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석 칼럼] (10) YTN 민영화 실험 정말 성공할까?
[조우석 칼럼] (10) YTN 민영화 실험 정말 성공할까?
  • 조우석 칼럼니스트
    조우석 칼럼니스트
  • 승인 2024.02.19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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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오너 유진그룹 3월 주총에서 새 사장 선임

-방송사 내부 언론노조는 눈치 보며 모기업 협박 중

-주인 없는 ‘해방구 좌파 방송’ 오명 씻을 기회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조합원 등이 1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유진그룹 사옥 앞에서 유진그룹 YTN 이사진 내정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2.16

어디에서 많이 봤던 그림이 24시간 뉴스채널 YTN 주변에서 지금 펼쳐지고 있다. YTN은 지금 새 주인 유진그룹을 만나서 기존의 공영미디어에서 민영 방송사로 변신을 모색 중인데 막상 엉뚱한 일들이 회사 안팎에서 벌어지는 중이다. 누가 그런 장난을 치겠는가?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다. 우선 그들은 모기업 유진그룹이 있는 여의도 사옥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10명 가까운 기자-PD 등으로 구성된 언론노조원들이 지난 16일 “권력의 나팔수, YTN에 발 못 붙인다”는 대형 현수막을 앞에 놓고 주변을 시끄럽게 했다. 그러니까 영락없는 언론계의 홍위병 소리를 들어도 저들은 마이동풍이다. 그와 별도로 그들의 손에 든 피킷에는 “언론 장악 부역자 YTN에 자리없다”라고 쓰여있다. 이건 유진그룹이 새로운 사장 후보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진 김백 전 YTN 상무를 겨냥한 으름장이다.

다른 건 몰라도 저들은 자신들이 두려워하고 있는 김백만은 안된다는 메시지를 새로운 오너 유진그룹에게 보내고 있는 것이다. 김백은 누구일까? KBS 기자 출신으로 1995년 YTN 개국 때부터 합류했던 합리적인 인사다. 누구보다 언론노조가 설쳐대며 KBS-MBC 못지 않게 좌파 노영 방송으로 전락했던 문재인 시절 전후의 회사 사정을 잘 알고 있다.

김백 전 YTN상무

따라서 그런 그를 새 사장으로 영입하려는 건 유진그룹의 합리적 선택이라는 게 누구도 부인 못할 세간의 중론이다. 그를 뽑은 건 민영 방송으로 새출발하려는 YTN이 소프트랜딩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놀랍게도 지금 YTN 언론노조만은 혼자서 어깃장을 놓고 있다. 유진그룹 당신들은 투자만 하고 경영에선 손을 떼라는 도둑의 심보다.

감히 모기업을 길들이려는 기선제압이기도 하다. 별나다. 일반 직장에서 모기업이 바뀔 경우 고용 승계 원칙을 앞세워 “우리 모두를 보듬어달라”고 하는 요청할 수 있겠지만, YTN 언론노조는 유진그룹 머리 꼭대기에 앉아서 놀려는 꼴이다. 저들은 보도의 자율성을 앞세우겠지만, 그것도 잘못이다. 보도 자율성은 ‘해방구 방송’ 내지 멋대로 언론 자유를 말하는 게 아니다.

엄연히 방송사업자의 언론관 철학이 우선이라는 건 방송법 규정도 그러하고 언론의 상식이다. 때문에 이번 저들의 기습 시위는 지난 10년 넘게 회사를 쥐락펴락해온 안하무인 YTN 언론노조의 추악한 모습, 정치적 편향성의 몰골을 새삼 드러냈을 뿐이다. 흥미로운 건 그런 농간은 언론노조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 YTN 사장으로 있는 우장균도 다 그쪽이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최대 주주 변경에 대담하고 냉철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누가 새 오너로 오건 그를 점령군으로 취급하겠다는 일전불사의 분위기를 숨긴 발언이다. 그리고“자본으로부터의 독립과 보도의 자율성을 강조했다. 언론노조와 함께 새 오너에게 몽니를 부릴 수도 있다는 고약한 선언이 틀림없다.

때문에 이번에 YTN을 품에 안은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에게는 이런 상황 전개가 훌륭한 ‘언론 공부’, ‘방송 수업’의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한다. 그가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오너라면 “노영방송이라고 말하고 노영방송하고들 하더니만 그게 바로 저런 것이군” 하는 걸 깨우칠 수 밖에 없는 뜻이다.

그리고 YTN 언론노조 친구들이 잘 모르는 게 하나 있다. 필자인 내가 파악하기론 유경선 회장은 고향은 호남이지만, 찐보수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물론 문제는 없지 않다. 그런 의지 하나만으로 방송사 경영이 저절로 이뤄지는 건 아니다. 유 회장이 앞으로 10년, 20년 앞을 내다보는 뚝심의 미래경영을 하면서 YTN의 정상화에 한 걸음씩 옮기지 않으면 안된다는 뜻이다.

참고로 YTN의 정치적 편향성은 어느 정도일까? 조금 전 그 방송에서 언론노조가 설쳐대며 KBS-MBC 못지 않게 좌파 노영방송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그게 백번 천번 맞다. 지금의 MBC처럼 그렇게 마구 날뛰지는 않았지만, 24시간 뉴스채널이란 간판 아래 지속적인 편향 방송을 해온 곳으로 지목되어 온 곳이 바로 YTN이다.

일테면 YTN은 2021년 서울 시장 선거 당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를 겨냥한 가짜뉴스 '생태탕' 보도는 하루에 무려 15번 방송했다. 하지만 민주당 박영선 후보의 도쿄 아파트 보유 사실은 완전 누락시켰다. 2022년 이태원 참사 당시에는 YTN이 정부 잘못으로만 몰고 가는 선동 방송으로 일관했다. 한마디로 가랑비에 옷 젖는 좌편향 방송이었다.

이참에 새삼 물어보자. 왜 YTN 민영화 개혁이 중요한가? YTN은 KBS, MBC, SBS, EBS 등과 함께 방송통신위원회 인증 재난 방송사 중 하나다. 그만큼 공영성이 있다. 실제로 한전 등 공기업에서 이 방송사의 지분을 가져왔고, 사장과 이사회 구성은 정부가 간여해왔던 것도 그런 맥락이다. 문제는 말로만 공영미디어이고, 실제론 ‘주인 없는 회사’로 방치된 점이다.

자연스레 내부에선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독버섯처럼 자라났다. 윤석열 정부가 민영화를 단행한 것은 그런 맥락이다. 책임 있는 주인이 틀어쥐고 앉아서 인사권이라도 제대로만 행사한다면 언론노조 해방구 방송을 변화시킬 수 있겠다고 하는 의미있는 실험이다. YTN의 실험은 곧 MBC에도 해당될 수 있다. 유진그룹의 새 YTN호(號)에 거는 기대는 그 때문이다.

칼럼니스트 소개

조우석 

현) 평론가

전) KBS 이사

전)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

전) 중앙일보 문화전문기자

전) 문화일보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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