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타이밍이 중요하다
[논평] 타이밍이 중요하다
  • 정연석
    정연석
  • 승인 2024.02.2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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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석 논설위원

 

정치인들에게 의리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국제 사회에서는 영원한 적도 없고 영원한 친구도 없다고 하는데, 정치권에서도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된다는 말이 있고, 적의 적은 친구라는 말도 있다.

꼭 맞는 사례는 아니지만, 이상민은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힘 소속이 되었고, 이언주는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민주당 소속이 되었다.

이낙연과 이준석이 제 3지대에서 하나로 합쳤다가 다시 갈라서는 꼴불견을 보였다.

 

요즘 총선을 앞두고 컷오프 된 여야 후보들이 당의 결정에 저항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자신이 공천 받지 못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심지어 탈당까지 불사하는 경우도 있다.

탈락자의 주장대로라면 공천 심사 이전부터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는데 왜 여태까지 가만히 있었을까?

별 문제가 아니었는데 공천에서 탈락하고 나니 갑자기 문제로 둔갑이라도 한 걸까?

 

당사자가 아니어서 잘 모르긴 하지만, 그렇게 억울하다는 주장에 진정성이 떨어진다.

사실 여부에 상관없이, 문제를 지적하는 타이밍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맞는 주장이라고 해도, 왜 하필 공천에 떨어지고 나서 그런 이야기를 하느냐라고 하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타이밍이 중요한 것이다.

 

타이밍과 시간의 문제는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이나 기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사법부를 향해서도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고 말하고, 우리 헌법에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규정으로 정해서 법관에게 책무를 부여했다.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발생한 부정선거에 대한 재판도 2년이 넘도록 끝나지 않았고, 대법원에 대한 불신이 커져만 갔다.

민경욱은 계속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바로잡고자 애썼지만 이번 공천 심사에서 컷오프 되었다.

소위 아스팔트 애국 세력은 상실감이 큰 모양이다.

의의 신청을 한다고 하는데 지켜볼 일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23년 8월 31일 선거 소송 5건에 대한 대법원 판결 선고에 따라, 21대 국회의원 선거 관련 전체 선거 소송이 3년여 만에 모두 종결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6개월 이내에 선고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체되는 재판 과정에서 숱한 의문과 불신을 초래했다.

지난 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선관위의 투표 관리 행태는 전혀 믿음의 대상이 못되었다.

심지어 국정원에서조차 선관위의 전산 관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금은 전산 관리상의 문제가 모두 개선되었다고 누가 어떻게 확인할 수 있겠는가?

 

선관위의 어처구니 없는 행태를 봐 온 국민 중에는 아직도 선관위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선관위와 김명수 사법부가 모두 불신의 대상이었다.

사전선거투표관리관 도장을 날인해서 투표지를 교부하라고 아무리 요구해도, 지금도 선관위는 투표관리관 도장이 인쇄된 투표지를 프린트해서 교부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끝까지 고집하는 선관위의 행태에, 무슨 꿍꿍이나 부정을 감추고 있지 않을까 하고 염려하는 국민도 많다.

인쇄된 도장이 문제 없다고 했다는 대법원 판례에 선관위는 기대고 있는 것 같다.

 

사법부의 판단과 국민의 생각은 상호 영향을 주고 받는다.

지난 주에 1심 선고를 내린 ‘청주간첩단’ 사건도, 2021년 9월 16일에 구속 기소되고 약 2년5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지금 간첩이 어디 있느냐고 강변하는 사람도 있었고 아직도 있다.

억울한 사람을 간첩으로 둔갑시키고 거짓을 조장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적어도 2024년 2월 16일에 충북동지회 소속 피의자 3명에게 각각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 하기 전에는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막상 간첩 사건에 대해 중형이 선고되자 간첩이 있다는 것을 믿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지난 대선에서 정권이 바뀌지 않았다면, 간첩 사건이 유죄를 선고받고 법정구속 되는 일이 가능했을까를 생각하면 회의적이다.

시간이 지체되긴 했지만, 그래도 바뀐 정부의 사법부이기 때문에 이 정도의 결과라도 나온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된다.

윤석열 정부가 조희대를 대법원장으로 임명한 것과, 임명된 조희대 대법원장이 신속한 재판을 사법부의 주요 과제로 내세운 것은 시기적절한 조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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