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통령의 "야권 통합" 당부에 민주당 계파 갈등 격화
문 전 대통령의 "야권 통합" 당부에 민주당 계파 갈등 격화
  • 김현주 기자
    김현주 기자
  • 승인 2024.01.07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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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유언이라며 야권 통합을 당부하는 메시지를 내놓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계파별 아전인수식 해석이 나오고 있다.

친명(친이재명) 주류는 비주류 일각의 탈당·창당 움직임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비명(비이재명)계는 DJ가 말한 통합은 그게 아니었다며 맞서는 모양새다.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은 전날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나왔다.

문 전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과거 야권 대통합으로 민주통합당이 창당됐고 끝내 정권교체를 할 수 있었다"며 "김 전 대통령의 유언처럼 우리는 또다시 단합하고 통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명 주류는 이 발언을 두고 "김대중 정신은 야권 통합으로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라며 "야권 분열은 김대중 정신과 민주당 정신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야권 통합을 통해 정권교체를 이루자는 의미"라며 "야권 분열을 막고 단합을 이루는 것이 민주당과 국민의 뜻"이라고 말했다.

당 고문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역시 페이스북에 "(문 전 대통령이 언급한) 김 전 대통령의 유언은 '단결해서 총선 승리, 정권 교체'하라는 요지이다. 오늘의 민주당과 이낙연 전 대표에게 보내는 말씀이었다"며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예고한 이낙연 전 대표를 에둘러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도 단결에 더 강하게 노력해야 마땅하고, (문 전 대통령에 의해) 전남지사에서 국무총리로 발탁되고 당 대표까지 지낸 이 전 대표도 (당에) 돌아와 함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전 대표를 비롯해 탈당과 창당을 준비 중인 인사들은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놨다.

민주당 탈당과 함께 '이낙연 신당'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한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은 페이스북에 "(DJ가 야권 통합을 당부했을) 당시는 '사당화'가 없을 때이므로 논란의 여지가 없는 말씀"이라고 적었다.

현재의 민주당은 친명 주류가 당을 장악해 사당화 논란이 일고 있으니 민주당 중심의 야권 통합은 부적절한 것이라는 취지로 읽힌다.

이낙연 전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이 전날 기념식에서 "정치가 다시 희망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 또 다른 발언에 방점을 찍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광주 5·18 민주묘지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그 말씀은 정치가 희망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며 "양당 독점 정치 구도가 대한민국을 질식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DJ의 생전 발언을 상기하며 "지금의 정치가 잘못됐다는 걸 알면서도 행동하지 않는 것은 악의 편에 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문 전 대통령의 "야권 통합" 당부에 대한 민주당 내 해석이 엇갈리면서 계파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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