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서적] 서(西) 북촌 이야기 ㊤
[신간서적] 서(西) 북촌 이야기 ㊤
  • 김진선 기자
    김진선 기자
  • 승인 2018.10.0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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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사람의 눈으로 보는 서울 서(西) 북촌 답사기

최준식 교수의 ‘서울문화지’ 시리즈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다니는 서울 지역을 더 깊게 알고 싶은 마음과, 그것을 주위와 나누고 싶은 마음을 담아 답사기 형태로 쓴 책이다. 서울의 유명하거나 유명하지 않아도 유서 깊은 장소와 문화, 역사와 거기 사는 주민들과의 대화를 통하여 취재한 이야기까지 이 책에 담겨 있다.

이 책은 앞선 익선동과 동(東) 북촌에 대한 문화답사지에 이어 세 번째 되는 책으로, 서(西) 북촌에 대한 것이 주 내용인데 이 지역에는 볼 게 많고 이야기 거리가 많아 한 번에 보지 못하고 상, 하 두 권으로 나누어 볼 예정이다.

상권에서는 한국 근현대사의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경복궁의 동십자각과 서십자각을 시작으로 삼청로를 따라 올라가면서 만나는 지금은 식당이 되어버린 엄비의 집 두가헌, 복잡한 역사를 간직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조선 정부의 민정비서실인 종친부 등을 지나 예전 보습을 지니고 있는 서 북촌 골목길을 따라가 보면 삼청동의 랜드마크인 코리아 목욕탕과 서태지의 노래의 제목인 소격동 만난다. 중등 교육의 발상지인 정독도서관을 둘러보고 감고당 길을 걸어 내려오면서 답사를 마감 한다.

▪ 판형 및 페이지 : 114 X 184mm / 284 페이지
▪ 발행일 및 가격 : 2018년 10월 1일 / 가격 12,000원
▪ ISBN 978-89-6246-360-6 04980
▪ 주류성출판사

작가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서울에 대해 이야기하다 “북촌 가 봤어요?” 하고 물어보면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이 북촌을 조금은 안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을 데리고 북촌에 가서 짧은 답사라도 시켜주면 깜짝 놀란다. 이곳에 이렇게 이야기 거리가 많으냐고 하면서 말이다. 그들이 북촌을 다녔다고는 하지만 간 곳은 카페나 음식점뿐이라 북촌의 진짜 모습은 알지 못한다. 북촌을 답사 대상 지역으로 선정한 이유는 간단하다. 이 지역은 경복궁과 창덕궁이라는 조선의 가장 중요한 두 궁 사이에 있는 지역이니 그곳에 얽혀 있는 이야기가 얼마나 풍부하고 많겠는가? 그래서 서울의 역사를 언급할라치면 이 지역은 항상 1 순위로 떠오른다.

그럼, 서(西) 북촌은 어디를 말하는가? 서쪽 북촌은 북촌로에서 경복궁 동편까지를 지칭하는 지역이다. 이 지역은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분명 조선 후기에 궁에서 직책을 맡은 귀족들이 많이 살았던 것 같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1906년의 호적 자료에 이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 중 양반과 관료가 약 44%에 달했다고 하니 분명 ‘권문세가’가 많이 살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동 북촌 기행을 할 때에 설명한 것처럼 이 지역에 있는 집 가운데 진짜 권문세가가 살던 집은 딱 1채밖에 남아 있지 않다.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윤보선 가가 그것이다. 백인제 가옥이나 한 씨 가옥도 있지만 그것은 조선 사대부들이 짓고 살았던 집이 아니다. 이 두 집은 일제식민기에 유명한 친일파인 한상용이 일본식과 한옥 양식을 섞어 만든 퓨전 한옥이다. 그래서 정통 한옥이라고 할 수 없다.

