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행 전 여성부장관 후보는 15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서 과거 자신의 발언이 왜곡됐다며 바로잡아 줄 것을 요구했다.

김 전 후보는 이 과정에서 발언을 왜곡한 당사자인 진중권 광운대 교수와 설전을 벌였으며, 특히 CBS측은 김 후보의 과거 발언을 전하면서 의도적으로 특정 부분을 삭제하고 자막을 달아 빈축을 샀다. 

김 전 후보자는 지난 2012년 유튜브 방송에서 "임신을 원치 않지만 예를 들어서 너무 가난하거나 남자가 도망갔거나 강간을 당했거나 어떤 경우라도 여자가 아이를 낳았을 적에 우리 모두가 좀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톨러런스(tolerance·관용)라고 할까요. 이런 거가 있으면 사실 여자가 어떻게 해서든지 키울 수 있다고 봐요"라고 발언한 바 있다. 

김 전 후보자는 자신의 이 발언을 두고 라디오에서 진중권 교수를 향해 "내가 한 번도 '강간당해도 애를 낳아야 한다'고 이야기한 적이 없다. 그런데 진 선생님이 (과거에) 나를 그걸로 엄청 공격을 했다"고 따졌다. 특히 그는 "나는 강간했어도 애를 낳으라고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얘기하는 정신 빠진 여자가 어디 있느냐"며 "아이를 낳았다면, 그 아이를 얘기한 거다. 그렇게 해서 낳은 아이는 국가가, 사회가 보호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진 교수는 "그 말이 그 말 아니냐"며 "강간해서 애를 낳는 상황을 상정한다는 것 자체가 그렇게 들릴 소지가 있고 이런 건 해석의 영역"이라면서 "그렇게 해서 낳는 여인이 정말로 자기가 애를 낳고 싶어서 낳은 것처럼 들린다. 그런 가능성을 가져다 상정하면 안 된다"며 그러한 표현을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덧붙혔다.

김행 예비후보는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시사평론가 진중권 선생의 세 치 혀에 '인격 살해'를 당했다"며  "진중권 선생은 (여성부장관) 청문회 직전,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다음과 같이 왜곡했습니다. 해당 발언 전문입니다" 라며 진 교수의 발언 전문을 공개하면서 "이렇게 가짜뉴스는 생산되고 유통됩니다. 수많은 매체가 진중권 선생의 발언을 근거로 저를 비난했습니다" 라고 했다. 

특히 "단언컨대 저는 ”강간 당한 여성이 아이를 낳아라“라고 얘기한 적이 없습니다. 필리핀의 사례를 ‘모범 사례’로 들지도 않았습니다"라면서 진 교수의 말만 듣고 언론들이 명백한 가짜뉴스를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CBS 라디오가 문제가 된 자신의 발언 중 '여자가 아이를 낳았을 적에' 부분을 빼고 자막을 내보냈다며 "경위를 밝혀야 한다. 책임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행 전 여성부장관 후보자의 입장문 전문이다. 

시사평론가 진중권 선생의 세 치 혀에 ‘인격 살해’ 당한 김행입니다.

1. 어제 (2024.3.15)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진중권 선생과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이 부분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그러나 진중권 선생으로부터 시작된 왜곡 발언은 가짜뉴스로 일파만파 퍼졌습니다. 그간 저는 수 차례 반박 보도자료도 내고, 여러 형태로 반론도 했지만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꼼짝없이 당했습니다. 저의 인격은 산산조각 났고, 저의 60 평생은 송두리째 무너졌습니다. 저희 가족이 받은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해당 발언 전문입니다. 기자님들이 꼭 확인해 주십시오. 쉽게 비교하실 수 있도록 "유튜브 동영상"도 첨부하니 꼭 봐 주십시오.

”임신을 원치 않았지만, 예를 들어 너무 가난하거나 남자가 도망갔거나 강간을 당한 경우라도, <<< 여자가 아이를 낳았을 적에>>>, 사회적, 경제적 지원 이전에 우리 모두가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톨러런스(관용)가 있으면 여자가 얼마든지 아이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12년 9월 17일. 김형완의 시사인권 토크)

자는 <<여자가 아이를 낳았을 때>> 라고 분명히 발언했습니다.

