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석 칼럼] 역사를 대하는 마음가짐
[정연석 칼럼] 역사를 대하는 마음가짐
  • 정연석
    정연석
  • 승인 2024.03.0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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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건국 전쟁’이 인기몰이를 계속하고 1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다큐멘타리 영화 ‘노무현입니다’가 185만 관객을 동원했다는데, 그 기록을 돌파하려는 몸부림이 계속되고 있다.

작품을 만들고 반응이 좋으면 기분 좋은 건 당연하고, 감독도 덩달아 기분이 고조되는 것 정도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보수 진영에 결집을 호소하는 듯한 감독의 발언은 어딘가 매끄럽지 못하다. 영화 ‘건국 전쟁’의 김덕영 감독이 대중 영화인 ‘파묘’에 정치색을 입힌 발언을 해서 논란인데, 예술 작품과 현실 정치를 어디까지 일치시켜야 하는지 혼란스럽다.

그는 또 다시 반일주의를 앞세우는 영화 ‘파묘’에 좌파들이 몰리고 있다면서, 건국전쟁에서 위협을 느낀 자들이 영화 ‘건국 전쟁’을 덮어버리기 위해 영화 ‘파묘’로 분풀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갑자기 영화계에 보수 진영과 좌파 진영의 투쟁 전선이 생긴 듯한 분위기다.

그렇게 말하자면, ‘건국 전쟁’이 이승만 대통령의 과는 무시하고 공만 내세워서 정략적으로 보수 진영 결집을 호소한, 허접한 선전선동을 위한 저급품이라는 비판에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윤석열 대통령도 이승만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멘타리 영화 ‘건국 전쟁’을 호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는 기회라고 하면서,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대한민국 건국 과정과 그 중심에 서 있었던 이승만 대통령에 관한 진실을 담아낸 작품"이라고 호평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영화 ‘건국 전쟁’을 관람한 후에,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게 되는 데 굉장히 결정적인, 중요한 결정을 적시에, 제대로 하신 분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과 농지개혁이 없었다면 대한민국은 지금과 많이 달랐을 것"이라며 감상평을 남겼다.

생각이 있는 사람은, 더구나 보수 진영의 대한민국 국민은 대부분 이승만 건국 대통령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많이 하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영화 감독이, 뜻있는 기업, 사회단체, 기독교 교회가 마지막 힘을 내달라고 호소하고, 이 고비를 넘어야 '185만 명 관객 동원, 노무현입니다'를 넘어설 수 있으며 쉽게 찾아올 수 없는 기회라고 강조하는 것은 왠지 좀 낯 간지럽다.

"여러분 모두가 하나로 힘을 모아 '건국전쟁' 200만 고지 달성을 위해 애써주시면 감사하겠다, 저희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대목에서는, 그의 순수한 의도마저 의심하게 된다. 전술 전략상으로도 좋은 수가 못 되는 것 같다. 하수가 아닐는지.

역사란 무엇인가? E. H. 카의 명저 [역사란 무엇인가]를 곱씹어 본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시대적 위치를 반영하고, 역사관은 사회관의 일부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역사철학적 질문은 ‘우리가 자신의 사회에 관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가’라는 더 넓은 질문의 일부라는 뜻이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한 평가가 역사의 해석이라는 것이고, 현재의 눈을 통해서 현재의 문제들에 비추어 과거를 바라보고 평가한다는 말도 일리가 있다.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E. H. 카는 “역사란 역사가와 그의 사실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의 과정이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이다.”라고 대답한다. 과거의 사실을 현재에서 해석한다는 의미이고 보면, 역사에 대해서는 열린 마음이 필요하고 무겁게 대할 필요가 있다.

정연석

한나라당 중앙당 부대변인

전, 대한지적공사 감사
한국성서대학교. 경주대학교, 여주대학교 한국어학당 한국어 강사
도서출판 석향기획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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