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총 김현우 회장, 대한민국의 건전한 언론 환경 만들기 원년 선언
언총 김현우 회장, 대한민국의 건전한 언론 환경 만들기 원년 선언
  • 박재균 기자
    박재균 기자
  • 승인 2023.12.2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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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아니 이미 많이 변했다. 신문의 고유한 형태라고 믿었던 종이 신문보다는 컴퓨터 모니터나 스마트폰을 통해 뉴스를 읽고, 아예 뉴스를 읽기 귀찮은 경우 방송이나 통신을 통해 뉴스를 접한다. 거기에 방송 채널이 늘어나고 유튜브같은 동영상 통신이 발전하면서 뉴스가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영국의 사상가 겸 시인 존 밀턴이 그의 저서 ‘아레오파지티카’에서 ‘허위와 진리가 싸우도록 하라. 자유롭고 공개적인 경쟁에서 진리가 허위를 물리칠 것’이라는 주장이 현실에서도 이뤄지기를 기원하지만, 만약 그 대결이 기울어진 경기장에서 일어난다면 반드시 진리가 승리할 것이라고 낙관하기 어렵다.

 올해 3월6일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이하 언총)이 출범했다. 언총의 출범 목적은 단순하다. 언론 시장의 이성 회복과 언론인 보호다. 지난 몇 년간 언론은 감시자, 즉 와치독(Watchdog)의 역할을 해내지 못하고 특정 정파를 보호하는 대변인으로 전락했다고 말한다. 그래서 언론 본연의 모습을 되찾고자 언총을 만들었다고 한다. 오늘은 언총의 초대 회장 김현우 YTN 기자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 김현우 회장(현 YTN 기자)

Q(질문). 언총의 그간의 활동을 정리해 본다면?

A(응답). 언총은 창립 목적은 이미 밝혔다. 우리는 과거 언론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태어났지만 우리가 지향하는 대척점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품격 있게 대하려고 노력한다.

 대표적인 언론의 문제점이 무엇이 있었는가? 2017년 민주당은 워크샵에서 공개한 언론장악문건에 나온대로 시민단체의 요구를 반영해 KBS와 MBC의 고대영, 김장겸 사장을 각각 해임했다. 하지만 그 결과가 어찌 됐는가? 대법원으로부터 해임이 부당하다는 판결을 받았다. 따라서 우리는 그 당시 부당하게 해임을 진행한 사람과 단체를 비판했고 그와 같은 잘못을 바로 잡자고 주장했다.

 최근 방송법 개정안을 보자. 이사의 수를 늘리고 이사 추천 권한을 외부 단체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이런 이사의 수나 추천인을 변경하는 것으로 방송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믿음은 어리석은 시도다. 형식만 바꾸는 것으로 무슨 개선이 이뤄지겠는가?

 또한 대형 포탈의 뉴스통제도 지적했다. 대형 포탈은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이하 제평위)를 통해 뉴스를 통제했었는데 제평위의 활동이 상당히 편향적인 면을 보였다. 간단한 예로, 소규모 인터넷 언론사는 대형 포탈에 진입하기 어렵게 만든 반면 대형 언론사 또는 특정 이념을 대변하는 언론사에게는 문을 열어주는 등 기울어진 모습을 보였다. 그런 문제점을 지적했고, 그 결과 금년 8월에 제평위가 활동을 중지하게끔 만들었다.

 

Q. 자유로운 언론을 수호하는 방법을 꼽는다면?

A. 아주 간단하다. 기자들이 기본적으로 배운 대로만 하면 된다. 성역 없이 취재하고 보도하면 된다.

 기자와 언론은 "과거를 기록해서 현재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보고 듣고 배운 대로 취재하고 기사로 만들어 국민에게 전달하는 선순환의 구조가 이뤄져야 한다. 물론 여러 제약이 있다.

 기자가 취재를 자유롭게 하는 것과 언론사 내부에서의 관계에 의해 자유롭지 못하게 되는 점은 기자와 언론사 간에 풀어야할 숙제다. 원칙적으로, 언론의 자유란 일반인이 접근하지 못하는 취재원에게도 접근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권한에서 시작하는데 이 권한을 투명하게 행사하고 그렇게 얻은 정보를 정확하게 국민에게 전달할 수 있을 때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것으로 본다.

 그런 면에서 언론을 감시자, 와치독(watchdog)이라고 표현하는데 언제부터인지 언론이 특정 정파의 대변인 역할을 하기 시작했고 정제되지 않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은 내용에 대해서 인용 보도, 일명 따옴표 보도를 하면서 사안에 대해 의혹을 해소하기는커녕 의혹을 확대 재생산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한다.

지난 9월11일 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와YTN방송노동조합 공동 기자회견(사진:대한민국언론인총연합회 홈페이지)

Q. 객관적 보도를 담보하는 방안은?

A.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대장동 관련 보도에서 ‘김만배-신학림’ 인터뷰 조작 의혹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부산저축은행 수사 당시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과장이 관련 수사를 무마해줬다는 의혹을 제기하기 위해 인터뷰를 조작했다는 내용이다. 이 인터뷰 건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악의적인 프레임을 가지고 ‘일단 한 번 던지고 보는’ 행동들이 큰 문제다.