사정이 이렇게 되니 이 넓은 북촌에 진짜 사대부집은 윤보선 가 하나만 남는 것이다. 조선 후기에 이 지역은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이 지역이 작은 한옥들로 뒤 덮여 있지만 당시는 윤보선 가 같은 큰 집들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동네 분위기가 지금과는 사뭇 달랐을 것이다. 그러다 나라가 망하니 그 지역에 살던 사대부들이 더 이상 그곳에 있을 필요가 없어 집을 팔고 그 지역을 떠났을 것이다. 그런데 일제식민기 초에 사람들이 서울(경성)로 모여들어 서울에 주택이 모자라게 되었다. 이 수요에 부응해서 민간의 주택건설회사들이 설립되었고 이들에 의해 ‘구획형 개발’이 시작되었다.

이 일은 1910년대에 이미 시작됐는데 정세권도 1920년대 이후에 이 일에 본격적으로 뛰어 든다. 이때 주택업자들은 사대부들이 남기고 간 중대형 필지를 구입한 다음 잘게 나누어 그 대지에 작은 집을 지은 것이다. 이 서 북촌의 가회동이나 삼청동 일대는 대표적인 한옥 밀집지역인데 이것이 정세권의 작품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지금의 북촌은 이때부터 형성되어 온 것인데 1960년대나 1970년대까지 이 지역은 학교나 공공시설을 제외하고 이런 작은 한옥들로 채워져 있었다.

본격적으로 서 북촌 안으로 들어가자. 서 북촌을 답사하는 코스는 여러 가지가 가능한데 크게 보아 대체로 두 가지 코스로 정리할 수 있다. 이 두 코스는 시작 지점이 다르다. 우리가 이 책에서 일단 소개하는 코스는 짧은 코스로 시간이 얼마 없을 때 택할 수 있는 코스이다. 이 코스는 빠르게 움직이면 30분 정도면 충분한데 각 유적을 심도 있게 충분히 보려고 한다면 2시간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 우리가 앞으로 볼 지역은 서 북촌에서도 서쪽에 해당되는 지역이다. 그러니까 경복궁 쪽에 연해 있는 지역이다.

이 지역은 서 북촌의 반에 해당되는 지역이다. 다른 반, 즉 서 북촌의 동쪽 지역은 다음 권에서 다룰 것이다. 그 답사는 지하철 안국역 1번 출입구에서 시작하는데 주요 답사지로는 윤보선 고택, 백인제 가, 이준구 가, 북촌한옥길 등이 포함된다. 이 유적들에 대한 설명도 한 권의 분량이 될 터인데 그것은 그때 보기로 하고 우리는 북촌의 짧은 답사를 시작하자.

지은이 소개 

이 책의 저자 최준식은 서강대학교에서 역사학(한국사)을 전공하고 미국 템플대학교 대학원에서 종교학을 전공했다(종교학 박사). 1992년에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한국학과에 교수로 부임하면서 한국 문화에 대해 폭넓은 공부를 시작했다. 1990년대 중반에는 ‘국제한국학회’를 만들어 김봉렬 교수(현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나 고(故) 오주석 선생 등과 같은 동학들과 더불어 한국 문화를 다각도로 연구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사단법인 ‘한국문화표현단’을 만들어 우리 예술문화를 공연형태로 소개하는 운동을 시작했고 지금도 여전히 하고 있다.

2013년에는 한국 문화가 중심이 된 복합문화공간인 ‘한국문화중심(K-Culture Center)’을 만들어 한국문화 전반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한국인에게 문화는 있는가』, 『한국문화교과서』, 『한국의 종교, 문화로 읽는다 1, 2, 3』, 『다시, 한국인』, 『한국 음식은 ‘밥’으로 통한다』, 『예순 즈음에 되돌아보는 우리 대중음악』, 『한국문화 오리엔테이션 1, 2』, 『한 권으로 읽는 우리 예술 문화』, 『종묘대제』, 『한국 문화의 몰락』, 『익선동 이야기』, 『동(東) 북촌 이야기』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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