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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울의 사우디 원정기, 악조건 속 아쉬운 무승부(AFC 챔스)
 서울
 2013-08-22 15:48:43  |   조회: 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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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과 알 아흘리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경기가 열렸던 22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킹 압둘아지즈 스포츠시티. 죽을 힘을 다해 뛰었던 서울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자 한국교민들이 있는 관중석을 향해 다가갔다. 걸을 힘조차 남아있지 않을 만큼 지쳤지만 태극기를 펼쳐들고 환호하는 팬들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줄을 맞춰서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손을 머리 위로 들어 박수를 쳤다. 그제서야 경기 내내 마음껏 펄럭이지 못했던 태극기가 바람을 맞고 펼쳐졌다. 사방이 온통 알 아흘리의 광적인 축구팬들로 가득찬 곳에서도 100여명의 교민응원단은 경기장의 선수들과 함께 마음으로 뛰었다. 경기결과는 비록 1-1 무승부였지만 온갖 악조건 속에서도 서울은 값진 결과를 냈다. 힘든 원정경기에서 패하지 않으면서 홈에서 치르게 될 2차전에 힘을 얻을 수 있게 됐다.

 

◇불편과 불안 속에 보낸 200분

 

서울이 경기를 치르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이날 현지시각 21일 오후 9시 열리는 경기를 위해 선수단 버스가 제다의 숙소를 출발한 시각은 오후 5시40분. 경찰 에스코트 문제로 얘기가 길어지면서 계획했던 시간보다 10분 늦게 출발했다. 무슬림이 아니기 때문에 메카시내를 통과할 수 없어 메카도심의 동북부에 있는 경기장에 가기 위해 차는 시 북쪽외곽을 빙글빙글 돌아야 했다. 인적이 있는 도로에서는 알 아흘리 팬들이 경적을 울려대며 추격하고, 돌과 흙만 펼쳐진 도로에서는 추월하려는 난폭한 차들이 버스의 진로를 위협하는 등 위험한 상황들이 이어졌다. 스톱워치가 계측한 경기장까지의 소요 시간은 1시간 50분이었다. 고생스러운 110분을 거친 끝에 도착한 경기장은 선수들을 불안 속에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시도때도 없이 관중석에서 굉음을 내며 폭죽이 터지고 알 아흘리의 상징색인 녹색과 흰색의 연막탄을 피우는 등 경기장이 온통 화약냄새로 진동했다. 시끄러운 방송에 맞춰 2만 5000여명의 관중이 내는 응원과 함성, 박수소리는 상상 이상의 중압감을 줬다. 일방적인 응원과 끔찍한 야유, 불안함을 자극하는 화약냄새 속에서 선수들은 힘겨운 90분의 싸움을 벌여야했다.

 

◇함성 잠재운 첫 골, 아쉬운 동점골

 

첫 골은 생각보다 빠른 시간에 터졌다. 전반 10분 고요한은 상대진영 오른편에서 차두리가 스로인한 공을 이어받았다. 골라인 근처까지 몰고간 그는 문전으로 쇄도하던 데얀에게 정확한 패스를 연결했고, 데얀은 깔끔한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경기장을 울리던 응원함성이 잠시 멈추더니 곧이어 탄성과 야유가 쏟아졌다. 데얀은 별다른 큰 동작의 골 뒤풀이 없이 벤치로 달려가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포옹을 하면서 기쁨을 나눴다. 가장 마지막에는 골을 도운 고요한을 끌어안으며 감사인사를 주고받았다. 전반 중반 이후에는 만회골을 노리는 알 아흘리의 공세가 이어졌다. 전반종료직전에는 상대의 슛이 서울의 골포스트를 때리는 아찔한 위기상황도 나왔다. 후반들어 알 아흘리의 공세는 더욱 강해졌다. 후반 24분과 27분에 각각 용병 미드필더들을 빼고 공격수들을 투입하며 골을 노린 알 아흘리는 끝내 후반 36분 상대 술탄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무승부 가운데서도 서울이 얻은 성과

 

외부의 위협이 강해지면 내부의 결속력은 더욱 단단해지는 법이다. 이날 서울은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그 어느때보다 끈끈한 모습을 보여줬다. 전방의 데얀이 측면의 윤일록과 패스룰 주고 받다 실수가 나와도 서로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하고, 측면 수비의 헐거워진 자리를 메우기 위해 달려 내려와 태클로 슛을 저지한 고요한의 등을 토닥여주는 등 짧은 순간이지만 선수들의 심정이 느껴지는 장면들이 시시각각 눈에 띄었다. 힘든 원정경기에서 팀으로 똘똘 뭉치는 모습을 보여줘 다음달 18일 이어질 서울에서의 2차전에 기대를 걸게 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데얀이 K리그에 이어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득점포를 재가동한 것도, 지난 대전전에서 눈두덩이 부상을 당했던 김용대 골키퍼가 연이은 선방으로 실점위기를 넘긴 것도, 하대성이 왼발 부상중에도 통증을 참고 풀타임을 소화하며 주장으로서의 역할을 다해낸 것도 서울이 팀으로서 이룬 또다른 성과였다.

 

<메카(사우디아라비아)=공동취재단>

2013-08-22 15:4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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