 언론인의 역할은 정보를 통해 진실에 한걸음씩 다가가는 것이다. 그런데 일단 ‘깨물어본다’는 문제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고 한다. 그렇게 깨물면 상대방은 매우 아프거나 피를 흘리게 된다. 그리고 상처를 치유하는 동안 많은 시간이 흘러가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채널A 이동재 기자 사건이다. 이 기자는 202일 동안 구금되면서 온갖 고초를 다 겪고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이미 기자로서의 삶은 이미 완전히 망가진 상태가 됐다.

 과연 그 당시 이 기자 사건을 ‘검언유착’이라는 프레임으로 다룬 언론은 이런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을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기사를 작성하는 훈련을 받은 기자는 기사를 어떻게 써야하는지 당연히 알고 있다. 요즘은 심지어 일반인도 어떻게 기사를 작성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그런데 특정 정파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 것이고 이들이 지난 정권을 거치면서 사내에서 권력을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노조 소속의 사람들이 언론사의 간부와 조직을 장악하게 됐고 그들은 사실 확인이나 객관성은 소홀히 하고 특정 정파가 목표로 하는 지점에 가까이 가기 위해 어떤 프레임을 만들어 냈으며 그것을 받아들이는 측에선 쾌감을 느끼며 받아들이고 이를 다시 이용하는 행태를 반복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사법적인 판단을 구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과거의 잘못을 끄집어내서 알리고 같이 반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위와 같은 방법보다 근본적인 것은 각자의 마음가짐이라고 본다. 기자는 기록하는 사람이지 평가하는 사람이 아니다. 최근에는 기자가 의혹을 발견하면 먼저 재단하고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를 버려야 한다.

 

Q. 언총의 비전이란?

A. 언총은 기울어지고 왜곡되고 조작된 현장의 모습을 본 현업 언론인들이 모여서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자고 모인 곳이다. 아직 그 규모가 크지는 않다. 우리가 추구하는 바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언론 정책, 언론 상황에 대해서 우리의 목소리를 내자는 것과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즉 현장과 관련한 미디어 교육 등을 확대하려고 한다.

언론 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언론인이 퇴직이나 해직으로 언론 현장을 떠나면 매우 어려운 삶을 살게 되는데 이분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언론인 재교육 등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기자, 피디, 다른 직군 있던 사람들은 언론사 내부에 적응해 있을 뿐 OTT나 새로운 미디어와 같이 급변한 사회에 적응하기 어려워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이 교육을 통해 새로운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가교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단체나 기관과 협조해 언론인 교육이나 미디어 교육을 강화해야겠고 시민들에게 뉴스 바로보기, 가짜뉴스 구별하기와 같은 활동도 확대할 계획이다.

사실 현재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언론 교육이나 언론 활동을 장려하는 기관으로 시청자미디어재단, 언론재단 등이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쪽 진영에 가까운 사람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어 확장성이 부족한 상태다. 이런 부분들을 해소하면 다양한 목소리를 많이 낼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Q. 하고 싶은 말

A. 얼마 전 언론 환경을 위해 노력하신 분들을 위한 시상식을 가졌다. 적법하게 개최한 행사임에도 불구하고 비판을 하는 부류가 있었다. 심지어는 언총을 가리켜 ‘극우관변단체’라는 표현까지 쓰기도 했다. 기본도 모르는 비판이다.

 관변단체란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받으며 운영하는 단체를 말한다. 언총은 회원들의 회비를 통해서 운영하는 단체이며 정부의 지원금을 받은 적이 없다. 그리고 특정한 이념을 신봉하거나 이념적 틀에서 활동한 적이 없다. 우리는 국민의힘 또는 보수단체를 비판한 적도 있다. 전혀 해당하지도 않는 프레임을 씌우지 않았으면 한다.

 또 어떤 부류는 왜 문재인 정부에서는 조용히 있다가 이제 단체를 결성해 나타났느냐고 묻기도 한다. 이전 정부 시기에는 특정한 이념을 가진 사람들이 막강한 권력과 조직을 가지고 회사를 장악하고 있었다. 마음에 들지 않은 사람은 좌천을 시키거나 해고를 하는 등의 권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버티기만도 어려운 시기였다. 너무나 가혹한 시기였기에 힘든 사람끼리 모여 목소리를 모아보자고 결성한 것이 언총이다.

 우리의 목표는 하나다. 건전한 언론 환경을 조성해 국민들로부터 ‘저것이 진정한 언론이다’라는 말을 듣기 위해 활동하는 것이지, 특정한 이념, 특정한 정파, 특정한 정당을 위해 모인 것이 아니다. 우리는 논리적이고 건전한 비판은 언제든지 들을 준비가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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