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열심히 하지는 말자
너무 열심히 하지는 말자
  • 김봉건
    김봉건
  • 승인 2019.02.26 20: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글이 잘 안 써진다. 이것도 욕심일까? 물론 이런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글을 쓰는 환경에서 잠시 벗어나면 된다. 산책을 해도 좋겠고, TV를 봐도 좋을 것이다. 주의할 건 그렇다고 해서 너무 멀리 벗어나있으면 안 된다는 점이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다시 글을 쓰는 환경으로 복귀할 수 있을 정도의 물리적 심리적 거리만을 두어야 한다.

그렇다면 글이 잘 안 써지는 원인은 무얼까? 강박일까? 아니면 욕심일까? 이런 상황이 제법 오랜 기간 지속 중이라면 슬럼프일지도 모르겠다. 그럴 땐 차라리 글을 쓰지 말자. 펜을 놓아버리자. 글 쓰는 환경으로부터 멀찌감치 달아나보자. 잠깐 동안의 여유만으로도 효과는 금방 나타날 테니 말이다. 정말이다.

왠지 기시감 같은 게 느껴지지 않는가? 맞다. 우리는 진작 경험해보았다. 학창시절 공부가 잘 안 될 때 차라리 책을 덮고 “에라 모르겠다.” 하면서 놀아버리니 얼마 지나지 않아 잘 안 되던 것들도 술술 해결되었던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수학 문제를 풀다가 어디선가 한 번 막히면 그 뒤로는 아예 대책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면 해당 문제는 일단 건너뛰고 다른 문제를 먼저 푼 다음 해결하면 될 노릇인데, 성격상 요놈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왠지 다음 문제로 넘어갈 수가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

ⓒpixabay

마찬가지다. 펜을 손에서 그냥 놓아버리고 책은 아예 덮어두자. 그리고는 미친 척 다른 일에 몰두하다 보면 다시 공부를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문득 들 때가 분명 온다. 그때 책을 펼치고 펜을 잡으면 신기하게도 안 풀리던 문제가 술술 풀리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이런 효과를 전문 용어로 뭐라 하는지는 모르겠다. 어쨌거나 지금 하던 일을 멈추고 잠시 쉬었다 하면 신기하게도 막혔던 것들이 술술 풀린다. 글쓰기 또한 마찬가지다. 아니 세상 모든 이치가 모두 비슷한 것 같다.

일상에서 일이 잘 안 풀릴 때는 끙끙대면서 지나치게 그곳에만 매몰되지 말 것이며 차라리 머리도 식힐 겸 바람을 쐬거나 다른 재미있는 일에 잠시 빠져보자. 신기하게도 안 풀리던 일들이 쉽게 해결되는 경험을 하게 될 테니 말이다.

지금 글이 잘 안 써지는가? 헐.. 글을 거의 다 썼는데, 도중에 모두 날려버렸다고? 이렇게 안타까운 일이 다 있나. 글 쓸 의욕을 완전히 상실했을 것 같다. (사실은 내가 지금 그런 상황이다) 이럴 땐 펜을 놓고 잠시 숨을 고르라. 몸을 일으켜 산책을 하고 바깥 공기도 좀 마시면서 몸과 마음을 충분히 이완시켜라. 그러다 보면 왠지 미치도록 쓰고 싶은 순간이 분명 도래한다. 그때까지 기다려라.

멈추면 비로소 보인다. 그러니 너무 열심히 하지는 말지어다.

후원하기

Fn투데이는 여러분의 후원금을 귀하게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파이낸스투데이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사임당로 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0570 법인명 : (주)메이벅스 사업자등록번호 : 214-88-86677
  • 등록일 : 2008-05-01
  • 발행일 : 2008-05-01
  • 발행(편집)인 : 인세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장인수
  • 본사긴급 연락처 : 02-583-8333 / 010-3797-3464
  • 법률고문: 유병두 변호사 (前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서울중앙지검 ,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
  • 파이낸스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스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1@fntoday.co.kr
ND소프트 인신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