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석 칼럼] 인구감소 문제해결
[정연석 칼럼] 인구감소 문제해결
  • 정연석
    정연석
  • 승인 2024.03.0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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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대구 군위군 부계초등학교에서 입학식을 마친 1학년 신입생.(사진=연합뉴스)

봄은 약동의 계절이다. 3월 5일이 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인 경칩(驚蟄)이었는데, 경칩은 만물이 약동하며 새로운 생명이 생기고,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땅속에서 깨어남을 뜻한다. 그런 봄날의 희망을 가득 안고 시작한 초등학교 입학식의 뒷모습이 우리 마음을 아프게 했다.

대구의 모 초등학교에 올해 유일하게 입학한 학생이 입학식을 마치고 홀로 교실로 이동하는 뒷모습이 사진에 찍혔는데, 가방을 등에 메고 텅 빈 복도를 혼자 걸어가는 입학생의 곁에는 함께 공부할 친구가 아무도 없었다. 공놀이를 같이 할 친구도 없고 입씨름할 말동무도 하나 없는 것이다. 왁자지껄한 입학식의 흥분이 가라앉을 즈음에 반장과 부반장을 뽑고 웃음꽃을 피우던 모습은 점점 보기 어렵게 되었다.

입학생이 1명뿐이면 반 편성도 필요 없고,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해야 한다. 교실 수업도 선생님과 둘이서 과외수업 받듯이 해야 할 것이다. 너무 낯선 학교 풍경에 어안이 벙벙한데, 올해 입학생이 단 1명도 없는 초등학교가 150여 곳이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민국의 인구 감소가 심각하다 

초저출생으로 학령 인구가 줄었기 때문인데, 대한민국의 인구 감소는 외국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작년 12월의 뉴욕타임스에 “한국이 사라지고 있는가?”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대한민국의 출산율 0.7을 기준으로 대한민국 인구를 분석해보면, 한 세대당 200명의 인구에 대해 다음 세대에는 70명의 인구가 있을 예정이며, 이것은 14세기 유럽의 흑사병보다 더 많은 인구 감소를 의미한다는 칼럼이었다.

CNN 방송은 한국의 출산율이 세계 최저 수준임을 지적하며 군 인력 유지에 대한 우려를 표했고, 캘리포니아주립대의 조앤 윌리엄스 교수는 한국의 합계출산율에 대해 충격을 감추지 못하며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다'는 극단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지난달에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합계출산율은 0.72명이다. 자녀세대가 부모세대보다 약 1/3로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래된 인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대한민국을 분석한 미국 작가의 글이, 한편으론 기분 나쁘지만 너무 정확한 지적인 것 같아서 가슴이 아프다.

한국은 유교와 자본주의의 단점을 극대화하고 장점을 무시해서 우울한 사회가 만들어졌다. 유교의 영향으로 수치심과 남에 대한 판단을 극대화하는 반면에, 가족주의와 사회적 친밀도는 잃어버렸다. 자본주의 영향으로 물질주의와 돈벌이에 대한 노력은 강조하는 반면에, 자기 표현과 개인주의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우리 사회가 저출산 국가를 만들었다는 지적을 부인할 수 없다.

2023년 모 초등학교 입학식을 마친 한 어린이가 복도를 걸어가고 있다

국가 존망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인구 감소와 저출산 고령화에 대한 문제는 대다수 국민이 인식하고 공감대가 형성되었지만, 그 해법과 돌파구를 찾지 못해 끙끙대고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문제 해결의 가장 빠른 때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외교안보와 인구문제 해결에 국정의 우선순위를 두고 관심을 보인 것은 다행이다. 대통령직속기관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만들어 저출산 문제를 중요한 국가적 어젠다로 설정했고, 지난달에 비상근장관급인 저고위 부위원장을 상근 부총리급으로 전환하는 등 저고위의 정책 총괄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 범국가적 역량을 모아 난제를 해결해야 하므로 국민과의 소통이 필수다.

따라오라는 정책이 아니라 국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지원을 강화하고 사회적 환경을 조성해서, 현실로 닥친 국가 존망의 문제를 온 국민이 함께 해결해야 한다.  

 

칼럼니스트 소개 

정연석

한나라당 중앙당 부대변인

전, 대한지적공사 감사
한국성서대학교. 경주대학교, 여주대학교 한국어학당 한국어 강사
도서출판 석향기획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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