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석 칼럼] 따뜻한 봄이 그립다
[정연석 칼럼] 따뜻한 봄이 그립다
  • 정연석
    정연석
  • 승인 2024.03.0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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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 좀 피어나야 봄다운 것이다

삼월을 시샘하듯 떡하니 윤달로 버티더니, 2월도 29일이 지나고는 어쩔 수 없이 3월 1일로 자리를 내주었다. 그래도 겨울은 쉽게 물러가지 못하고 삼월 첫날부터 차가운 바람을 몰고 왔다. 눈 내리는 삼월 날씨를 연출하였고 놀란 사람들은 겨울옷을 다시 끄집어냈다. 아무리 추위에 혼쭐이 나도 겨울 가면 봄 오는 것이 순리이기에, 날씨에 상관없이 삼월은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강남 갔던 제비도 돌아오고 학교마다 입학식으로 분주했다.

초등학교가 대부분 3월 초에 입학식을 하는데, 대학 입학식 3월은 옛말이 되었다. ‘2월 졸업식, 3월 입학식’이 불변의 공식인 줄 알았지만, 이젠 완전히 깨진 것 같다. 서울대가 2024학년도 입학식을 이례적으로 3월이 아닌 2월 29일에 치렀다. 연세대, 고려대 등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다. 서강대와 이화여대는 2월 21일, 한양대는 23일, 성균관대는 27일에 각각 2024학년도 입학식을 개최했다. 3월에 꽃샘추위가 와도 괜찮고, 2월에 입학식을 해도 괜찮다. 그러나 봄은 역시 봄다워야 하고, 따뜻한 날씨에 꽃도 좀 피어나야 봄다운 것이다.

 

우리 경제는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

열심히 일하고 땀흘리며 노력하는 사람은 언젠가 잘 사는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데, 지금의 우리 경제는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 고물가 고금리에 시달리며, 서민 경제는 주름이 가시지 않는다. 채무자들은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이자를 제때 내지 못해 신용 관리도 포기할 지경이다. 신용이 떨어지면 제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고, 기존의 대출도 만기가 도래하면 기한 연장을 받지 못한다. 제 2금융권에서 버텨 보다가,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사채 시장으로 떠밀려가야 한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루려고 영끌한 사람들은 치솟은 금리에 허리띠를 졸라매도 감당이 안 되고, 임대 수입이라도 마련해 보려고 상가를 분양받은 사람들은 비어 있는 공실을 보면서 한숨으로 날을 지샌다.

 

불명예를 언제까지 가져갈 것인가

자영업자도 경기가 나빠 울상이고,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 자영업자 수는 578만4천명으로 전체 취업자 수의 20.1%를 차지했다. 특히 나홀로 사장을 가리키는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37만명으로 2008년 이후 15년 만에 가장 많았다. 인구 고령화와 은퇴 후 생계형 창업 성행으로 인해 60세 이상 자영업자 수가 작년에 200만명을 처음 넘어섰고, 전체 자영업자 중에서 60세 이상 비중은 36.4%로 역대 가장 높았다.

고령 자영업자 수가 많은 것은 전반적인 인구 고령화 영향이 크지만, 생계형이 적지 않다 보니 한번 자영업에 뛰어들었다가 나이 들어서도 일을 놓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는 지적이다. 자발적인 근로가 아니라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창업했는데, 그마저도 빚에 허덕이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노인 빈곤율 세계 1위, 노인 자살율 세계 1위의 불명예를 언제까지 가져갈 것인가?

 

우리 정치는 그렇지 못해 화가 난다

아무리 어려워도 참고 견디면 좋은 날이 올 것이고, 쥐구멍에도 볕 들 날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붙잡고 또 힘겨운 하루를 살아 낸다. 우리나라가 그렇게 할 것이고 위정자들이 그렇게 해주기를 바라는데, 지금의 우리 정치는 그렇지 못해 화가 난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옥중에서 ‘소나무당’을 창당하고,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다는 소식이 편하게 들리지만은 않는다. 2심에서 징역 2년에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조국혁신당’을 만들고, 무능한 검찰독재정권 종식을 위해 맨 앞에서 싸우겠다고 소리높이는 것도 꼴불견이다.

온갖 사법리스크로 재판을 받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이중 잣대로 공천권을 휘두르는 모습도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특혜 채용 의혹’으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은 서창호 씨의 전 장인이, 양산 평산마을에서 정치 현안마다 간섭하는 모습도 바람직하지 않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칼럼니스트 소개 

정연석

전 한나라당 중앙당 부대변인

전 대한지적공사 감사
한국성서대학교. 경주대학교, 여주대학교 한국어학당 한국어 강사
도서출판 석향기획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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