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기운
생명의 기운
  • 김옥배
    김옥배
  • 승인 2019.01.20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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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만에 미세 먼지가 자취를 감추고 파란 하늘이 보입니다.

요즘 날씨를 보면 추운 날은 미세 먼지가 사라지고 따뜻한 날은 미세 먼지가 극성을 부립니다. 주말이라도 너무 춥거나 미세 먼지 때문에 햇볕 아래 걷기도 꺼려집니다. 햇빛을 맞고 걸어야 정신적으나 신체적으로도 활기가 넘칠 텐데 아직 겨울 한 가운데를 지나고 있는 듯합니다.

먼 데 산도 보이고 저수지에는 얼음이 얼었습니다. 

이 저수지에는 가을부터 오리 가족과 왜가리 종류의 새들이 활동하는 곳으로, 지금은 얼음이 덮여서 어찌 살까 궁금했는데 자세히 보니 물이 흘러 들어오는 쪽, 얼지 않은 주변을 보니 오리 가족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자연은 어딘가에 이런 생명을 위한 틈이 있나 봅니다. 이런 추운 날에도 차가운 물에 발을 담구고 뭔가를 열심히 찾는 모습이 대단해 보입니다.

지난해 피어난 장미들은 다 떨어져 낙엽에 묻혔는데 아직 떨어지지 않고 마른 꽃이 되었습니다. 살짝 손을 대보니 부스러질 듯 합니다. 화려한 모습은 간데 없고 저대로 천천히 바람이 불러갈 둣 합니다. 봄 바람이 불 때까지는 자리를 비워주고 새 생명을 맞아들일 준비를 하겠지요.

잎을 다 떨어뜨린 마른 나무 가지가 추워 보입니다. 그저 견디고 있나 했더니 가지의 끝마다 작은 몽오리를 달고 있습니다. 나무에 문외한이지만 저 몽오리가 꽃을 피워내면 이름을 불러주며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담쟁이가 줄기의 갈고리를 벽에 벽이고 위로 위로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곳까지 덮고 있습니다. 지금은 마른 실 핏줄 같이 약해 보이지만 좀 있으면 줄기에서 연푸른 잎파리들이 온 담을 덮겠지요.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의 기운이 때를 기다리며 움크리고 있는 듯합니다.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강아지들이 있는 애견거리를 지날 때면 귀여운 모습에 눈이 가지만 걸음을 옮길 때면 짠해지는 기분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어미 품을 떠나 누군가를 만나느냐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는 강아지들의 생애가 어찌될지? 동물보호단체에서도 케어가 제대로 안되어 안락사를 손쉽게 해버렸다는 뉴스에 서글퍼지는 요즘입니다.

푸른 대나무들이 엉켜있는 모습이 든든해보입니다. 

도심의 도로 옆, 매연이 수시로 덮치지만 뿌리가 서로 뒤엉켜 한 겨울에도 푸르름을 유지하고 세력을 넓혀가는 모습처럼 애견 센터의 강아지들도 좋은 주인을 만나 마음껏 뛰어 놀며 버려지지 않고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해가 지려고 능선에 걸쳤습니다. 주변은 더욱 어두워 보이고 차가운 기운에 손이 시려집니다.

해가 지고 있지만 내일 다시 해가 뜰 것임을 알기에 오늘 밤도 편히 잠들수 있겠지요. 생명이 움츠러들어 말라버린듯이 보이지만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것을 또한 알기에 기쁘게 기다리고 있는 것이겠지요. 

지금 우리의 모습도 눈에 보이지 않지만 특별한 것이 우리 속에서 자라 적당한 때가 되면 꽃을 피울 수 있다는 믿음으로 산다면 하루 하루가 더 기쁘고 감사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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