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석 칼럼] (8)‘건국 전쟁’ 감독 김덕영 對 좌파 감독 박찬욱
[조우석 칼럼] (8)‘건국 전쟁’ 감독 김덕영 對 좌파 감독 박찬욱
  • 조우석 칼럼니스트
    조우석 칼럼니스트
  • 승인 2024.02.12 22:08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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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당원 출신 박찬욱, 종북 영화 만든 원죄 있어

-김덕영은 좌파와 싸우는 문화전쟁의 아이콘

-둘은 학과 동문이지만 정치 지향점은 사뭇 달라
김덕영 감독

요즘 어딜 가나 화제는 영화 ‘건국 전쟁’이다. 이 통에 자유 우파는 신났다. 1300만 명 끌어모은 좌파 영화 ‘서울의 봄’에 걷어치이고, 김대중 다큐 영화 ‘길 위에 김대중’ 에 내몰리던 상황에서 벗어난 것이다. 문화전쟁 대반전의 계기를 잡은 지금 평론가인 나까지 바빠졌다면 믿으시려나? ‘건국 전쟁’을 봤다는 인증샷을 보내거나, 전화를 걸어 내게 자랑하는 분도 적지 않은 탓이다.

‘건국 전쟁’을 높이 평가하는 유튜브 영상은 물론 글까지 지치지 않고 쏟아내니까 그럴까? 그들은 연출자 김덕영 감독과 평론가 조우석은 모종의 특수관계이겠거니 하고 짐작한다. 우리가 서강대 철학과 동문 사이임을 아는 분도 없지 않다. “우석이 형, 김덕영 감독 2개 면 인터뷰한 조선일보(2월3일 자) 보셨죠? 감독 박찬욱도 그렇고, 이명박 대통령 연설문을 썼던 표정훈도 모두 학과 동문이네요? 흥미롭습니다.”

만물박사로 유명한 이비인후과 개업의 장근호 원장이 며칠 전 모임에서 넌지시 물어왔다. 오늘 고백하지만, 김 감독과 인사를 나눈 건 1월 12일 용산CGV에서 열렸던 ‘건국 전쟁’ 시사회가 처음이다. 그날 작품과, 그걸 연출한 감독 김덕영에 빠진 나는 요즘 매일 그와 통화에 카톡 교환으로 바쁘다. 우린 동문 이전에 문화전쟁의 동지 사이라는 게 포인트다. 더욱이 그는 자유우파가 배출해낸 보기 드문 문화 영웅, 지식 영웅이니 9년 후배인 그에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사실 그가 대중에 이름을 알린 건 4년 전 다큐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이다. 본래 독립영화 쪽에서 명성을 날리던 역량이 어디 갈까? 그걸로 뉴욕국제영화제 등 15개 국제영화제에 진출했던 것도 우연이 아니다. 고백하지만 내 경우 실은 그를 2년 전 글로 만났다. 한 인터넷신문에 실린 영화 ‘그때 그 사람들’에 대한 그의 리뷰가 문제의 글이다. 읽는 순간 “이거다!” 싶었고, 사람도 궁금해졌다.

국가적 재앙에 다름 아닌 한국 영화판의 끔찍한 모습과, 그 영화 연출자 임상수에 대한 제대로 된 비판의 글은 그게 거의 처음이었고, 그래서 짜릿했던 것이다. “한국 정치사에서 가장 안타까운 역사의 현장(박정희 대통령 시해)을 감독과 배우는 광기 어린 시선으로 히히덕거리며 휘젓고 다니는”, 그런 미친 영화를 한 방에 요절낸 그의 뱃심 그리고 글솜씨에 놀랐다.

“(좌파 영화판에) 묻고 싶다. 그렇게 (박정희 대통령을) 욕보이니까 좋은가? 행복하고 만족스러운가? 그동안 한국 사회가 좌경화된 이유가 다 있다. 도대체 저들(영화계)이 추구하는 목적이 뭘까? 대한민국 역사에 대한 정면 부정인가?”

그는 해결책까지 알고 있다. 그러하기에 ‘건국 전쟁’을 준비해온 끝에 드디어 대박 난 것이다. 흥행 성공을 뛰어넘어 가히 문화사적 사건이 분명하다. 그간의 노고도 짐작된다. ‘건국 전쟁’ 제작비가 지난 3년 인건비를 포함해 불과 2억 원이라는데, 그는 아내에게 생활비를 갖다주긴 했던 것일까? 그럼에도 그는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털어놓았다. “386으로 불린 우리 세대가 그분(이승만)에게는 죄인이다.” 그래서 참회하는 마음으로 ‘건국 전쟁’을 만들었다. 인터뷰 때 기자가 물었다. “왜 지금 이승만인가요?” 그의 대답이 진솔하면서도 거의 웅변이다.

“한 인간에게 어떻게 이토록 잔인하고 무자비한 폭력이 가해질 수 있나, 그 이유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우리 현대사의 비밀을 이승만이라는 키워드로 풀 수도 있겠다 생각했어요. 한국 사람들은 지난 70년 진실을 찾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자, 반박하는 증거를 보여줄 테니 눈을 크게 뜨고 이승만과 마주하라는 게 ‘건국 전쟁’이에요.”

