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태 칼럼] 안동이 ‘한국정신문화의 수도’인 이유?
[김종태 칼럼] 안동이 ‘한국정신문화의 수도’인 이유?
  • 김진선 기자
    김진선 기자
  • 승인 2024.02.05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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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문화의 원형과 안동학 및 선비정신 등 모두 8가지
우리 민족의 독립운동과 기독교 정신의 융합
일제강점기에 발생한 '조선기독교청년면려회' 운동의 영향력

필자는 지난 3개월 동안 안동시 옥동에 있는 어느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했다. 예천 신도청 소재 오피스텔에서 안동시로 들어가면 '서의문'(西義門)을 통과한다. 이 문에는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이라는 글귀가 쓰여 있다. 이것을 보면서 늘 마음에 궁금했던 것은 ‘안동이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라 할 만큼 내 세우는 그 근거가 무엇일까?’하는 거였다.

 

▲ 안동시 ‘서의문(西義門)’
▲ 안동시 ‘서의문(西義門)’

이런 생각이 있던 차에 나의 스승인 신창순 목사님(경안노회, 샬롬교회 은퇴 목사 직전 회장)으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안동이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로 알려져 있는데, 안동시 홈페이지에 보면, 그 근거로 8가지를 나열했어"라는 것이었다. 확인해 보니 다음과 같았다.

“안동을 왜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다음 8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유교문화의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한 ‘추로지향(鄒魯之鄕)’의 도시

둘째, 우리나라 유일의 지역학인 ‘안동학(安東學)’이 존재하는 곳

셋째, ‘평생학습도시(平生學習都市)’로 선비정신을 계승 발전

넷째, 한국 최다 독립운동가 배출 ‘독립운동의 성지’

다섯째, 전통과 예절이 살아 숨 쉬는 ‘인보협동(隣保協同)’의 도시

여섯째, 우리나라 대표 축제가 된 안동 국제 탈춤 페스티벌

일곱째, 과거 엄청난 지식정보 집대성, 미래 비전 설계

여덟째, 한글을 보존하고 가꾸고 사랑한 고장, 안동

이상 8가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안동시 홈페이지에 나와 있다.

이런 것을 모두 인정하더라도 한 가지 부족한 게 있다. 그것은 초기 한국 기독교가 안동에 미친 정신적 영향이다. 기독교가 물론 안동에만 영향을 준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점을 언급하는 이유는 일제강점기 때부터 시작됐던 ‘조선기독교청년면려회’ 운동 때문이다.

총신대 박용규 교수의 ‘평양대부흥’ 홈페이지에 보면, ‘조선기독교청년면려회’ 운동이 1921년 1월 23일 안대선(본명, Wallace Jay Anderson, 1890-1960)에 의해 안동교회에서 시작됐다. 박 교수에 의하면 이 운동이 초교파적으로 전국에 걸쳐 확산됐다는 것이다. 청년면려회 운동은 한국 장로교 청년운동의 정수이며, 기독교계 수많은 지도자를 낳은 요람으로, 한국 기독교사에 길이 빛날 역사적 운동으로 자리매김됐다​​.

이 운동에서 김익두 목사의 집회를 통해 주기철, 김재준, 박형룡을 비롯한 수많은 젊은이가 교회로 영입됐고, 삼일운동 당시에는 겨레와 함께하는 교회, 일제강점기에는 민족의 아픔에 뛰어드는 교회 상을 통해 기독교가 젊은이들에게 많은 희망을 심어주었다. 청년면려회 운동은 젊은이들에게 민족의식 자각과 독립 의지를 고취시켰을 뿐만 아니라, 민주적 가치와 인권 존중, 사회 정의 실현을 위한 기독교적 가르침을 실천했다. 이를 통해 많은 젊은이가 기독교적 가치에 입각한 사회 개혁운동에 앞장서게 됐다.

안동시가 안동을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로 언급하는 8가지 근거 외에도 이와 같은 초기 한국기독교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운동은 미국 메인주 포틀랜드의 윌리스톤 교회에서 프란시스 클락 목사(Francis E.Clark, 1851-1927)에 의해 처음 시작된 미국의 청년면려회 운동을 모델로 삼았으며, 한국에서는 안동이 그 첫발을 내딛은 곳이다.

 

▲ 노년의 프란시스 E. 클락과 아내 해리엇, 출처 : 평양대부흥 1907REVIVAL.COM)
▲ 노년의 프란시스 E. 클락과 아내 해리엇(출처 : 평양대부흥 1907 REVIVAL.COM)
▲ Wallace Jay Anderson, 1890-1960(출처 : 평양대부흥 1907 REVIVAL.COM)
▲ Wallace Jay Anderson, 1890-1960(출처 : 평양대부흥 1907 REVIVAL.COM)

안동은 또한 독립운동의 성지로써 기독교 지도자들이 독립운동에 미친 영향력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 지도자들은 민족의 정신을 깨우고, 학문과 교육을 통해 사회를 개혁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은 안동이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로써 갖는 의미를 더욱 깊게 할 것이다.

안동시 홈페이지에서 언급한 8가지 근거와 함께 기독교가 안동에 미친 정신적·사회적 영향력은 이 도시가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로써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이 함께 어우러져 안동이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로써 고유한 정체성과 가치를 지니고 계승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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