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철의 유통칼럼(70) 전자상거래는 오라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권순철의 유통칼럼(70) 전자상거래는 오라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 권순철 칼럼니스트
    권순철 칼럼니스트
  • 승인 2024.03.0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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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클의 사전적 의미는 예언 신탁, 예언자라는 뜻을 갖고 있다. 영화 매트릭스의 등장인물 오라클도 영화 내에서 예언을 하고 매트릭스에서 발생하는 모든 정보를 관리한다. 블록체인 상에서 오라클은 블록체인 외부의 실제 세계 데이터를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써드파티 오라클 vs. 퍼스트파티 오라클 / 이미지 출처: Xangle

민재와 준호가 스포츠 경기 결과에 돈을 걸고 싶어한다고 가정해 보자. 민재는 A팀에 5만원을 베팅하고 준호는 B팀에 5만원을 베팅하여 총 10만원이 스마트 계약에 따라 에스크로에 보관되어 있다. 게임이 끝나면 스마트 계약은 10만원을 민재에게 줄지 준호에게 줄지 결정해야 한다.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경기 결과와 정확히 일치되는 정보가 블록체인에 전달되어야 한다. 그래야 온체인 코드와 오프체인 인프라가 결합되어 실제 이벤트에 반응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블록체인 외부의 실제 세계 데이터를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누가 제공할 것인가?

단일 기관 또는 조직이 데이터 제공 및 검증을 담당하는 것이 중앙집중식 오라클이다. 이는 관리 및 운영이 비교적 간단하지만, 단일 실패 지점(single point of failure)에 대한 위험이 존재한다. 가령 중앙집중식 오라클이 오프라인 상태가 되면 스마트 계약은 실행에 필요한 데이터를 액세스 할 수 없거나 오래된 데이터에 기반하여 부적절하게 실행될 수 있다.

더 나쁜 것은, 단일 오라클이 손상된 경우 온체인으로 전달되는 데이터가 매우 부정확할 수 있으며 스마트 계약이 매우 잘못된 결과를 실행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잘못된 입력이 잘못된 출력으로 이어지는 “garbage in, garbage out” 문제를 야기한다. 또한, 블록체인 거래는 자동화되고 불변이기 때문에 잘못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계약 결과는 되돌릴 수 없다. 즉, 사용자 자금이 영구적으로 손실될 수 있다.

이에 반해 여러 노드가 참여하여 데이터 제공 및 검증을 수행하는 방식이 분산형 오라클이다. 중앙집중식 오라클 오라클에 비해 보안성이 높지만, 관리 및 운영이 더 복잡하고 합의 과정에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분산형 오라클 네트워크(DON)는 여러 개의 독립적인 오라클 노드 운영자와 신뢰할 수 있는 여러 데이터 소스를 결합하여 엔드투엔드 분산화를 구축한다. DON은 온체인 코드와 오프체인 인프라가 결합되어 실제 이벤트에 반응하고 기존 시스템과 상호 운용되는 고급 분산 애플리케이션(dApp)을 지원하는 하이브리드 스마트 계약 생성을 가능하게 한다.

그렇다면 분산형 오라클이 더 좋을까? 필자의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예를 들어, 영희가 쇼핑몰에서 3만원짜리 상품을 구매하고 스마트 계약을 했다고 가정해 보자. 스마트 계약은 영희가 구매한 상품이 안전하게 영희에게 전달되었을 때 구매 대금이 쇼핑몰에 전달되도록 되어 있다. 영희가 구매한 상품이 영희에게 잘 전달되었다는 정보를 블록체인에 전달해야 스마트 계약이 종료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배송 완료 정보를 누가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 하루에도 수 억 건에 달하는 배송정보를 수작업으로 전달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이때 활용 가능한 정보가 택배사의 전산시스템에 보관되어 있는 배송 완료 정보이다. 택배사의 배송 정보는 중앙집중식 오라클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보다 더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있을 수 있을까?

분산형 오라클이 중앙집중식 오라클보다 진보된 기술인 것은 맞지만 분산형 오라클이 항상 옳지 않다. 상황에 맞는 적절한 오라클 기술을 선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또한 오라클은 블록체인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오라클 자체의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권순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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