그런 김덕영을 어찌 좋아하지 않으랴? 그보다 2년 학과 선배인 박찬욱(82학번)과 비교 못할 것도 없다. 둘은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로 장르가 살짝 다르지만 영상 장르의 귀신이란 공통점이 있다. 무엇보다 글쟁이로도 빼어나다. 박찬욱의 글은 감각이 빼어나다면, 김덕영의 글은 분석적이고 묵직하다는 차이일까? 그 전에 칸국제영화제 감독상 수상 이후 대한민국 은관문화훈장을 목에 걸고, 거장 반열에 오른 박찬욱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몇 개 있다.

박찬욱 감독

20여 년 전 효순 미선양 사태 때 삭발한 채 거리에 섰던 모습이 우선이다. 그렇게 시작했던 그는 이듬해 민노당 주최 이라크 파병 반대 콘서트에 참여했다. 실제로 감독 봉준호와 함께 민노당 당원 출신이다. 더 문제는 그의 출세작 ‘공동경비구역 JSA’(2000년) 이후 ‘웰컴 투 동막골’(2005년)을 비롯한 숱한 국내 종북 반미 영화가 탄생한 점인데, 그게 바로 박찬욱이 한국영화에 남긴 원죄다.

맞다. 이후 한국 영화는 영화가 아니다. 영화 장르라는 건 그냥 껍데기일 따름이다. 실체는 뭘까? 나는 틈만 나면 지적한다. “한국 영화판은 종북주사파의 정치하청업의 장르에 불과하다.” 1970년대 대학 운동권 영화 동아리 ‘알랴성’ 의 등장 이래 저들은 혁명으로서의 영화, 투쟁으로서의 영화에 지금도 저들은 충실하다. 박찬욱이 아직도 그런 마인드에서 졸업했을까를 나는 지금도 묻고 싶다.

반면 김덕영은 운동권 마인드를 깔끔하게 졸업한 지 오래이고, 그게 박찬욱과 갈라지는 지점이다. 그러니까 이번 ‘건국 전쟁’ 같은 기념비적 작품을 선보였다. 어쨌거나 둘 사이의 대조가 흥미롭다. 박찬욱과 김덕영이 서로를 아는 사이인지 어떤지를 나는 전혀 모른다. 둘은 운동권 세대이고, 나(75학번)의 경우 유신 학번이니까 간발의 차이로 큰 간격이 벌어졌다. 어쨌거나 이런 비교의 글을 보고 두 사람 모두가 불편해 할 수도 있으려나? 그러나 공적 담론의 차원이라면 못할 얘기가 없다. 둘의 성숙과 발전을 인생 선배로 기대할 뿐이다.

칼럼니스트 소개 

조우석 

현) 평론가

전) KBS 이사

전)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이사

전) 중앙일보 문화전문기자

전) 문화일보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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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감독김덕영 2024-02-14 16:45:58 (218.157.***.***)
우파감독김덕영vs좌파감독박찬욱이맞지 a
박일훈 2024-02-13 21:42:50 (110.9.***.***)
첫 제목부터 왜 한쪽은 감독이고 또 한쪽은 좌파감독일까. 자기는 둘다 잘 모른다면서 객관적임을 강조하지만
내용은 지 꼴린대로 쓴 완전 주관적인 사설임. 걍 전 우파라서 우파인 사람들이 좋아요라고. 커밍 아웃하시고 글쓰시길. ^^
ㅌㅎ가즈아 2024-02-13 20:55:58 (119.192.***.***)
지투더랄
한석호 2024-02-13 12:30:17 (221.143.***.***)
로그인 안 해도 댓글은 달게 하는 건 우파의 강점?? ㅋㅋ
때가 어느 땐데 아직도 좌파 우파 타령이나 하고 있으니 뒷방 늙은이 소리나 듣겠어요.
맙소사.. 서울의 봄이 좌파영화라니.. ㅎㅎㅎ
본인이 '이 영화는 좌파다' 라고 찍으면 그 영화가 좌파되는 거에요?
그 영화 보고 비분강개하는 시민은 그럼 이미 적화된 거에요? 허허 참...
김덕영씨가 우파 감독인지는 솔직히 관심이 없고 박 감독이 좌파인지는 선뜻 동의하기가 어렵소..
단 한가지 님 글에 동의할 수 있는 건 바로 "한국 영화판은 종북주사파의 정치하청업의 장르에 불과하다"
아니.. 그게 아니라 정치적인 줏대없이 이쪽이든 저쪽이든 권력에 휘둘린다면 정치하청업의 장르에 불과한 것 맞소.
어쨌거나 학교 자랑은 일기장에나 쓰시길..
서옥명 2024-02-13 03:50:19 (59.25.***.***)
한국가의 다양한 이념을 받아들여야 그게 민주주의 아닌가요?지금 이글의 쓰고잇는분도 극우에 편승한 입장에서 글을쓰는것일뿐 평론도 비판도 아닌 그저 자기 주장일뿐이네요~조우석씨 당신부터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입장에서 평론하시기 바랍니다!!! 박정희 재단 이사인거 보니 딱 극우네...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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