰레기 기사를 끄적거리는 기자를 보면 쌀알을 BB탄 총알로 디질 때까지 쏘고 시퍼 ㅋㅋㅋㅋ"라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열린민주당 비례후보 기자회견이 열린 지난 달  22일 "윤석열 검찰총장은 공수처 수사 대상 1호"라고, "조국은 무죄"라고 주장해 온 최강욱·황희석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려놓고 "부숴봅시다! 윤석열 개검들!! ㅋㅋㅋ"라고도 적으면서 검찰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검찰 출신 법조계 인사의 말을 인용하며 "지씨는 사기꾼 정도"라고 평가하면서 "서울남부지검에서 증권범죄를 수사할 때 지씨를 정보원으로 몇 번 불러준 모양"이라며 "주식 차트만 보고 이건 시세 조종이 확실하다는 등 혼자만의 그림을 그리던 사기꾼 정도로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신라젠 주가조작 사건에 유시민 이사장이 연루되어 있다는 의혹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MBC가 취재를 준비하면서 사건의 본질은 외면하고 악의적인 제보자의 말만 믿고 엉뚱한 프레임에 휘말려 든것이 아닌가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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