그런데 진중권 선생은 청문회 직전,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다음과 같이 왜곡했습니다. 해당 발언 전문입니다.

”강간을 했을 때는 낙태를 불법화한 나라에서조차도 예외적인 경우로 인정하는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이거든요. 그것도 낳으라고 얘기하는 거잖아요. 그 다음의 문제가 사회적 분위기다, 뭐 이런 얘기를 하는데, 저분에게는 여성의 권한, 자기 신체에 대한 여성의 권한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분이에요. 이런 분을 갖다가 여성가족부? 이거 자체가 황당한 일이죠.“

이렇게 가짜뉴스는 생산되고 유통됩니다. 수많은 매체가 진중권 선생의 발언을 근거로 저를 비난했습니다.

단언컨대 저는 ”강간 당한 여성이 아이를 낳아라“라고 얘기한 적이 없습니다. 필리핀의 사례를 ‘모범 사례’로 들지도 않았습니다.

이는 한글을 모르고 한국말만 알아도 이해할 수 있는 명백한 가짜뉴스입니다.

그런데도 어제 진중권 선생은 또다시 제 발언을 왜곡해 독설을 퍼부었습니다.저는 사과하실 줄 알았습니다. 시사평론가의 말은 절대선입니까? 무결점, 무오류입니까?

2. 어제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는 또 자막을 조작했습니다.

”임신을 원치 않았지만, 예를 들어 너무 가난하거나 남자가 도망갔거나 강간을 당한 경우라도, <<< 여자가 아이를 낳았을 적에>>>, 사회적, 경제적 지원 이전에 우리 모두가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톨러런스(관용)가 있으면 여자가 얼마든지 아이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12년 9월 17일. 김형완의 시사인권 토크)

이 부분에서 <<< 여자가 아이를 낳았을 때>>> 는 쏙 빼고 왜곡 편집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박재홍 앵커는 그것을 그대로 읽었습니다.

제가 책임자인 이광조 PD님께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의 동영상 원본을 전달했습니다. CBS는 <<<여자가 아이를 낳았을 때>>> 라는 발언을 쏙 빼고 편집 보도한 경위를 밝혀야 합니다. 그 책임도 물을 것입니다.

3,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서 자진 사퇴한 직후, 제가 바로 찾아간 곳이 바로 미혼모 보호시설인 애란원입니다. 애란원 원장님은 청문회 기간 내내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신 분입니다. 제가 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 시절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던 곳입니다. 과일을 다섯 박스 사 들고 갔습니다. 이곳에는 친족에 의한 성폭행 등 다양한 사정에 의해 피치 못하게 임신하고 아이를 출산한 미혼모들이 아기들과 살고 있습니다. 저는 이외에도 난곡의 베이비박스 시설 등 많은 미혼모 단체를 지원하고 조선일보 등 신문 칼럼으로 미혼모의 위기를 알리는 기고 활동도 했습니다.

회사가 적자에 시달렸던 2012년에도 ‘김형완의 시사인권토크’를 매주 한 차례씩 1년 넘게 진행했습니다. 해당 발언이 나온 것은 이때입니다. 김형완 선생님이 운영하시는 ‘인권연구소’에는 10년 넘게 매달 후원을 했습니다. 아마도 상위권 후원자일겁니다. 인권에 관심이 없었다면 왜 후원을 했겠습니까?

제 나이 60세에 코스타리카에 있는 UN 평화대학원에서 인권을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인종 청소를 당한 로힝야족 여성들을 만나기 위해 방글라데시까지 가서 지원했습니다. 제 페북에 그때의 동영상들이 그대로 존재합니다. 당시 미얀마에서 성폭행 당해 강제 임신당한 여성들을 UN에서 보호하고 있는 현장이었습니다. 저는 NGO인 ADI (Asian Dignity Initiative)의 이사 자격으로 지원했는데, 저는 이사회 참석은 물론, ADI의 사무실 무상 임대, 후원금 지원 등 각종 형태로 재정 후원자 역할도 했습니다.

이런 제 인생은 진중권 선생의 세 치 혀에 송두리째 모멸당했습니다.  (이상 입장문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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