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철의 유통칼럼(63) 유통과 기술④ 기술을 이해하는 콘드라티에프 파동
권순철의 유통칼럼(63) 유통과 기술④ 기술을 이해하는 콘드라티에프 파동
  • 권순철 칼럼니스트
    권순철 칼럼니스트
  • 승인 2024.02.20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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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에 대한 수요가 생기자 한두명의 농부가 돼지를 사육하기 시작합니다. 돼지의 공급은 제한되어 있어 가격이 높습니다. 이 시점에서 돼지고기는 희귀한 상품입니다. 가치 잠재력을 깨닫고 점점 더 많은 양돈장이 돼지 사육을 시작합니다. 공급량이 많아지면서 가격은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자 농부들은 돼지 사육에서 벗어나 더 가치 있는 농작물이나 가축으로 돌아갑니다. 결과적으로 돼지고기의 공급이 감소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보니 돼지를 키우는 농가도 줄어들고 돼지고기는 다시 고가의 상품이 됩니다.

돼지고기처럼 재고가 만들어 내는 사이클은 3~5년 주기로 반복된다. 이 주기는 정보 이동의 시간 지연으로 인해 발생하며 기업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기업의 재고변동이 3~5년의 단기 사이클을 만들었다면, 1997년 IMF,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온몸으로 감당하며 살아온 세대들에게 더 익숙한 경기 10년 순환 주기는 기업의 설비투자 변동으로 발생한다. 이를 쥬글라(Joseph clement juglar, 프랑스의 경제학자) 파동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산업 혁명 이후 기술 진보가 신용이나 부채의 변동보다 경제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쳐왔는데 이러한 기술 진보는 어떤 경기 순환 주기를 만들까?

Kondratiev 이론에 따라 시간 경과에 따른 세계 경제의 성장 주기를 보여주는 대략적인 개략도 /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Kondratiev 이론에 따라 시간 경과에 따른 세계 경제의 성장 주기를 보여주는 대략적인 개략도 /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러시아의 경제학자 N.D. 콘드라티에프(Nikolai Dmitrievich Kondratiev)는 미국, 영국, 이탈리아 등 세계적으로 물가, 이자율, 임금 및 생산량 등의 지수가 50~60년의 주기로 기복이 있음을 검증해서 경제의 장기 순환과정을 설명한다.

J.A. 슘페터는 이러한 경기 순환의 발생원인을 기술혁신으로 설명하고 이 같은 기술 혁신설이 가장 일반적으로 수용되고 있다. 즉, 경제 전체에 큰 파급력을 가진 기술이 나타나서 거대한 신산업을 형성하고, 기술혁신에 의해서 관련산업이 활성화되면서 경기 파동은 추진력을 얻게 되고, 새로운 기술이 정착하게 되면 더 이상 경제에 충격을 주지 못하게 되어 상승기의 동력은 진정되며 경기의 하강기가 된다고 본다. 이를 기술 진보가 만들어 내는 콘드라티에프 파동(Kondratieff Waves)이라고 한다.

콘드라티에프 파동을 받아들이는 경제학자 중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1970년대 시작된 ‘정보 통신 기술 혁명(일명 디지털 혁명)의 물결’이 끝나가는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하기도 한다.

2010년부터 독일은 Industry 4.0, 미국은 CPS(Cyber-Physical System). Digital Transformation 등 새로운 말들을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2016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제4차 산업혁명 마스터하기"라는 주제로 세계 경제 포럼이 개최된다.

4차 산업혁명의 요소기술로는 블록체인(Block chain), 빅 데이터(Big Data Statistical Analysis),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로봇공학(Robotics), 양자암호(quantum cryptography),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3D 프린팅(3D Printing) 등이 주목을 받고 있으며 휴머노이드 로봇, 헬스케어, 자율주행 차량 등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 혁신이 나타나고 있다.

혁신과 파괴의 렌즈를 통해 콘드라키에프 파동((Kondratieff Waves)을 바라보면 글로벌 경제의 순환적 성격에 대한 귀중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변화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새로운 기술과 진화하는 소비자 선호도에 적응하는 기업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권순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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