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건설 변수에…경기 불확실성 커지나
반도체·건설 변수에…경기 불확실성 커지나
  • 김진선 기자
    김진선 기자
  • 승인 2024.03.0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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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회복은 아직…투자·소비의 추세적 전환이 관건
"수출이 좋아지면서 관련 산업은 좋아지지만, 내수는 회복세가 더딘 모습"

경기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실물지표들이 냉온탕을 오가는 모습이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 격인 수출의 회복세가 이어지고 내수 회복은 기대치에 못 미치는 흐름은 유지되고 있지만, 부문별로는 변동성이 크다.

특히 1월 산업활동 지표에서 일시적인 요인들이 눈에 띄면서 경기 불확실성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월 제조업(-1.4%)을 비롯한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1.3% 감소했다.

특히 주력업종인 반도체 생산이 '전월 대비' 8.6% 줄었다. 작년 10월(-10.5%) 이후 석 달 만에 감소했다. 반도체 생산과 출하가 분기 말에 집중되면서 분기 초에는 감소하는 계절성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작년 동월 대비'로 잣대를 바꾸면, 다른 흐름이 그려진다.

1월 반도체 생산은 44.1% 증가하면서 작년 11월(40.7%)·12월(47.0%)에 이어 3개월 연속으로 40%대 플러스를 기록했다.

전월비와 전년비 격차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의 손바뀜이 빠르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월과 2월 수출은 각각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0%, 4.8% 증가했다. 작년 10월부터 5개월 연속 플러스다.

특히 2월 반도체 수출은 작년 동월 대비 66.7% 증가해 2017년 10월(69.6%) 이후 가장 크게 늘었다.

제조업 부문별로도 사뭇 다른 양상이다.

국내 내수 부진의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건설업 생산은 지난 1월 전월보다 12.4% 늘어 작년 9월(0.4%) 이후 넉 달 만에 반등했다.

아파트·공장 건축 호조에 힘입어 12년 1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반도체 마이너스' 속에서도 전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가 전월보다 0.4% 증가세를 기록한 것도 건설생산 효과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전산업 생산은 작년 11월 0.3% 증가로 반등한 이후 12월(0.4%)과 올해 1월(0.4%)까지 석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생산이 석 달 이상 연속 증가한 것은 2021년 6월∼2022년 1월 이후 24개월 만에 처음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경기의 변동성이 매우 심한 듯하다"며 "건설경기는 수주 지표로 볼 필요가 있고, 침체 흐름 그대로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경기 동행지표 격인 건설생산보다는, 선행지표 격인 수주실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향후 건설 경기를 예고하는 건설수주(경상)는 지난 1월 53.6% 줄어 13년 3개월 만에 최대 폭 감소하기도 했다.

정부 역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로 건설 경기가 악화한 상황에서 건설 지표를 낙관적으로 평가하지는 않고 있다.

기재부 김귀범 경제분석과장은 "건설은 수주하고 기성이 됐다가 완공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며 "건설생산 지표만으로 건설이 좋아졌다고 얘기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내수 지표들은 여전히 뚜렷한 회복세가 보이지 않고 있다.

1월 설비투자는 5.6% 감소해 작년 12월 2.3% 증가한 데서 마이너스로 크게 돌아섰다.

상품 소비인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월보다 0.8% 늘어 직전 달(0.6%)에 이어 두 달째 증가세지만 아직 0%대에서 제자리걸음이다.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소매판매액 지수는 지난 1월 3.4%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작년 7월부터 7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소매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로 마이너스기 때문에 많이 감소한 데서 움직이는 정도라 아직 회복됐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주원 실장은 "수출이 앞에서 끌어주니까 광공업이 좋아지는 건 확연한데 서비스업은 주춤하고 있다"며 "수출이 좋아지면서 관련 산업은 좋아지지만, 내수는 회복세가 더딘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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