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철의 유통칼럼(59) 파타고니아(Patagonia),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권순철의 유통칼럼(59) 파타고니아(Patagonia),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 권순철 칼럼니스트
    권순철 칼럼니스트
  • 승인 2024.02.1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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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기기관의 발명은 기계산업을 일으켜 수송을 편하게 해주며 노동력을 절감시켜 주고, 화학산업은 비료와 농약의 생산으로 식량 증산에 크게 기여하였으며 의약품 생산 및 의식주 소재의 개발로 인류에게 큰 혜택을 주었으나 환경문제를 야기했다.

이 지점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보고, ‘최고의 제품을 만들되 불필요한 환경 피해를 유발하지 않으며, 환경 위기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해결 방안을 실행하기 위해 사업을 이용한다.’는 기업이 파타고니아(Patagonia)이다.

파타고니아(Patagonia)는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어떤 이는 미국을 대표하는 아웃도어 의류브랜드로, 어떤 이는 빙하가 지나가며 남긴 아름다운 남미의 아름다운 지역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 회사의 설립자인 이븐 취나드(Yvon Chouinard)가 먼저 생각난다. 그것은 그가 한국의 대표적인 바위 인수봉에 남긴 바윗길 취나드 때문이다.

암벽 등반 장비를 갖춘 이븐 취나드 /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암벽 등반 장비를 갖춘 이븐 취나드 /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아

1963부터 1965년까지 주한미군에 근무했던 취나드는 인수봉과 만나게 된다. 이때 인수봉으로 안내한 이가 한국의 대표적인 산꾼인 선우중옥씨다.

선우중옥씨는 취나드가 초보자인줄 알고 인수봉 밑에서 자일 묶는 법부터 가르쳤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이미 10년이상 암벽등반을 했으며, 미국의 요세미테 등반가로 이름을 날리던 정상급 클라이머였다.

함께 등반을 하면서 탁월한 능력을 가진 바위꾼임을 확인한 두 사람은 바윗길을 개척하기로 의기투합한다. 이것이 1966년 9월에 개척한 ‘인수봉 귀바위 크랙코스’라고 불리는 ‘취나드A, 취나드B’이다.

하지만, 파타고니아(Patagonia)라는 회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1968년 남미로의 여행을 기억해야 한다. 취나드(1938년생, ​​Black Diamond Equipment 설립자 )와 톰킨스(1943년생, The North Face 설립자)는 친구 3명과 함께 폭스바겐 미니버스을 직접 운전하며 6개월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칠레의 파타고니아까지 여행을 떠난다.

이들의 여행은 미국의 서해안에서는 서핑을 하고, 남미의 고산지대에서는 알파인스키를 타며 남쪽으로 향했다. 칠레 파타고니아에 이르러서는 세로 피츠로이(3450m) 신루트를 개척하고 등정하는데 성공한다.

파타고니아의 벽들은 히말라야의 고산에 비하면 야트막한 언덕쯤으로 생각할 독자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날씨의 변화가 극심하여 등정 성공률이 매우 낮고, 세상 끝 오지라서 일단 조난을 당하면 구조의 손길이 미치기 어려운 곳이었다.

취나드와 5명의 클라이머들은 60일에 걸쳐 남극에서 불어오는 폭풍설을 피하고 짙은 안개, 저온, 화이트 스노우 등을 극복하기 위해 설동을 파고 벽에서 비박까지 감행하며 정상에 오른다.

이 여행에서 얻은 것들이 1973년 설립된 ‘파타고니아(Patagonia)’라는 회사에 고스란히 녹아 있기 때문이다.

당시 지도에도 없는 멀고 아름다운 곳이라 여겨지던 곳이 ‘파타고니아(Patagonia)’였고, 이런 거친 환경도 견뎌낼 수 있는 옷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아 만든 아웃도어 의류 브랜드가 ‘파타고니아(Patagonia)’인 것이다. 그리고 피츠로이 지형의 스카이라인을 형상화한 삐죽삐죽한 봉우리에 푸른 대양과 먹구름을 곁들여 로고를 만들게 된다.

이 로고는 클라이밍, 서핑 등 카테고리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변형된다. 때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을 나타내기도 하고,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나타내기도 하며 그들의 신념 자체를 표현하기도 한다.

파타고니아는 비즈니스 가치사슬과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의 총체적 결합이 기업이 준수해야 할 사회적 책임과 규범의 성격을 넘어 기업의 리스크 예방, 기업의 경쟁력 확보, 차별화된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내는 전략적 도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사례이다.

권순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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